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패티 Nov 28. 2021

공부 잘하기 어려운 세상에서 공부 잘하는 방법은?

슬데없이 진지한 일기


료마의 삶에 비춰보니 나 자신이 더없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차별이니 인종이니 하는 문제로 고민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시시한지를 깨달았다. 주눅이 들어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꼴이라니, 한 번뿐인 인생을 이렇게 대충 흘려보내도 되는 건가! 
- 이나리, <나는 거대한 꿈을 꿨다, 소프트뱅크 공인 손정의 평전>(중앙M&B.2012)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는 자이니치 3세다. 철도변 판자촌에서 조센진이라는 이유로 돌팔매 맞으며 가난하게 성장한 그는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다. 고교 1학년 때였다. 그는 학교를 중퇴하고 미국 유학을 결심한다. 예상대로 가족이나 학교에서 반대가 컸다. 엄마는 아버지 병이 위중한데 가족 돌보는 일에 힘을 보태야 하지 않겠는냐고 했다. 손정의는 "몇 년을 생각하면 머물러야 하겠지만, 몇 십 년을 생각할 때 가족을 위해, 또 가족을 넘어 나 자신을 위해 뭔가 이루기 위한 삶을 살아야겠다"라고 결심을 말한다. 학교에서는 1,2년 휴학을 하고 미국에 다녀와라, 위험 부담이 크다고 자퇴를 말렸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자신의 결심이 물러질 것을 염려해 돌아갈 다리를 불지르는 심정으로 자퇴를 결심한다. 그가 이런 결심을 하게 된 전기는 시바 료타로의 역사소설 <료마가 간다>를 읽고서다.


<공부하는 힘, 몰입 전문가 황농문 교수가 전하는 궁극의 학습법>의 저자 황농문은 공부를 잘하는 재능을 발달시키기 위한 올바른 방식의 노력을 몰입이라고 한다.


'몰입'이란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 몰입이 공부하는 힘이 되고 궁극의 학습법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사례란 경험적 사실로써 연구에도 중요한 데이터로 쓰인다며 저자는 성공한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그것을 바탕으로 10가지 몰입학습 방법(중복적인 면이 있으므로 나는 다섯 가지로 줄여서 설명하려고 한다.) 도 설명한다.


몰입을 위해서 최우선 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왜 몰입하는가이다. 몰입할 이유가 필요하다. 이유 없이 맹목적으로는 몰입 자체가 안 된다. 몰입할 이유가 있어야 도전하게 되고 혼신의 힘을 다한 도전 끝에 소기의 성과를 얻으며 그 과정에서 희열을 느끼고, 최선을 다한 도전에는 여한이 남지 않으며 그 자체로 이미 성과를 낸 것이기도 하지만, 과정이 좋은데 성과가 나쁘기도 어렵다. 이렇게 한번 맛본 성취감은 새로운 도전의 추동이 되고 반복되는 도전과 성취감은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와 같은 말을 낳게 한다.


몰입은 행복한 최선이다. 부담을 주는 것은 일종의 도전 목표가 되는 것으로, 삶에서 마주치는 크고 작은 도전에 몰입을 활용하여 유익한 경험이 되도록 할 수 있다. 몰입도 방법이 있고 방향이 있다.

황농문 교수가 책에서 언급한 청소년을 위한 몰입의 10원칙은 다음과 같다. 나는 그것을 5가지로 합치고 지웠다.



1. 일상생활 : 충분한 수면과 30분 운동


수면 부족은 장기 저장을 방해한다. 집중도 어렵게 해서 몰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청소년이라면 하루 6~7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 너무 졸리면 선잠으로라도 부족한 수면을 채울 필요가 있다. 충분 수면과 함께 30분 운동을 권한다. 운동은 땀을 흘릴 정도로 30분 정도가 좋다. 운동 후 따뜻한 물로 사워를 한다. 두 가지를 합쳐서 1시간이 넘지 않도록 한다. 1시간 이상 되면 다시 몰입으로 돌아오는 시간에 영향을 받는다.



2. 집중학습 : 한 과목을 3일 이상


한 과목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3일은 걸린다. 학습을 통해 입력(공부) 한 상태에서 인출(시험)을 할 수 있을까 지 3일은 걸린다. 한 과목을 공부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를 조성하는 데 하루 정도가 걸린다. 만일 매일 과목을 바꿔 공부한다면 기초공사만 하게 되는 셈이다. 한 과목을 제대로 공부하는 데는 1주간은 걸린다.


3. 도전적 과제 수행 : 아는 건 건너뛰기


풀 수 있는 것만 풀고 모르는 건 동그라미 쳐서 학원으로 들고 가는 아이들이 있다. 풀 수 있는 건 푸는 건 기억의 인출을 돕지만 문제해결력을 높이지는 않는다.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푼 문제집을 쌓은 높이에 수능 성적이 달린다는 말이 있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아는 건 풀지 않는다. 모르는 문제에 몰입한다. 이때 터무니없이 어려운 문제에 몰입하는 것은 거듭 실패만 남겨 과절만 맛보게 한다. 알맞은 난이도는 한 문제에 5~ 10분 정도 고민할 수 있는 것이 적합하다. 그 정도 몰입해서도 안 되는 것은 접어두었다가 자투리 시간에 생각을 이어간다.


4. 목표와 결과 : 목표는 명확하되 결과에 매이지 않기


도전할 목표가 없으면 추동하는 힘도 생기지 않는다. 목표가 없으면 당연히 몰입도 안 된다.


목표는 짧은 목표와 긴 목표가 필요하다. 공부하는 학생에게 짧은 목표란 참고서 내용 중 중요 개념을 반드시 이해한다와 같은 것이다. 긴 목표란 과목 하나를 언제까지 떼겠다 와 같은 것이다. 그럴 때 몰입이 향상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하다가 안된다고 해서 초조하지 않기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정이 좋으면 결과는 따라온다.


5. 유지와 통제 : 몰입도 유지와 외부 자극 통제

몰입도에 탄력이 붙었을 때는 잠시라도 쉬면 몰입도는 금세 떨어진다. 다시 시동을 걸기까지 시간 소요되어 효율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최소한의 사회생활을 위한 것 외에 화두에 집중해야 한다.


뇌는 반복하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장기기억으로 보낸다. 장기기억으로 저장하기 위해서는 반복이 필요하다. 반복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한 과목을 여러 날에 걸쳐 난이도를 조절하면서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때 공부 외 자극에 휘둘리지 않게 자극 통제하는 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 유튜브, 게임, SNS 등 몰입을 방해하는 것들을 통제가 함께 진행되어야 몰입이 유지된다.






과학고 진학을 준비하던 학생이 있었다.

초등 저학년 때 시작된 과학고 진학 준비,엄마의 열성적인 뒷바라지와 아이의 성실이 모든 과정을 순조롭게 했다.그러나 안타까운 게 있었다.

 

학생은 그동안 수차례 수학 과학 올림피아드에 응시했으나 색깔 있는 메달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당시 과학고에 진학하려면 수학·과학 올림피아드에서 이른바 ‘색깔 있는 상(금·은·동)’을 받는 게 정석 코스였다. 중3 때였다. 마지막 응시를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색깔 있는 메달을 받지 못했다.

아이도 충격이 컸던 것 같다. 아이는 과학고 대신 외고를 가겠다고 선언했다. 

예상대로 집안에 난리가 났지만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는 법, 아이의 뜻대로 갑작스러운 진로 변경을 도왔다. 과학고 진학을 목표로 공부한 그 아이에게 가장 문제 되는 과목은 영어였다.

8월부터 11월 입시 시험을 치를 때까지 약 3개월, 그 아이는 영어 몰입 공부를 시작했다.

목표가 분명했다. 과학고 진학이 부모 뜻이 컸다면, 외고 진학은 자신의 선택이었다는 것도 목표의식을 선명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공부 방법은 단순했다. 학교에서 돌아와서 하루 7,8시간을 토플 영어를 들고 공부하는 것뿐.

학원을 다니지도 않았고, 과외 선생님이 오지도 않았다. 다만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친척 형이 과제 내주기와 확인하고 점검하기, 아이의 하루 공부가 끝날 때까지 함께 공부하는 것이 다였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짐작하는 대로다.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고 고교 재학 내내 그 아이는 수 3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수학 과학 좋은 성적을 냈다. 대학도 역시 기대했던 대로 진학했다. 잠시 돌아가는 듯했으나 그 학생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몰입학습의 효과, 집중학습의 효과를 설명할 때 종종 예를 드는 아이 이야기다. 




매거진의 이전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