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말이 있다.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하나만 알면서 그것만 주장하는 사람의 무지한 고집을 지칭한다. 하지만 이 말은 원래 좋은 의미로 쓰였던 말이다.
이 말을 처음 썼던 사람은 1225년에 태어난 이탈리아의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라고 알려져 있다. 라틴어로 "hominem unius libri timeo," 영어로는 "I fear the man of a single book"이라는 그의 말은 한국어로 직역하면 "나는 한 권의 책의 사람이 두렵다."라는 뜻이다.
풀어 말하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로 한 사람은 이길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영국의 종교개혁자이자 감리교회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John Wesley)는 성경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고백하려고 스스로 자신을 "한 권의 책(성경)의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당대에 책을 많이 읽는 사람으로 소문이 났었다고)
전직 대통령 비서실 연설비서관이었고 지금은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강원국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청와대 경험을 녹인 그의 첫 번째 책 『대통령의 글쓰기』, 기업에서 겪은 이야기를 통해 쓴 두 번째 책 『회장님의 글쓰기』에 이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쓴 그의 세 번째 책 『강원국의 글쓰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다른 글쓰기 책을 읽을 필요가 없도록 하자는 생각으로 썼다. 이를 위해 글쓰기에 관한 책을 100권 가까이 읽었다."
강원국 작가는 글쓰기라는 분야에 전문가가 되려고 했던 것 같다.
오늘부터 세바시 대학에서 [강원국 작가의 글쓰기 전공 패키지] 수강을 시작한다. 나는 이 두려운 사람에게 글쓰기에 대한 무엇을 배울까.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