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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챙 Aug 09. 2022

좋은 에세이는 친절하다

명료하고 담백한 에세이를 쓰는 방법

The Art of Personal Essays』라는 에세이 선집을 쓴, 미국 에세이 작가들의 멘토 필립 로페이트 (Phillip Lopate)라는 사람이 있다. (나도 에세이 수업을 들을 때 이 분의 책이 교과서였다)


32페이지나 되는 이 책의 서문에서 필립 로페이트는 에세이의 아버지 몽테뉴의 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몽테뉴의 에세이를 읽으면 마치 그의 생각을 엿듣는 것만 같다."[1]




몽테뉴의 에세이를 읽노라면 마치 그와 눈빛만 봐도 마음을 알 수 있는 절친이 된 것만 같다. 몽테뉴의 에세이는 왜 그렇게 느껴질까?


먼저, 몽테뉴의 에세이는 주제가 명료하다. 그가 쓴 한 에세이의 제목은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비슷한 결말에 이른다》이다. 제목만 읽어도 대충 내용이 짐작된다. 내 에세이도 주제를 명료한 문장으로 정의한 뒤, 처음부터 끝까지 글의 주제에 집중해보자.


몽테뉴의 에세이는 주제가 명확하면서도 진부하지 않다. 읽는 재미가 있다. 몽테뉴가 우리 둘 만 아는 이야기를 들려준 것 같다. 에세이를 읽고 나면, 모임에서 몽테뉴가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비슷한 결말에 이른다"라는 말을 했을 때 그와 눈을 마주치며 서로 미소 지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어떻게 내 에세이의 독자가 나를 친구처럼 느끼게 할 수 있을까? 에세이를 쓸 때 친절한 사람이 되어보자. 마치 전학 온 친구가 대화에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학교 분위기를 설명해주는 것처럼, 혹은 모임에서 대화 중간에 들어온 사람이 지금까지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쉽게 설명하려다 보면 글이 길어지게 되는데, 길어진 글이 주제의 뚜렷함을 가리게 된다면 과감하게 설명을 줄여보자. 어쩌면 긴 말은 필요 없을 수도 있다. 하나의 적절한 비유, 예, 묘사로도 독자는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다. 내 에세이의 명료한 주제를 술술 읽히는 글에 담아라.



[1] "Reading him, we seem to be eavesdropping on a mind in solit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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