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가득 눈을 묻힌 너는
가만히 그것이 녹는 것을 지켜보았다.
춤을 추듯 반짝이며 흘러내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손 시리겠다.'
그 정도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내게
너는 다시 한번 보여 주겠다며
다시 눈 속에 손을 넣었다 빼었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천천히 녹았다.
너의 손이 그만큼 더 차가워진 탓이었다.
나는 네 두 손을 움켜쥐었다.
눈 보다 더 차가웠다.
"예쁘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아름다움을 보고 싶어서
너는 이만한 고통을 참는구나.
그런 성숙함을 가진 당신은
눈 보다도 아름답다.
아름다움을 보고 싶다면,
고통을 견딜 줄 알아야 한다.
아름다운 너에게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