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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루 May 13. 2019

영화_나의 특별한 형제INSEPARABLE BROS

함께 산다는 것

세하에게도 바퀴 달린 신발을 신겨준 디테일에 감동한다. 이 영화는 이런 영화다.


 “연약하니까 서로를 도울 수 있는 것이다.” 부족함을 알아야 채워줄 수도 있다. 장애가 있던 없던 사람은 모두 연약하다. 장애가 없는 사람들은 연약함을 감출 수 있다. 또 이 사회는 연약함을 감춰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그것을 감출 수 없다. 그들은 낯선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내야 한다. 때문에 쉽게 무시받고 가볍게 여겨지거나 -어쩌면 이보다 더 악한-동정을 받게 된다. 그러나 누구보다 일찍 강해지는 사람은 오히려 장애를 가진 그들이다.

 이 영화는 연약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연약한 사람들은 쉽게 상처 받고 쉽게 감동받는다. 쉽게 사랑하며 쉽게 믿는다. 그렇다고 그들의 감정이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진심으로 상대를 대할 만큼 강하다는 의미다. 감독은 의도적으로 장애인의 일상적인 모습과 비장애인의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다. 


“사람은 태어났으면 누구나 끝까지 살아갈 책임이 있다.” 산다는 것은 ‘함께’란 단어를 내포한다. 장애인의 경우 이 단어의 의미가 도드라지는 것이지 그 누구도 독단으로 살 수 없다. 그래서 함께 사는 것이란 무엇일까? 버림받은 아이들과 그들을 거둔 신부님으로부터 시작하는 이 영화는 함께한 조촐한 식탁으로 막을 내린다. 그렇다, 이 영화는 있는 힘껏 함께 사는 것에 대한 나름의 답들을 제시한다. 주연뿐만 아니라 조연들의 스토리까지 보여주려고 애쓰는 까닭은 각자의 상황과 입장에 따라 함께하는 것의 의미와 방법이 다양함을 보여주기 위해서인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이해하는 것 아닐까? 일반적인 소통이 어려운 동구와 일반적인 행동이 어려운 세하를 보면서 우리는 잠시 기다리고 들으며 이해할 준비를 하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함께 살아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강한 모습만 보이는 사람은 오히려 자신의 연약함을 감추기 위해 몸부림치는 약한 사람이다. 진정 강한 사람은 온몸에 힘을 빼고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낸 체 사자처럼 나뒹군다. 잔잔하면서도 특별한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의 삶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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