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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 환자의 MBTI

ChatGPT에게 물어보았다

by 폴짝

저는 MBTI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고 솔직히 크게 관심도 없는 편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MBTI가 대세가 된 것은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면서 이 주제는 좋은 이야깃거리가 되었고, MBTI 16개 유형 중 어느 성격에 속한다고 하면 금세 그 성격의 특성을 읊을 수 있을 정도로 열성적인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공식적인 자기소개에 MBTI 유형을 넣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MBTI 대유행이, 예전에 혈액형 성격론을 상식처럼 여기던 것과 본질적으로 비슷한 현상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까닭은 조울증을 오래 겪다 보니 냉소적이 되어버린 제 성격 때문인지도 모르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이 주제에 관해 많이 이야기하는 것 같아 저도 한 번 ChatGPT에게 물어보았습니다.


폴짝: 나에게 MBTI를 알아볼 수 있는 질문을 한 뒤, 그에 대한 대답을 듣고 내가 어떤 MBTI유형에 속하는지 알려 줘.


ChatGPT는 몇 개의 질문을 던졌고, 제가 대답했더니 다음과 같은 답을 해 주었습니다.


ChatGPT: 지금까지의 네 가지 답변을 종합하면 당신의 MBTI는 다음과 같이 판단됩니다: INFJ (내향, 직관, 감정, 판단)...


관심이 없는 편이라고 말씀드리긴 했지만, 사실 예전에 MBTI를 알아보는 사이트에서 테스트를 했던 적이 있었고, 그 결과도 INFJ로 동일했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그러자 MBTI도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공지능이 알려준 내용에 따르면, 제가 속한다는 INFJ 성격 유형은 '통찰력 있는 조언자', '강한 공감 능력', '이상주의적이고 목적 지향적',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성향' 등의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와, 이거 생각보다 잘 맞는 것 같은데?'


이 성격 유형 테스트의 강점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비판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성찰하게 도와주고,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서로 다름을 수용하게 하며, 자기 계발 초기 설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인공지능이 덧붙인 설명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MBTI를 맹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는 데에는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을 조금 수정해 봅니다. 특히 저처럼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는 조울증 환자에게는 좋은 도구가 하나 더 생긴 셈입니다.


오늘도 이렇게 하나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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