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폴랑 Mar 20. 2022

이사… 해버렸습니다

우당탕탕 이사의 마지막 여정

대출 약정까지의 복잡한 과정을 마치고 나서 한동안 이사에 관한 것을 잊고 지냈다. 당일까지 딱히 골치 아픈 일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동안 중고 거래나 열심히 하고 짐을 줄이는 데 열심이었다. 쓰던 책상과 창고에 있던 화장대를 팔아버리고 나니까 뭔가 방이 휑해지는 느낌. 이사 당일까지 생각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기록해보겠다.


1. 이사 방법

방대한 짐을 옮기는 방법도 개인 별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는 용달 이사를 선택했다. 주변에 들어보니 ‘짐싸’라는 어플을 사용해서 견적을 받아서 이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는 추천받은 용달 기사님이 계셔서 그분에게 직접 연락을 하고 견적을 받았다. 서울 끝에서 끝으로 이사하는 비용 12.5만 원. 짐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생각한 것보다 저렴하게 견적을 받았다!


포장이사를 선택하면 비용은 올라가지만 몸은 편하다고 한다. 업체에서 포장부터 운송과 정리까지 모두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포장 이사는 포장과 운송만 해준다고 하고, 이후 정리는 알아서 해야 하는 서비스라고 한다. 당연히 포장이사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고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일반 용달 이사였기 때문에 운송과 운반 정도만 해주셨다. 가성비 있지만 내가 준비해야 할 게 많고 내가 힘을 많이 써야 한다. 포장 박스부터 일단 내가 구해야 한다는 거!


포장 박스는 우체국에서도 구할 수 있고 빈 박스를 어딘가에서 얻어올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당근에서 플라스틱 단프라 박스를 구매해서 사용했다. 생각보다 크기가 커서 놀랐는데 튼튼해서 쓸만한 듯. 다만 집까지 운반을 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단프라 박스는 짐을 푼 뒤에 바로 다시 당근으로 팔아버렸다….


2. 짐 싸기

이미 물건을 많이 팔아버린 상태였기 때문에 짐 싸는 걸 솔직히 우습게 봤다. 그런데 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계속 싸야 할 짐이 튀어나오는데, 그래서 막판에는 그냥 아니다 싶은 건 대부분 버려버렸다…^^ 그 과정에서 쓰레기를 엄청나게 배출했는데, 지구에게 미안하더라. 50리터 쓰레기봉투로 한 6개쯤 배출해버린 듯하다.


하루 종일 짐을 싸도 해결을 못 했기에 잠을 자지 못했다. 물건만 때려 넣으면 될 거라고 생각한 과거의 나 머리 박아. 무게 때문에 짐을 분산해야 하기도 했고, 잘 깨지는 짐 같은 것들은 또 따로 싸가야 했다. 다이소에서 에어캡을 미리 사두었지만 하나를 더 사 오는 지경에 이르르고… 설상가상으로 박스도 모자라는 지경에 이르러, 곰팡이 핀 리빙박스를 버리지 않고 활용해 짐을 쌌다. 이 리빙박스는 이사를 하고 나서 분해해서 배출했다.


짐을 쌀 때의 팁이라면, 옷이나 이불은 비닐이나 김장봉투를 싸서 넣는 게 훨씬 많이 들어가고 가볍다. 박스는 어떻게 해도 공간이 남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다. 깨지기 쉬운 컵이나 그릇 등은 에어캡을 많이 쓰는 것보다는 양말이나 작은 옷가지들로 감싸는 것이 효율적인 것 같다. 내가 에어캡을 산 것은 소중한 앨범과 엘피 때문이었음! 환경을 위해서도 옷을 완충제 역할로 쓰는 게 좋은 듯. 아니 그냥 짐 싸는 팁 찾지 말고 돈 좀 더 써서 그냥 포장 이사하세요(?)


3. 잔금 보내기, 전입신고

나 같은 경우 전세-전세로 갔기 때문에 보증금의 잔금이 꽤 컸다. 이번에는 대출까지 받았는데, 케이뱅크의 경우 정해둔 이사 날 오전 8시부터 집주인에게 돈 보내기 버튼이 활성화된다. 나머지는 원래 살던 집의 보증금을 빼서 잔금을 치러야 했다. 내 경우에는 짐을 빼기 전에 보증금을 환불받아서 바로 나갔는데, 만약 보증금을 아직 받지 못한 상태라면 짐을 모두 옮기면 안 된다. 세입자의 대항력이라는 것은 확정일자, 전입신고 외에도 실거주까지 충족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듣기로는 큰 짐을 모두 운반해두고 작은 짐 한두 개 놔두는 정도로도 점유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러니 짐을 조금이라도 남겨두고 돈을 다 받고 나서 전부 빼는 것으로!


대출 실행도 하고 잔금을 모두 치르고 나서 건물 비밀번호와 집 비밀번호를 받아서 짐을 옮겼다. 정부24에서 인터넷으로 전입신고까지 하면 이제 필요한 과정은 모두 끝난 것… 주말 이사라면 전입신고를 해도 월요일에 처리가 되기 때문에 이건 잘 알아둬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니까, 월요일에 처리가 되어 화요일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거 때문에 막판에 엄청 불안하긴 했는데 다행히 나중에 등기부등본을 떼보니 문제는 없었다! 주말 이사 때도 전입신고가 가능하다고 검색하면 많이 나오지만… 중요한 것은 효력 발생일이기 때문에, 불안하다면 특약까지 확실하게 걸어놓거나, 혹은 양해를 구해 평일에 미리 전입신고를 해두는 것도 방법인 듯. 나는 원래 살던 곳도 전세라서 그렇게 하진 못 했지만. 아무튼 은행에 전입신고했다는 것도 인증하고 나서야 이 기나긴 이사의 과정이 끝났다!!


이사 후 딱 일주일이 지났다. 일단 좁은 방에서 탈출해서 너무 좋다. 집에서 걸어 다닐 수 있다니 전에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야. 이사 후에 짐 정리와 필요한 가구 등을 사느라 돈과 시간을 엄청 많이 썼다. 현재 백수라 그나마 일주일 만에 사람 냄새나는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 같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은행 돈으로 집 좀 빌려보겠다 이거예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