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폴리 Mar 11. 2018

나이 드는 걸 느낀 다는 건

멋지게 나이 들기 위해 조심스레 들여다본 지금의 나

나이 드는 것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30대에 접어드니 어느 순간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었구나'라고 느끼는 것은 어리고 젊다고만 생각했던 내가 더 이상 어리고 젊은 날의 나와 같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결국 변화를 느끼는 것이다. 매일의 삶 속에서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한다. 과거와 현재에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것, 나를 이루고 있는 동일한 어떤 것을 비교한다. 가령 A는 과거보다 현재가 낫고, B는 과거가 더 낫다. 나이 드는 것을 느끼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르고, 시기에 따라 다르고,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좋게 느껴지는 게 많으면, 나이 드는 게 즐겁고 좋게 느껴질 것이고, 적으면 슬프고 나쁘게 느껴질 것이다. 과연 나는 어떠한가.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과연 지금의 나는 만족스러운가?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본다. 얼마나 변화해가는지 바라본다. 조심스럽게 들여다보고 관찰해본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보다 몸 건강에 굉장히 민감하다. 생각 없이 밤새워 내 몸을 혹사시키던 과거와는 다르게, 끔찍이나 건강을 챙긴다. 최대한 술도 멀리하려고 하고, 담배는 물론 몸에 해롭다는 것들은 가까이하려고 하지 않는다. 심지어 커피보다 차를 더 마시려고 하고, 영양보충과 항산화에 대한 큰 관심으로 하루에 10종이 넘는 영양제를 시간 맞춰 먹고 있다. 어렸을 때는 어디가 아프면 언젠가 나을 거야 라는 근자감으로 그냥 내버려두는 때가 많았다면, 지금은 조금만 아프거나 이상이 있어도 걱정되어 병원에 가고 검사를 받아본다. 몸이 더 빨리 무거워지고, 정신적으로도 금방 지치는 것을 느낀다. 체력적으로도 어린 친구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순간들을 발견한다. 현재 서른셋인데 마흔이 되고 쉰이 되면 얼마나 더 금방 지칠까라는 생각에, 지금이라도 더 몸 관리를 해서 체력과 건강의 레벨을 높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가가 남자한테 그렇게 좋다길래 시작을 했는데, 벌써 10개월 되었고 조금씩 뭔가 좋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드라마틱하게 엄청 좋아지진 않는다. 아직도 잔병치레는 계속하고 있다. 운동은 계속해서 꾸준히 해야 하고 특히 근육운동을 더 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나이가 많이 들어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근육량을 늘려서 평상시 기초체력을 길러야겠다.


출처 : https://unsplash.com/photos/XNRHhomhRU4


예전과 또 다른 한 가지는 입맛이다. 어렸을 때부터 멀리 했던 양파나 마늘, 피망, 가지, 토마토, 멸치 등이 언제부턴가 맛있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입에 맞지 않으면 아예 먹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입맛이 변할 줄이야. 벌써 아저씨 입맛 다 된 것 같다. 그리고 하나 더, TV나 인터넷에서 몸에 좋다고 하는 음식들이 나오면 지금 당장 먹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나뿐일까?


선택과 집중. 난 호기심이 많아서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다 궁금해하고 해보는 게 취미였다. 취미가 취미를 모으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그러다 보니 한 가지 진득하게 잘 하지 못하고 집중력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요새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끊어내야 할 것들이 생긴다. 내가 지금까지 좋아했던 것, 해왔던 것들 중 진정으로 내가 늙을 때까지 가져가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본다. 내가 좋아하는 몇 가지 분야에 더 집중해서 한 해 한 해를 살아나가면 마흔, 쉰이 될 쯤에는 지금보다 그 분야에서 훨씬 나아진 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출처 : https://unsplash.com/photos/vzoqscW2NGg


문득 전보다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오래 알고 지낸 벗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학창 시절을 끝내고 사회에 나와서 생활하다 보면 어딘가 모르게 괜스레 외로워지고 공허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떠올리는 벗들이 소중하다. 자주 연락은 하지 못해도, 분기별로 한 번 씩 챙겨보고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들. 그들을 생각하는 순간만큼은 지친 삶에 위로가 되고 행복하다. 나도 그들에게 그런 친구가 되고 싶다. 나이가 들면서 나에게 벗들은 은 새로 얻기 힘든 책상 서랍의 추억과 현재다.


요새 SNS를 많이 하다 보면 애기들 사진을 올리는 친구들이 정말 많다. 내가 대학생 때만 해도 어린 조카 이외에는 애기를 찾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내 동생을 포함해서 애기를 난 친구들이 정말 많아졌다. 내 나이가 벌써 부모가 될 나이가 됐다는 것이다. 세월은 왜 이렇게 빠를까?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지만, 부모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난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그럴만한 준비는 언제쯤 되는 것일까?  


출처 : https://unsplash.com/photos/3I0X0owZS7M




그냥 요새 든 생각들을 정리해봤다. 정신적인 면보다 내 삶에 드러나는 현상 위주로 바라본 듯하다. 그렇다고 해도, 나이 들어가는 내 모습이 나쁘지 않다. 꽤 괜찮다. 더 괜찮아지려고 노력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나이 든다는 것은 내 생을 장면을 채워가는 것일 수 있다. 나이가 많이 들어서 내 생의 장면들을 거의 다 채웠을 때, 그 채워진 모습이 보기 좋은 모습이었으면 한다. 그 사이에는 더러운 장면도, 보기 싫은 장면도, 나에게 창피한 장면도 있겠지만, 꽤 괜찮은 생을 살았구나, 멋지게 나이 잘 들었구나 라고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한다.


좋아요와 댓글, 공유는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주 1회 컨텐츠 발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



김폴리

광고 회사에서 디지털 마케팅 및
캠페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요가와 글쓰기, 일상을 재미있게 만드는 소소한 기획,
문화 예술 등에 관심이 많은 5년 차 직장인입니다.


궁금한 점 및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면,
더 많은 일상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개인 인스타그램(하단 링크) 또는 이메일(karis86@gmail.com)로 
언제든지 편하게 문의 부탁드립니다 :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