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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운동 그리고 가을가을

<가을 편지>

by 폴짝

오랜만에 날이 개서 그런지, 매일 하는 운동 코스인데도 가을 냄새가 물씬 느껴졌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가을 냄새는, 그야말로 후각으로 느껴지는 가을 냄새를 뜻합니다.


최근 위스키나 와인 테이스팅을 시작하면서, 향을 맡는 능력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시험 삼아 산에서 걷기나 뛰기 운동을 할 때 후각에 집중해 보았습니다.


비 때문에 냄새가 많이 씻겨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산책로를 따라가면서 코를 킁킁거리니 서늘한 공기 냄새, 젖은 소나무 냄새(송진 냄새), 나무 냄새(목공소 냄새), 꽃향기 등 미세하지만 여러 가지 향이 섞여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강아지풀 군락이 있는 곳을 지날 때는,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가을 풀밭이 연상되는 구수한 풀 향이 은은하게 맴돌고 있었습니다.


그런 강아지풀 때문이었을까요? 마침 풀벌레 소리가 들렸고(사실 이미 들리고 있었는데 제가 눈치채지 못한 거죠), 작은 새가 울며 날아갔습니다.


‘가을이구나.’


언제 가을 속으로 쑥 들어와 버렸을까요.


올해도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기에, 지금까지 무사히 지낸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와 함께 김민기 선생이 부른 버전의 <가을편지>도 생각났고요. 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에 와서는, 까먹기 전에 가사를 한 번 필사해 보았습니다.


https://youtu.be/Pz9fnk4S9Y0?si=yfxVvCWGmR4KDK1s

<가을편지>, 김민기 노래


날씨가 서늘해지니, 감정도 슬며시 흔들리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이런 시기엔 특히 신경을 많이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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