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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랑 May 08. 2022

새집에서 잘 쓰고 있는 것들

놀랍게도 위시리스트 중 3가지나…?

3월 중순께는 이사를 완료했다고 올린 적이 있다. 새집에서의 생활이 꽉 채워 두 달이 되어가다니. 초반에 펜션에서 머무르고 있는 듯한 어색한 느낌은 모두 가셨고, 이제는 정말 마음 편한 집이 된 느낌이다. 그 사이 착실하게 집들이도 4번이나 했고! 원래 브런치에도 이사 후기를 자세하게 쓰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사이 새 직장에서 일하게 되었고… 일하느라 정신이 없다 보니 아무것도 쓰지 못했다. 아직도 정신없는 날들의 연속이지만 주말이니까, 그리고 적당히 잘 적응한 집에서 마음에 드는 것들에 대해 써볼까 한다.




1. 핸드드립 세트

이사하면 들이고 싶은 것들에서도 가장 먼저 썼던 핸드드립 세트! 이사하자마자 부모님께 연락해 택배로 안 쓰던 핸드드립 세트를 받았다. 받고 나서도 자주 마실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엄청 자주 마시고 있다! 거의 평일에는 하루에 한 번은 아침에 내리는 듯. 새 직장에서도 대개 재택근무로 일을 하게 되었기에 이렇게 자주 마시는 듯싶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의식 같은 느낌이랄까… 일은 언제든 하기 싫은 것이기 때문에 느릿느릿 커피를 내리면서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다.


집에서 원두도 같이 보내주셨는데, 요즘엔 좋아하는 카페에서 원두를 구매해서 내려먹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건 앤트러사이트에서 파는 윌리엄 블레이크 원두! 여기 커피는 웬만하면 다 맛있게 먹었는데 제일 좋아하는 건 윌리엄 블레이크다. 29cm에서 주문할 수도 있는데, 매장이 그다지 멀지 않기도 하고 오프라인으로 구매하면 시음 커피도 한 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오프 구매를 하는 편이다. 전에 커피메이커를 쓸 때는 분쇄 원두를 구매해왔는데, 분쇄기도 생겨서 홀빈으로 구매해서 먹는다.


2. 구글 크롬캐스트4

이건 내가 구매한 것은 아니고 집들이 선물로 받은 것! 원래 살던 곳엔 tv가 없었는데, 지금 사는 곳은 옵션으로 들어가 있다. 그래서 원래 tv를 전혀 안보는 타입이었는데 백색소음처럼 틀어놓는 일이 많아지게 됨… tv를 보다 보니 ott도 큰 화면으로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스마트티비가 아니어서 그럴 수는 없었다. 그럴 때 대안처럼 쓸 수 있는 게 크롬캐스트다.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디즈니플러스, 애플티비, 그리고 유튜브 프리미엄까지 구독하는 나이기에(새삼 많네;;) 선물로 받은 크롬캐스트의 범용성은 무지막지했다. 이게 있으니까 tv는 안 보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챙겨보는 프로그램은 강철부대2랑 당혹사가 있었는데, 당혹사는 얼마 전에 종영했고 강철부대도 곧 끝나서 이제 더더욱 tv 틀 일이 없지 싶다. 스마트티비 없고 ott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은 꼭꼭 크롬캐스트 들였으면 좋겠다. 친구 하나도 내 영업에 구매해서 잘 쓰고 있다고 한다.


3. 턴테이블&스피커

턴테이블은 이사 전 특가라고 해서 미리 구매를 해뒀었다. 전 집에서는 그다지 틀 일이 없었는데 요즘엔 종종 틀어놓고 지내는 중이다. 집들이 선물로도 엘피를 하나 선물받았고! 내 집에 놀러 오는 친구들은 하나같이 센스가 넘친다.


내가 구매한 것은 오디오테크니카의 AT-LP60XBT 흰색이다. 스피커는 F&D 제품을 구매했다. 두 가지 모두 입문용으로 유명하고 가성비가 좋다고 해서 구매한 것들이다. 오디오 장비들은 가성비 있다는 게 이정돈가…? 싶어서 새삼 무서워졌지만, 막귀에 입문자인 나는 매우 만족하고 있음. 엘피를 모은 건 벌써 꽤 된 일인데, 실제로 틀어볼 수 있다는 감동이 있다. 놀러 온 친구들이 가장 신기해하고 인상적이게 기억을 하는 부분도 바로 이런 것들.


마켓비에서 턴테이블과 엘피를 넣을만한 수납장도 구매해서 잘 쓰고 있는 중이다. 듣기론, 엘피를 세로로 보관해야 안전하다고 한다. 섬세한 물건인 만큼 보관도 중요하기에 방 한 켠에 따로 공간을 마련해두었다.


4. 미니오븐

역시나 위시리스트에 있었던 아이템이다. 이사 직전 당근마켓으로 구매를 한 아이템이다. 원래 중고로 물건은 잘 팔아도 산 적은 거의 없다. 근데 미니오븐은 한 번도 쓴 적이 없고, 하얀색에 예쁘게 생겼는데(중요함) 무려 3만 원에 나와 있어서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엔 피곤해서 요리를 잘 안 했지만, 이것도 이사하고 초반엔 정말 잘 사용했다. 특히 고기 구울 때에 기름 튀고 냄새날 일 없이 잘 구워 먹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물론 팬에 굽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그만큼 기름이 많이 빠져서 담백하다는 장점도 있다.


저렴한 가격에 샀기에 베이킹 같은 섬세한 작업은 어려울 것 같긴 하다. 온도 다이얼이 있긴 하지만 잘 맞춰지고 있는 건지도 의문이긴 하고… 하지만 적당하게 해 먹기엔 정말 괜찮은 기계다. 다음엔 라자냐도 냉동 말고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


5. 배수구 트랩

갑자기 너무 뜬금없는 아이템이긴 한데, 이사 와서 제 역할을 잘하고 있는 물건이라 추가해봤다. 새집인데도 화장실에서 악취가 나는 날이 많았다. 처음에는 사람이 안 쓴 지 오래돼서 그런가 싶었는데, 어느 정도 살고 나서도 꾸준히 하수구 냄새가 올라와서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배수구 트랩은 원래 알고 있는 아이템이긴 했는데, 슬프게도 전 집에서 벌레가 종종, 아니 자주 나왔기에… 원인이 하수구라고 생각해 구매를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집에서는 쓰지 못했던 게, 봉수 트랩이라고 하나? 기본적으로 화장실 바닥 배수구에 들어있는 게 너무 단단하게 고정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머리카락 때문에 물이 잘 안 내려갈 때는 봉수 트랩을 빼내는 게 아니라 배수구 뚫는 화학용품을 구매해서 해결하곤 했다. 다행히 지금 사는 곳에는 봉수 트랩 등이 잘 빠져서 배수구 트랩을 2개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하나는 화장실, 하나는 화장실 바로 옆 보일러실용으로. 확실히 교체하고 나니까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행복하다.


6. 보관통이 있는 얼음틀

냉장고에 얼음틀이 기본으로 나오는지 모르고 따로 구매를 했다. 나중에야 냉동실에 들어있는 걸 알고 사지 말걸 그랬나 싶었는데, 따로 구매한 것은 보관통이 있어서 아주 좋다. 한 판을 얼리고 나면 밑에 붙어있는 보관통에 넣고 새로 한 판을 더 얼릴 수 있다. 커피를 집에서 내려마실 때 주로 아이스로 마시기 때문에, 얼음은 항상 많이 구비해두는 게 좋은데, 보관통이 있으니 확실히 얼음이 떨어질 일이 잘 없어서 좋다. 진짜 이런 물건 만든 사람들 상 줘야돼…^^




친구 하나는 집들이를 왔다 가면서 “네가 이렇게 취향이 뚜렷한 아이였는데~”라며 감탄 섞인 감상을 전해주었다. 이전엔 너무 좁은 곳에서 꼭꼭 갇혀 살며 취향을 드러내놓고 살지 못했는데, 이젠 여유 공간이 꽤 되어 나 역시 만족하며 살고 있다. 물론 새집에서 불편한 점들도 있긴 하지만… 그건 차차 따로 써보는 걸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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