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를 찾은 J는 말한다. 선배 왜 커피가 짜요?
J는 스타벅스 마니아다. 내가 그렇게 가지 말라고 했지만, 맨날 스타벅스를 간다. 가지 말라는 이유는 스타벅스 커피는 정말 맛이 없다(철저히 주관적...). 단, 다양한 변형 음료는 제외. 각종 마끼아토나 쉐이큰 티 같은 것은 정말 맛있다. 그러나 커피 본연, 그 자체는 정말 꽝이다. J는 브루잉 커피를 맛보더니 그런다. "왜 커피가 짜지?" 나는 그저 바라볼 뿐이다.
커피는 기본적으로 단맛, 쓴맛, 신맛을 지니고 있다. 이 맛을 기본으로 재배 지역의 환경, 로스팅 방법, 기타 커피맛에 영양을 주는 요소들로 인해 다양한 맛으로 변한다. 이 세가지 요소를 애매하게 하는 방법은 블랜딩이다. 어느 한 부분의 향이 강한 커피를 섞어 볶아내면, 어떨 때는 색다른 맛이 난다. LA에는 송혜숙 선생님이 하는 리나커피랩이 블랜딩을 젤 잘하는 것 같다.
커피가 짜다는 것은 음..., 내린 커피를 다시 끓이거나 좀 오래 보온통에 넣어 놓았을 때 그런 맛이 나곤한다. 브리니(Briny)하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어떤 것은 정말 바닷물을 마시는 것처럼 짜다. J에게 난 늘 출근길에 스타벅스를 가면 이왕이면 브루(brew) 커피를 마시라고 한다. 작은 사이즈(tall) 브루 커피는 $1.99다. 값도 싸고 맛도 좋다. 단 아침일 경우다.
퇴근길에 부르 커피는 사실 좋지 않다. 개인적인 생각이니 디스는 말아달라. 내가 맛본 퇴근길 브루 커피는 대체로 짰다. 스타벅스 브루 커피는 용량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 내부 메뉴얼을 보지 않았으니 잘은 모르겠지만, 보온통 사이즈로 볼 때 하루에 몇번은 쏟아내고, 다시 내리는 것이라 생각 된다. 그래서 어떤 지점에 가면 브루 커피가 맛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짠맛이 난다고 하면 재탕까지는 아닐지라도, 통안에 좀 오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짠 커피를 들고 나온 J가 나에게 타박을 한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오늘 하루 이 스타벅스 지점은 장사가 잘 안됐나 싶은 생각도 든다. 하긴 지금 날이 더워서 누가 뜨거운 브루 커피를 마실까. 짜다고 타박을 하는 J의 커피에 탄산수를 섞어 준다. 맛이 애매한 커피들을 해결하는 나만의 방법이다.
나성의 커피는 짜다고 제목을 달았지만, 사실 나성에는 정말 좋은 커피들이 많다. 그냥 퇴근길에 힘들어 죽겠는데 마시지 말라는 커피를 들고 와서 짜다고 타박을 하는 J 땜에 짜증이나서 휘갈겨 버린 제목. 탄산과 만난 짠 커피는 지금 무척 상쾌한 맛을 전하고 있다. 이것으로 위로를 삼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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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Paul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