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료하고 담백한 에세이를 쓰는 방법
『The Art of Personal Essays』라는 에세이 선집을 쓴, 미국 에세이 작가들의 멘토 필립 로페이트 (Phillip Lopate)라는 사람이 있다. (나도 에세이 수업을 들을 때 이 분의 책이 교과서였다)
32페이지나 되는 이 책의 서문에서 필립 로페이트는 에세이의 아버지 몽테뉴의 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몽테뉴의 에세이를 읽으면 마치 그의 생각을 엿듣는 것만 같다."[1]
몽테뉴의 에세이를 읽노라면 마치 그와 눈빛만 봐도 마음을 알 수 있는 절친이 된 것만 같다. 몽테뉴의 에세이는 왜 그렇게 느껴질까?
먼저, 몽테뉴의 에세이는 주제가 명료하다. 그가 쓴 한 에세이의 제목은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비슷한 결말에 이른다》이다. 제목만 읽어도 대충 내용이 짐작된다. 내 에세이도 주제를 명료한 문장으로 정의한 뒤, 처음부터 끝까지 글의 주제에 집중해보자.
몽테뉴의 에세이는 주제가 명확하면서도 진부하지 않다. 읽는 재미가 있다. 몽테뉴가 우리 둘 만 아는 이야기를 들려준 것 같다. 에세이를 읽고 나면, 모임에서 몽테뉴가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비슷한 결말에 이른다"라는 말을 했을 때 그와 눈을 마주치며 서로 미소 지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어떻게 내 에세이의 독자가 나를 친구처럼 느끼게 할 수 있을까? 에세이를 쓸 때 친절한 사람이 되어보자. 마치 전학 온 친구가 대화에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학교 분위기를 설명해주는 것처럼, 혹은 모임에서 대화 중간에 들어온 사람이 지금까지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쉽게 설명하려다 보면 글이 길어지게 되는데, 길어진 글이 주제의 뚜렷함을 가리게 된다면 과감하게 설명을 줄여보자. 어쩌면 긴 말은 필요 없을 수도 있다. 하나의 적절한 비유, 예, 묘사로도 독자는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다. 내 에세이의 명료한 주제를 술술 읽히는 글에 담아라.
[1] "Reading him, we seem to be eavesdropping on a mind in solitu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