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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챙 Jul 15. 2022

에세이 쓰기는 만만하게 보셔도 됩니다

무언가가 익숙하면 할만해 보인다.


우리 아버지는 목사님이셨는데, 나는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자라고 목사인 아버지의 모습을 보아온지라 커서 목사가 되는 것이 왠지 할만해 보였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 아버지와 장래에 대해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나중에 신학교에 가서 목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내게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목사가 되기 전에 사람이 되라는 말이 있다.
[교회의] 지도자가 중요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목사가 된다면] 너도 앞으로 지도자의 자리에 서야 하는데, 많은 책을 읽고 무엇보다 사람으로서의 올바른 자질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사람이 먼저 되기로 했고, 목사 대신 군인이 되었다.




할만하다고 만만한 건 아니다. 해볼 만은 해도 실제로 하는 것은 부담스럽고 무서울 수도, 쉽지 않을 수 있다.


특히 공무원이나 종교인 같은 공직은 내가 선택한 일을 잘 해내지 못할 때 남에게 피해가 간다. 직업의 혜택만 보고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은 민폐가 된다.




에세이를 쓰는 것이 주는 혜택이 있다.


나를 돌아보고, 과거의 나 자신이나 타인을 용서할 수도, 그 사람과 화해할 수도, 나의 상처를 치유할 수도, 과거를 추억할 수도, 그리고 나쁜 기억을 떠나보낼 수도 있다.


그리고 에세이 쓰기는 그 유익만 보고 해도 된다. 내 에세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차피 읽지 않을 테니 남에게 피해를 줄 일도 없다.


쓰는 행위를 만만하게, 부담스럽거나 무서울 것이 없이 쉽게 대하면 된다.


에세이 그 까짓꺼, 별것 아니니 용기를 내서 써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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