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요가, 골프, 모스크바, 게으름과 부지런함
사실 요새 많이 바빴습니다. 바쁜 건 일종의 핑계지만요, 개인적으로도 업무적으로도 여러 가지 일들이 산재되어 있어, 우선순위를 잘 정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시기를 겪고 있어요.
매주마다 글을 올리는 성장판 글쓰기 스터디 이번 시즌이 끝나고 나서는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까먹은 것 같았습니다. 뭘 써야 하나, 어떻게 써야 하나 등의 프로세스들이 제 안에 2년여 동안 내재된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스킬이나 노하우 없이 그냥 써야 하는 것이었어요.
글을 자주 써왔지만 쓸 때마다 느끼는 게 있습니다. 글쓰기는 고통입니다. 창작의 고통이란 말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좀 더 고통을 느껴야 합니다. 책을 써보기로 했어요. 기존에 제가 쓰던 속도보다 조금 더 빠르게, 많은 양의 글을 물리적으로 뽑아내야 합니다.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이 글은 그 글의 준비운동 같은 겁니다. 사실 그래서 브런치에 글을 자주 올리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종종 올릴 수 있도록 힘써볼게요. 항상 글 읽어주시는 분들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요가는 틈틈이 합니다. 한동안 제대로 못하다가 다시 주 2회는 가려고 합니다. 명색이 요가하는 남자 글 쓰는 브런치 작가인데 요가는 해야죠. 그런데 참 요가라는 것이 양면적입니다. 하고 싶기도 하고, 하다 보면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싶기도 하고, 하고 나면 또 생각이 깔끔해지고, 참 그놈 묘합니다.
골프를 시작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골프를 좋아하시고, 회사 선배들도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십니다.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가서 몇 번 쳐보고, 동네 커뮤니티센터에서 착한 가격의 레슨 프로그램이 있길래 신청해서 2달째 받고 있습니다. 요가를 해서 좀 더 잘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는데, 크게 상관은 없나 봅니다. 잘 안느네요... 골프는 부자들만 하는 스포츠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제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가 봅니다. 아니면 제가 출세한 거죠.
얼마 전에는 모스크바에 다녀왔습니다. 회사 출장으로 간 거라 자유롭지는 않았지만, 여기가 어디구나 할 정도로는 느껴왔습니다. 사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오기 전에는 그저 추운 나라, 흑백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그 편견 다 깨져버렸네요. 거대한 건축물, 화려한 컬러, 디테일함 감성, 맛있는 음식, 아직까진 적당한 날씨까지 참 괜찮은 도시입니다. 9시간의 비행시간만 감당하실 수 있으시다면, 꼭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날씨가 좋다고 합니다. 참고해주세요.
항상 게을러졌다가 부지런해집니다. 모든 게 다 하기 싫었다가, 또 모든 걸 하고 싶습니다.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냥 제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하고 아니면 잘 안 합니다. 아, 회사일은 하기 싫지만 하고 싶습니다. 뭔 소리일까요. 다 그러시지 않나요. 저는 원래 이것저것 일 벌이고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인데, 이제는 좀 줄이고 조용히 지내보려고 합니다. 글 써야 해요. 글도 쓰고 싶지만 쓰기 싫어요. 하고 싶지만 하기 싫은 무언가는 결국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렇게 제 근황을 써보니까 제가 어떻게 지냈는지, 내 일상에 어떤 일이 중요하게 느껴졌는지 알 수 있어서 좋네요. 종종 와서 요가에 대한 글 올릴게요.
길고 산만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