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은 보증금 없이 한 달에 5만 원입니다
그리고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나는 미국 군인인데,
폴란드로 일 년 간 파병을 간 적이 있었다.
우리가 주둔했던 곳은
러시아 영토 칼리닌그라드와 인접한
큰 도시와는 떨어진 변두리였다.
주말이면 친한 동료들과 함께
부대 앞에 있는 퍼브에 가곤 했는데,
친한 상사가 자주 내 술값을 대신 내주었다.
파병이 끝나갈 무렵 어느 날,
나는 항상 술값을 내주는 상사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오늘은 꼭 내가 사야겠다고 했다.
그러자 그 상사는 극구 사양하며
내게 말했다.
Paul (폴),
Pay it forward.
오픈 사전에는
"선행을 베풀다" 혹은 "선행 나누기"
라고 나오는 Pay it forward라는 말은
직역하면 "다음 사람에게 갚아라"라는 뜻이다.
나중에 내가 자신과 같은 위치가 되면
아랫사람에게 대신 사주어라
뭐 이런 뜻일 것이다.
시골 어느 은퇴한 목사님에게
작은 집 하나가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한 젊은 전도사님*이
그 집에 머무르고 싶다는 뜻을
중개인을 통해 전했다.
얼마면 그 집을 세 놓으시겠냐고 묻는
중개인에게 목사님은 말했다.
보증금 없이 한 달에 5만 원 이면 된다고.
시세보다 너무나 낮은 가격에 놀란 중개인은
그렇게 받으셔서 되겠냐고 물었고,
그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전도사가 무슨 돈이 있겠냐고.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고.
* 전도사: 개신교에서 목사 안수 이전의 교직. 흔히 신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