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창립자 만나봤어?

by Paul
Screen Shot 2021-05-31 at 9.24.18 PM.png 기회는 도전할 때 비로소 얻어진다. Paul 제공

늘 그렇듯 속보국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딱히 새로울 것도, 그렇다고 흥이 오를 만큼 특별한 이벤트도 없었다. 한 가지 아주 큰 이벤트가 있긴 했다. 바로 내가 근무하던 언론사에서 주최하는 세계지식포럼이었다.


이전엔 이렇게 거대한 포럼을 개최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세계지식포럼이란 전 세계 유수 인사들을 초청해 정책과 경제, 사회 이슈 등의 흐름을 공유하며 토론하는 그야말로 지식의 장이다. 이 포럼에 참가하려면 수백만원을 내야 했다. 물론 기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드디어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를 밝히겠다. 당연히 내가 참석했을테니 글을 썼고 어떻게 참석했는지 놀라운 후일담을 들려주려 한다.


다시 속보국으로 돌아온 어느날, 부장께서 내게 대뜸 물어보셨다. 호주에서 어떻게 지냈냐고. 난 영어공부도 하면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 돈을 벌었다고 말씀드렸다. 이 이야기를 잠자코 듣고 계시던 국장께서 영어를 할 수 있냐고 물으시더니 제안 한 가지를 해주셨다. 세계지식포럼에 선배들 따라 취재를 가보지 않겠냐고 말이다. 이 포럼은 자사 기자들도 가기 힘든 그런 행사였다. 경제부 기자들만 참석하는 자리이니 당연히 참석을 하는 것만으로 큰 영광이 될 터.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참석하겠다고 하고 세게지식포럼에 취재를 나가는 선배들 단톡방에 들어가게 됐다. 배우러 갔으니 일을 해야지. 팀장 선배는 내게 숙제 하나를 내주셨다. 하루 뒤에 현장을 나갈 것이니 밤까지 세계지식포럼 첫번째 날에 참석하는 연사들의 프로필을 모아오라는 것이다. 솔직히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 많은 인원의 배경을 언제 다 조사하나. 그래도 쉽지 않은 기회를 잡았으니 허투루 보내고 싶진 않았다. 4시에 퇴근한 뒤 카페가 마감할 때까지 꼬박 앉아서 연사들의 프로필을 정리했다. 전공과 연구, 최근에 발표한 논문, 성향, 결과물 등 다채로운 분야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주했다. 아마 팀장 선배도 내가 포럼에 그냥 참석하지 않길 바라셨겠지.


호주에서 귀국한지 1년도 채 안됐을 때라 호기롭게 동시통역을 듣지 않아도 됐다. 그룹 회장님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평생 만나보지도 못했을 수많은 연사들의 강연과 토론이 시작됐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특종을 쓴 기자부터 유튜브 창립자, 대형 엔터사 회장, 아이비리그의 학자, 세상을 변화시킬 발명가까지 한순간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인사이트의 연속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세상은 참 넓고 할 일은 많구나 싶었다. 무엇보다 갖가지 영향력을 끼쳐나가며 변화를 꾀하는 그들이 참 멋있어보였다. 내가 저 자리에 설 수 있을까란 생각보다는, 언젠가 내가 하는 일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품게 됐다.


지금도 인턴시절을 이야기할 때 세계지식포럼 취재를 빼먹지 않고 말한다. 줄기차게 써내려갔던 그 어떤 기사보다 더 가치있는 훈장이라고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기회는 가만히 있지 않고 조금이라도 도전하는 이에게, 두렵고 떨리지만 그래도 나아가볼 때 잡는다는 걸 일깨워준 시간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거절을 'COOL'하게 받아들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