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커피소년의 노래 중에 제목부터 감미로운 '내가 니편이 되어줄게'라는 곡이 있다.
잔잔한 멜로디의 노래 도입부에 여자 가수가 쓸쓸한 가사를 노래한다:
누가 내 맘을 위로할까
누가 내 맘을 알아줄까
기댈 곳 하나 없네
곧이어 다정한 목소리의 남자 가수는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넌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애틋하고 사랑 담긴 이 남자는 아마 그녀의 남편이 아닐 거다. 남편이 여자에게 저렇게 힘이 될 리 없다.
법대 근처에도 못 갔던 남편은 아내가 다른 사람과 있던 일로 하소연을 할 때면 마치 온 우주에서 가장 정의로운 판사가 된 마냥 사건의 잘잘못을 따진다. 그건 당신이 그러면 안 됐지. 그 사람이 그럴 만도 했네.
아내가 잘잘못의 우위에 있을 땐 한 종교의 창시자인 양 한없이 자애로워진다. 그래도 당신이 이해해야지. 맘 넓게 품어줘야지 속 좁게 그러면 어떡해.
남편은 지 입만 입이고, 지 아플 때만 큰 일이고, 지 자존심이 상하면 세상이 무너진다.
자기 배가 차면 지 챙겨주느라 밥 먹을 새 없던 아내에게 밥 안 먹고 뭐 했냐고, 얼른 과일이나 내오라고 한다.
지가 아플 땐 마치 팬데믹이라도 일어난 듯 큰일이고, 아내가 아플 땐 그러게 평소에 건강하게 먹고 운동 좀 하지 뭐 했냐고 한다.
아내에게 기껏 한 번 잘해주고는 지가 마치 로맨틱한 드라마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뿌듯해하고, 아내가 한 번 못해주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남자인 마냥 서러워한다.
대개 남 편이다.
되게 못됐다.
언제나 지 편이다.
지지리 지밖에 모른다.
남편은 그렇다.
마지막으로 오해가 있을지 몰라 밝힌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존재하는 남편 얘기가 아니다.
작살로 물고기 잡고 산딸기 따먹던 수렵채취 시절도 아니고 21세기 요즘 남편이 그럴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