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의 뜻은 무엇일까? 에세이의 정확한 뜻을 알면 에세이를 쓰는 게 조금은 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에세이의 국어사전 뜻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는 에세이(essay)의 뜻은 다음과 같다:
에세이(essay) 「명사」
『문학』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 보통 경수필과 중수필로 나뉘는데, 작가의 개성이나 인간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유머, 위트, 기지가 들어 있다. =수필, 만문, 상화.
하나씩 뜯어보자.
1. 에세이는 "산문 형식의 글"이다
산문의 뜻은: "율격과 같은 외형적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문장으로 쓴 글. 소설, 수필 따위이다."
에세이는 자유로운 문장으로 쓴 글이다.
산문은 외형적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산문과 반대로 외형적 규범에 얽매이는 글에는 시(poetry)가 있다. 예를 들어 중국 한나라 때의 시의 종류인 한시(漢詩)는 평측과 각운에 엄격하며, 한 구(句)는 네 자, 다섯 자, 일곱 자로 이루어진다.
2. 에세이는 "보통 경수필과 중수필로" 나뉜다
에세이의 뜻에 왜 갑자기 (에세이와 완전히 똑같은 사전적 뜻을 가진) 수필이라는 단어가 사용됐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수필"은 에세이와 완전히 똑같은 뜻을 갖고 있다.
경수필은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을 소재로 가볍게 쓴 수필"이고
중수필은 "주로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는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수필"이다.
경수필에서 "경"은 한자로 "가벼울 경(輕)"을 쓴다. 그래서 경수필은 가볍게 쓴 수필이다. 경수필과 같은 뜻을 가진 단어는 "부드러울 연(軟)"을 쓰는 연수필, 그리고 미셀러니(miscellany)가 있다.
중수필에서 "중"은 한자로 "무거울/점잖을 중(重)"을 쓴다. 비개성적인 것으로, 비평적 수필ㆍ과학적 수필 따위가 있다. 참고로 중수필과 같은 뜻을 가진 경수필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 경수필은 한자 "굳을 경(硬)"을 쓴다. (그렇다. 헷갈린다)
우리가 흔히 읽는 에세이, 서점 에세이 코너에 가면 있는 에세이는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경수필과 중수필의 중간 정도가 아닐까 싶다.
에세이와 같은 뜻을 가진 단어 3개
"에세이와 수필의 차이"를 논하는 글을 가끔 보게 된다. 에세이와 수필은 엄연히 다른 단어이니 문학적 관점에서 그 어원이나 처음 쓰인 시기를 논하며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다. 하지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의하는 뜻만 본다면 에세이와 수필은 100% 같은 뜻을 갖고 있다.
에세이와 정확히 같은 뜻을 가진 단어는 총 3개다: 수필, 만문, 상화. 에세이는 영어지만 이 세 단어는 한자다. 하나씩 한자 뜻을 풀어보자. (내 개인적인 해석이다)
수필(隨筆 - 따를 수, 붓 필): 붓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서 쓴 글.
만문(漫文 - 질펀할 만, 글월/꾸밀 문): 질펀하게 (주저앉아하는 일 없이 늘어져 있으며) 쓴 글.
상화(想華 - 생각 상, 빛날 화): 내 생각이 빛나도록 쓴 글.
에세이의 원어
국어대사전에 나오는 에세이의 뜻은 뭔가 헷갈린다. 그럴 만도 한 게 에세이는 원래 essay라는 영어 단어, 즉 외래어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essay라는 단어는 외래어다. 에세이라는 단어는 원래 프랑스어 essai에서 유래됐는데, 이 단어는 원래 "노력하다(try)" 혹은 "시도하다(attempt)"라는 뜻을 가진 동사 원형(infinitive)이다.
에세이라는 단어의 시초인 essai를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프랑스인 몽테뉴였다. 그는 자신의 글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기기 위한 "시도들"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글을 에세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참고: 에세이의 아버지 몽테뉴가 알려주는 에세이의 뜻)
에세이 뜻 정리
복잡한 에세이의 여러 가지 뜻을 종합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1. 에세이는 느낌과 체험이라는 재료를 이용해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쓴 글이다. 에세이에 필요한 느낌이나 체험이라는 재료는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 얻는다.
2. 에세이에는 작가의 개성이나 인간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유머, 위트, 기지가 들어 있다.
3. 에세이를 쓰는 행위란 삶에 대한 나의 생각을 글로 옮기는 "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