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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챙 Dec 03. 2021

내 글이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똑똑한 콘텐츠 관리법

내 글이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3개의 공간을 만들고 나눠 담아라

글 쓰는 것. 재미있고 즐거운 행위입니다. 하지만 그거 아시나요? 바로 내가 쓴 글이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나의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미리 알려드립니다:

저는 "글쓰기"라는 행위가 (글쓰기의 순수함이나 글쓰기가 글 쓰는 이에게 주는 회복과 행복감이) 돈벌이라는 목적으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저처럼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를 하며 먹고살 순 없을까?'라는 생각을 잠시나마 해보신 분이 있다면 그 행복한 꿈에 반발짝 가까이 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나눕니다.




1. 내가 인터넷에 올리는 모든 글은 콘텐츠이고, 모든 콘텐츠는 자산이다.


돈도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따라 (어디에 담아 두는지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듯 콘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 어느 인터넷 쇼핑몰에 진심이 담긴 상품 후기 글을(콘텐츠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보통 진솔한 글이 그렇듯 당신의 글은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콘텐츠는 무슨 일을 일으킬까요? 당신의 후기가 올라간 쇼핑몰은 정직한 후기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사람들에게 더 신뢰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얻는 혜택은? 아마 쇼핑몰에서 후기를 올려주어 감사하다며 쇼핑몰 포인트를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블로그처럼 당신이 소유한 플랫폼에 같은 후기를 올렸다면 어떻게 될까요? 방문자가 없는 신생 블로그라면 아마 처음에는 당신의 글을 아무도 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의 글이 진솔하다면 언젠가 그 제품을 누군가 검색했을 때 당신의 글이 노출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한 명씩 당신의 진솔한 콘텐츠를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당신은 광고 수익을 얻을 수도, 당신의 콘텐츠를 책으로 만들어서 상품화할 수도 있습니다.


나의 콘텐츠를 나의 콘텐츠와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하는 사람들 앞에 찾아서 갖다 주는 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 예전에는 특정 키워드의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되기 위해 여러 트릭을 쓰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검색엔진들이 똑똑해진 요즘 SEO는 사실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전문 작가처럼 술술 잘 읽히는 글을 쓰지 못해도 진솔하게 쓰기만 한다면 똑똑한 검색엔진들이 나의 콘텐츠를 검색자 앞에 데려다줍니다.






2. 콘텐츠를 올리는 플랫폼이 유명할 필요는 없다. 진솔하게 쓰면 언젠가 내 콘텐츠는 검색된다.


콘텐츠를 올리는 플랫폼이 유명할 필요가 없다면 어느 곳에 올려야 할까요? 바로 내가 내 콘텐츠의 온전한 주인이 될 수 있는 곳입니다. 저는 지금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글을 쓰고 있고 이 글에서 콘텐츠를 나눠 담을 수 있는 3가지 플랫폼 중 하나로 브런치를 추천할 테지만 이곳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내 콘텐츠의 주인이 될 수 없는 아주 안 좋은 곳입니다.


내가 쓴 글, 즉 나의 콘텐츠가 부동산 자산이라고 한 번 가정해 보겠습니다. 저의 글은 소박하니 아주 작은 오피스텔이라고 가정해 보죠. 만약 이 오피스텔이 온전히 나의 것이라면 나는 이 자산으로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원한다면 아무것도 안 하고 단지 소유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고, 전세나 월세를 줄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가격에 매매를 할 수도 있고, 혹은 에어비앤비를 할 수 있어야 하겠죠. 하지만 브런치라는 곳은 내 자산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딱 한 가지로 정해 놓아 버린 곳입니다. 바로 출판이라는 경로를 통해서만 말이죠.






3. 내가 쓴 글은 내 자산이다. 소중한 내 자산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에 담아라.


서론이 길었습니다. 서론을 정리해 보면:


1. 인터넷에 올리는 모든 글은 콘텐츠이고 모든 콘텐츠는 내 자산입니다.

2. 거창한 플랫폼에 내 콘텐츠를 올려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진솔하게 쓰면 언젠가 내 콘텐츠는 검색됩니다.

3. 내 콘텐츠는 자산이기에 잘 관리해야 합니다. 내 것을 내 것처럼 다룰 수 있는 곳에 담아 두어야 합니다.


이제 열심히 쓴 나의 콘텐츠가 자산으로서의 일을 열심히 할 수 있게 나눠 담을 수 있는 3가지 플랫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쓴 글이 하나도 없는 분들도 괜찮습니다. 1번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보세요.




1. 아무거나 쓰는 블로그


글 쓰는 사람이라면, 아니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어야 할 플랫폼은 바로 블로그입니다. 요즘은 블로그 하면 광고성 글이 만연한 네이버 블로그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여기서 제가 말하는 블로그는 원래 블로그의 본연의 뜻을 가진 블로그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온 블로그의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블로그 (blog)
『매체』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칼럼, 일기, 취재 기사 따위를 올리는 웹 사이트.


먼저 블로그는 웹사이트입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처럼 그 플랫폼에 소속되어 있는 회원만 내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독립된 공간으로서의 웹 사이트입니다. 그리고 블로그는 나의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모든 글을 올리는 곳입니다.


블로그에서는 거창할 것 없이, 꾸밈없이 나에게 드는 모든 생각을 기록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찾는 사람이 없으니 글 쓰기 연습을 한다고 생각하고 자유롭게 편안히 쓰면 됩니다. 일기도 좋고 메모도 좋습니다. 저는 자유롭게 모든 것을 올리는 블로그에 오늘은 무슨 영양제를 몇 알 먹었는지, 몇 시간을 잤는지, 내 전기면도기는 한 번 충전하면 며칠이나 쓸 수 있는지 따위의 글을 올립니다. 제 영어 이름이 폴(Paul)인데, 폴의 매거진(magazine)이라는 의미로 블로그 도메인도 Paulzine.com입니다. 가보시면 알겠지만 정말 아무거나 쓰는 곳이고, 저 말고는 아무도 오지 않습니다.


아무거나 쓰는 블로그에 계속 쓰다 보면 나의 글쓰기 실력도 향상되고 아주 천천히 나의 글을 찾아오는 방문자도 늘어나게 됩니다. 이 블로그의 용도는 주제를 정하지 않고 마음대로 쓰는 것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마음 편히 스트레스받지 않고 쓰는 것이 이 블로그의 포인트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써서 아무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글들도 모이면 나중에는 소중한 콘텐츠가 됩니다. 나와 비슷한 상황의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도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소중한 자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참고 사항: 아무거나 쓰는 용도의 블로그를 위해 저처럼 도메인을 구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블로거(blogger)를 이용해 블로그를 만들면 무료로 paulzine.blogspot.com 같은 주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블로그에 정말 아무거나 쓰다 보면 처음에는 가끔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이 이 블로그를 찾게 돼서 아무렇게나 써놓은 내 글을 읽게 되면 어쩌지?'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그럴 일은 거의 없고, 만약 누군가 당신의 블로그를 찾아서 오게 된다면 그 사람은 당신과 비슷한 관심사를 갖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럼 이 블로그, 어디에 만들어야 할까요? 제가 추천하는 플랫폼은 구글 블로거(blogger)입니다. 블로거의 테마나 디자인은 다소 올드(old)하긴 합니다만, 글이라는 콘텐츠를 담기에 심플하고 좋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다른 방법으로도 수익을 창출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구글에서 운영하는 플랫폼이라 애드센스(Google Adsense)나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 같은 툴즈를 쉽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백업도 쉬워서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쉽게 텍스트 파일로 내 소중한 콘텐츠를 백업할 수 있고, 나중에 이 백업 파일로 내 콘텐츠를 기능이 더 많은 워드프레스(wordpress) 플랫폼으로 옮길 수도 있습니다.




2A. 키워드가 있는 블로그


아무거나 쓰는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쓰는 글에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만약 내가 같은 주제(키워드)의 글을 계속 쓰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면 이제 내 블로그에서 그 키워드와 관련된 글들을 독립시킬 때가 온 것입니다.


자신의 블로그에 대해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대답해 보세요:

(1) 나는 이 키워드와 관련된 글을 10개 이상 썼나?

(2) 나는 앞으로도 이 키워드와 관련된 글을 계속 쓸 만큼 이 분야에 관심이 있나?


이 두 가지 질문에 "YES"라는 대답을 할 수 있다면 키워드를 독립시킬 준비가 되었습니다.


저는 아무거나 쓰는 블로그에 에세이에 관한 글을 많이 썼습니다. 에세이에 관한 글이라기 보단 읽고 싶은 에세이에 관한 메모들을 많이 했었는데요. 제 글에 많이 등장한 책은 The Best American Essays라는 에세이 시리즈였습니다. 그래서 그 시리즈의 팬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어차피 읽고 싶은 책이고, 한동안 계속 나올 책이라 콘텐츠 거리가 떨어질 일도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TheBestAmericanEssays.com이라는 블로그가 만들어졌습니다.


키워드를 독립시키는 이유는 내 콘텐츠가 하나의 키워드에 집중될수록 내 콘텐츠의 자산 가치는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키워드가 다루는 분야가 좁을수록 나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제 블로그는 에세이라는 큰 분야에서는 마이너이지만 The Best American Essays라는 소분야에서는 전문가입니다. 30년 동안 발행된 그 시리즈에 이름을 실은 모든 에세이스트, 처음 에세이들이 실렸던 매체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제 The Best American Essays 시리즈를 검색하면 제 블로그를 찾을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나의 콘텐츠를 좋아하는 독자층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나는 내 콘텐츠를 찾는 독자층의 취향을 겨냥한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내기만 하면 됩니다. 콘텐츠가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콘텐츠가 쌓일수록 나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됩니다.  


1. 한 키워드에 집중하면 더 좋은 콘텐츠가 나온다.

2. 한 키워드에 집중하면 더 많이 검색되고 더 많은 사람이 나의 글을 보게 된다.

3. 나의 글을 찾아주니 더 쓸 기운이 나고, 수익도 생기니 더 열심히 쓰게 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2B. 내 콘텐츠를 책이라는 상품으로 만드는 브런치


블로그에 어느 정도 콘텐츠가 쌓였다면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브런치의 장점은 내 콘텐츠를 책으로 상품화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브런치의 가장 큰 단점은 내 콘텐츠의 상품화 이외에는 나의 콘텐츠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제약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저도 순수한 창작물로서의 에세이를 독자님들과 나누기 위해 브런치에 올리기도 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가 쓴 글은 나의 콘텐츠, 자산입니다. 우리는 나의 자산을 내 마음대로 관리하지 못하게 하는 플랫폼을 조심해야 합니다.


브런치 작가 신청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는 참 죄송한 말씀이지만 브런치 작가가 되는 것,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일입니다. 브런치 작가가 되어도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일개 브런치 작가에게 관심을 가지지도, 제안을 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실력 있는 작가님들이 브런치 이외의 플랫폼에서 활동을 하고 출판을 하고 있습니다.



브런치 작가 신청 후기: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브런치의 장점을 최대로 이용하려면 브런치라는 플랫폼의 메리트를 이해해야 합니다. 콘텐츠는 자산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이유는 오로지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여야 합니다. 나 말고 아무도 보지 않는 조회수나 아무 의미 없는 브런치 라이킷에 신경 쓰지 마세요. 조회수나 "좋아요"를 원하신다면 브런치 말고 SNS를 추천드립니다.


소중한 내 콘텐츠를 아낌없이 브런치에 주지 말고 책으로 출판될 만한 내용들만 골라서 올리세요. 물론 작가님들의 작업 성향에 따라 처음부터 책의 아우트라인을 잡고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책의 방향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글들이 모이고 책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하면 책에 포함되지 않을 글들은 내 블로그로 옮겨 수익의 가능성을 열어두세요.


브런치가 많은 예비 작가들의 로망이 되고 글을 쓰고 저장하는 곳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브런치의 가장 큰 함정은 예비 작가들을 여기서 글을 쓰는 것에 안주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브런치 안에서 글 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출간 작가가 되기 위한 도구로 브런치를 사용하시길 적극 추천드립니다. 여러분이 출간 작가가 되어야, 브런치를 통해 출간을 이루고 수익을 창출해 내야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글쓰기도 계속하실 수 있습니다. 나의 소중한 콘텐츠를 아무 대가 없이 거저 주는 일이 습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제가 브런치를 이용하면서 가장 불안한 것은 브런치에는 백업 기능이 없다는 점입니다. 만약 브런치가 갑자기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당신이 브런치를 그만 이용하고 싶다면 브런치에 있는 글을 옮길 수 있는 방법은 복사/붙여 넣기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글 쓰는 사람들이 흔히 이용하는 워드프로세서에 브런치 글을 복붙 하면 포맷이 엉망이 되어버립니다. 이 이유 때문에라도 최대한 브런치에 있는 글들을 출간이라는 방법으로 브런치에서 독립시켜야 합니다. 브런치에 있는 글을 사라져도 내 책을 사라지지 않게 말이죠.



마치는 말

저는 출간 작가도 아니고 글쓰기로 큰돈을 벌고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하지만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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