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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아나운서의 <진작 할 걸 그랬어>를 읽고

by 김폴리
나 이거 진작 할 걸 그랬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너무 좋을 때, 그리고 왜 이걸 이제야 했을까 생각이 들 때, '나 이거 진작 할 걸 그랬어'라는 말을 한다. 얼마 전에 읽었던 책의 제목에서 이 문장을 찾았다. 당인리 책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소영 아나운서의 책 '진작 할 걸 그랬어'이다. 오상진 아나운서의 부인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지금은 명실상부한 책방 주인으로, 그리고 작가로서 이름을 더 많이 알리고 있어, 남편보다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책에서 결국, 좋아서 하는 일을 찾았다'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김소영 아나운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무엇, 즉 책에서 좋아서 하는 일을 발견한 것부터 시작해, 그것을 깊게 스터디했다. 그 과정을 통해 취미를 업으로써 발전시켜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에게는 덕후질에 가까운 책에 대한 사랑, 서점에 대한 애정이 있다.


그녀가 퇴사를 하고 서점 투어를 하기 위해, 일본에 가는 여행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은 크게 두 챕터로 나눠져 있다. 첫 번째 챕터에서는 '책방에 간다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깊게 스터디하는 과정을 풀어내었다. 책 파는 잡화점, 재즈 같은 책방, 맥주를 파는 서점, 고양이 집사들을 위한 서점 등 다양한 서점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수록되어 있다. 일본의 다양한 서점을 탐방하면서 그녀가 느낀 감성과 디테일들이 고스란히 표현되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 분야의 프로페셔널로 가기 위한 스터디 과정이 아니었을까. 애써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내가 정말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하고 싶은 것을 해보는 그런 느낌. 둘째 챕터 '책방을 한다는 것'에서는 그 스터디를 통해 만들어낸 구체적인 책방 이야기, 책방을 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취미를 업으로 바꾸어냈을 때의 장단점, 책방을 운영하며 생기는 솔직한 에피소드 등을 재미있게 풀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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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음과 같은 분에게 추천드린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계신 분들, 또는 그것이 본인에게 확고하게 있으신 분들, 그리고 그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발전시켜 업으로 삼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분들께서 많은 공감을 해주실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에게 던져본 5개의 질문을 공유하고자 한다. 다른 분들께서도 이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던져본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과 취미, 그리고 업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접근해볼 수 있을 것이다.




#1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책을 통해 인생에서의 할 일을 찾은 김소영 씨를 보면서,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좋아하는 것 또는 취미를 가지고 사는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취미가 내 인생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었다. 내가 지금 하는 일과 좋아하는 것의 간극은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을 어떻게 좁힐 수 있을지도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2 내가 좋아하는 것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좋아하는 것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중요하지만, 그 좋아하는 것이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쾌락과 즐거움을 가져다 주지만 내 인생과 건강을 갉아먹는다면 그것은 좋은 취미는 아닐 것이다. 좋아하는 것이 인생에 활력소를 가져다주고, 심지어 내 일에도 도움이 된다면, 또는 금전적인 이익까지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취미를 일로 발전시키면 더 좋을테고, 나아가 나중에는 '진작 할 걸 그랬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3 내가 그 좋아하는 것을 어디까지 확장시킬 것인가?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것이 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그냥 좋아하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어디까지 확장시킬 것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다. 선택의 문제일 수도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해도, 이것을 내 스트레스를 푸는 것으로 한정할 수도 있고, 또는 그것을 업으로까지 확장시킬 것인가 고민할 수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도 일이 되어버리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데, 과연 어디까지 확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4 과연 실천과 노력을 하고 있는가?


내가 좋아하는 무엇을 업으로써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분들에게 해당이 되는 이야기이겠지만,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다. 꾸준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단기간 내의 집중도 높은 노력과 실천도 필요할 것이다. 무엇이든 업으로 삼고자 한다면, 남들이 하기 힘든 것 아니면 남들보다 잘 해야 성공할 수 있을 텐데, 프로페셔널한 수준까지 발전하기 위해 내가 그만큼의 실천과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5 그럴만한 용기와 깡이 있는가?


모든 것이 준비가 됬음에도 불구하고 시작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생각보다 많지 않을까? 내 원래 업을 버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으려 한다면,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하다. 배짱이 필요하다. 하던 일을 그만둔다라는 것은 꽤나 큰 두려움을 동반한다. 금전적인 걱정, 커리어의 단절 등으로 인해 내가 담가지고자 하는 곳에 내 몸을 확 던지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다. 김소영 씨는 그녀가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할 용기를 가졌었기 때문에, 지금와서 '진작 할 걸 그랬어'라고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진작 할 걸 그랬어'라는 말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너무 좋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지금 나는 굉장히 행복하다. 나는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이 매우 좋다.' 라는 말을 다른 말로 한 것이다. 나는 그녀가 부럽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지만, 지금 나는 '진작 할 걸 그랬어'라는 말이 쉽사리 나오지는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진정 무엇일까? 나는 어디서 결국 좋아서 하는 일을 찾을까? 내가 회사를 다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 전문성은 무엇일까? 취미 이상의 그 무엇은 무엇일까? 내가 좋아하는 취미인 요가, 학생 때 재미있게 공부를 했던 문화기획과 예술경영일까, 지금도 재미있게 하고 있는 콘텐츠 제작 및 마케팅 업무일까? 책을 읽으면서 내 삶에 대해 조금 더 고민을 해 볼 수 있었다.


'진작 할 걸 그랬어'라고 하는 말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 아닐까? 찾고 싶다. 진작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훗날 이 말을 할 수 있도록 그 무엇을 열심히 찾아야겠다. 이것이 지금 내게 주어진 숙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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