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폴리 Apr 21. 2018

나를 소개합니다.

나를 나로서 온전히 소개해 본 적 있는가?

OOOO 회사에서 OO일 하는 OOO입니다.


나이가 어느 정도 들고 사회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면, 곧잘 이런 식으로 자기소개를 하곤 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밝히기 전에 어느 회사에 다니는 사람 또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나를 소개합니다. 하지만 어느 회사, 그리고 무슨 일은 나를 온전하게 소개하지 못합니다. 나 자체를 소개하기보다 사회에서의 명함을 소개하는 문화가 조금은 마음에 걸립니다.


좀 더 제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습니다. 나를 나로서 타인에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위의 소개말처럼 단 몇 마디, 몇 어절 만을 사용하여 자기를 소개해야 한다면 저는 '요가를 좋아하는 기획자'라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더 길게 소개해야 한다면 아래와 같이 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들어주실래요?




1. 

요가를 좋아하는 기획자입니다.

문화예술인 코스프레를 해요.

몸짱 할아버지를 꿈꾸고, 학생처럼 살아가려 합니다.

광고, 기획, 문화예술, 테크, 운동, 글쓰기, 독서등에 관심이 많아요.


2.

저는 흥이 많아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 들리면

막 엉덩이가 들썩거리고요,

비트에 취약해서 길거리 가다가도

몸이 어느새 리듬을 타고 있어요.

평소에는 약간 낯을 가리지만,

제가 좋아하는 친구들과 만나면

웃고 떠드는 것을 좋아해요.

 

3.

무슨 일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힘든 일이나 실패한 것이 있더라도

나중에 더 좋은 것이 있겠지 생각하려고 해요.

어렸을 때부터 성당을 다닌 게

긍정적 사고에 영향을 준 것 같아요.


4.

좀 부지런한 것 같아요.

막 혼자서, 그리고 같이 뭘 만들어내고

기획하고 싶어 해요.

그런데 또 게으를 때는 많이 게을러요.

주말 동안 집에서 한 번도 안 나가고 뒹굴 할 때도 있어요.


5.

관심받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가끔 친구들이 너 관종이야 라고 하는데

인스타그램에 사진 몇 개 올렸을 뿐인데...

음... 뭔가 제 자신을 브랜딩 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 같아요.

근데 또 모르는 사람을 처음 만나면

생각보다 낯을 많이 가려요.

친해지면 저를 많이 드러내는 편인데,

처음엔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6.

저는 약간 엉뚱해요.

왜 엉뚱한지는 잘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엉뚱하다고 하는 것 같아요.

근데 저는 엉뚱하다는 건 좋은 것 같아요.

뭔가 특별하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요.

예를 들어, 길거리에서 막 춤추라고 해도

저는 창피하지 않아요. 그냥 출 수 있어요.

제가 차라리 회사에서 실수 하나 한 게

저한테는 더 창피한 것 같아요.

사실 적절한 예는 아닌 것 같네요ㅋㅋㅋ


7.

사부작 거리는 걸 좋아해요

손으로 뭘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어떤 걸 기획하는 것도 좋아해요.

스승의 날 선물을 한다며

향초 재료를 사서 집에서 많이 만든 적도 있고,

친구 생일파티를 기획해서 사회를 보기도 했고,

매달마다 저에게 중요한 사건,

의미 있던 사진, 달성했던 목표 등에 대해

저를 리뷰 하는 #월간김민석 프로젝트,

올해 초 정한 삶의 기조 ‘부지런’을 실천하기 위해,

부지런했다고 생각할 때마다

인증하는 #부지런한paul 프로젝트

같은 걸 하고 있어요.

나름 이름도 붙여서

일상을 재미있게 만드는 소소한 기획,

‘일상기획’이라는 콘셉트로

진행하고 있어요.


8.

저를 움직이는 건 동기부여인 것 같아요.

올해 친구들이랑 신년의 목표를

설정하는 시간을 가져서 이렇게 2개의 키워드를 도출했어요.

paul은 제 영어 이름이에요.

#부지런한paul #배짱이paul (베짱이 아님)

오랜 시간 내가 뭘 원하는가를 생각하고

2가지 기조를 만들고 나니까

막 삶이 갑자기 재미있어지는 거예요.

내일은 어떻게 부지런할까

상황마다 쫄지 말고 배짱 있게 살 거야

하면서 막 설레더라고요.

신기한 경험이에요.


9.

저는 호기심이 많아요.

새로운 것을 해보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많이 없는 편이에요.

궁금한 게 있으면 막 찾아보기도 하고

해보고 싶은 게 있으면, 대부분 해보는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꾸준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동기부여가 되면 계속하는 것도 많아요.


10.

저는 운동을 좋아해요.

요가한 지 10개월 되었어요.

다리 찢기를 하고 싶어서 시작한 요가였는데,

지금은 제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어요.

막 여기저기 전도하고 다녀요.

내년에는 요가 지도자 과정을 들어보려고요.

사실... 이렇게 이야기했지만

뭘 먹으면 바로 살이 찌는 다이어터라...

연말 동안 약속이 많아서 살이 좀 붙었어요.

하지만 몸짱 할아버지로 사는 게 꿈이에요.

그래서 매일 아침 맨몸 운동을 하고 있어요.


11.

저는 예술가 코스프레를 해요.

그림 그리는 것도, 음악을 하는 것도 좋아해요.

둘 다 잘 하지는 못하지만 좋아하는 취미들이라

계속 조금씩 이어오고 있어요.

작년에는 10주 동안 드로잉 수업을 듣기도 하면서

제 캐릭터도 만들고 이 그림 저 그림들을 많이 그려봤어요.

그리고 회사 밴드에서 공연도 몇 번 했었어요.

주위에 미술이나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인지

제 내면에서 일어나는지, 자꾸 관심이 가고, 하고 싶어져요.


12.

저는 IT 트렌드 덕후예요.

기술에 대한 정보 및 트렌드나 

스타트업, IT기기 등을 보는 게

취미 중 하나예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두 개의 것,

문화와 기술의 융합을 연구하는

대학원에서 공부를 더 했어요.

어쩌다 보니 지금은 광고회사의 

디지털 부문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기술을 좋아하지만 좋아하기만 했나 봐요....

기술을 배우지 못하고.. 기획을 하고 있어요.


13.

저는 미니멀리즘으로 살고 싶은데

자꾸 맥시멀 해요.

버리고 싶은데 버리기 어렵고

안 사고 싶은데 자꾸 사게 돼요.

왜 그럴까요?

언젠간... 비우는 삶을 살고 싶어요.


14.

저는 학생처럼 산다는 말이 좋아요.

언제나 배우는 마인드로 살고 싶고,

학생처럼 저의 시간을 온전히

저에게 쓰는 것을 소중하다고 느껴요.

어른이 되어 삶을 살다 보면,

내 시간이 온전히 내 시간이 아니잖아요.

내 시간을 내 시간처럼

나를 위해 사용하는 제가 되고 싶어요.




사실 위의 소개글은 제가 실제로 다른 사람에게 저를 이야기해주고 싶어서 쓴 글입니다. '난 이런 사람이야'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서요. 명함에 있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정말 저를 온전히 소개하는 내용을 담았거든요. 제 자신에 대해 더 깊이 들여다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명문화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인가요?
오늘 자기소개 한 번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좋아요와 댓글, 공유는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



제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보면서 제 스스로 던진 질문들입니다. 참고해주세요. 

- 나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어떤 사람일까?
- 나를 몇 줄로 표현하면 어떤 사람일까?
- 나는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삶을 살고 있는가?
- 나만의 신조 또는 생활수칙이 있는가?
-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 내가 남들보다 많이 가지고 있거나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 나만의 특징이 있는가?
- 나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 나의 모토는 무엇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