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축구 해설위원 그리고 멀리 보는 능력
단계와 순서를 따른 복된 결과
얼마 전 "달수네 라이브"라는 축구 유튜브에 초대 손님인 이영표 전 축구 국대 선수가 나왔다.
페널들과 나눈 대화 중에 축구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강조하며 조언하는 내용이 있다 한다. 그게 바로, 멀리 보는 시야의 필요성이라 한다.
자기 위치보다 멀리 떨어진 선수들 중에 양 팀 선수의 배치, 그들의 움직이는 속도의 변화, 이후 전개될 경기를 예상한 지점으로 볼 배급을 고려할 수 있는 선수에게는 멀리 보는 능력이 있다 하리라. 그러니 축구장 안의 넓은 공간에서 멀리 보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최소 축구를 하는 이들에게는 이구동성으로 동의하리라 본다.
여기서 종종 빗대어 쓴 말이 '우물 안의 개구리'이기도 하다
극히 제한된 공간이나 익숙한 환경에 사는 것으로 만족하는 이들을 향하여 그런 말을 쓰이는 듯하다.
이런 이들은 바로 코 앞에 있는 것만 보는 자들로 이후 더 넓은 공간으로의 진출이 차단되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런데 이런 말에 모두가 동의한다고 해서 멀리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란다.
그러면 어떻게 멀리 볼 능력을 갖출 수 있느냐를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먼저, 바로 직면하는 상대 선수를 제치고 따돌릴 수 있는 최소한의 기술을 지녀야 한다. 그래야, 그다음 선수나 전개되는 공간을 볼 수 있다 한다.
그러려면 한 발을 사용할 시 3년의 기간이, 양발을 사용 시 6년의 기간이 필요한다고 한다.
다음으로 멀리 있는 선수에게 공을 배달하려면 킥력이 있어야 한단다.
이로 인해 멀리 보는 선수로 성장한단다.
그러니 모두가 아는 정답이 있다 해도 방법을 따라 답을 만들어가야 명답이 된다 하겠다. 그러지 않겠는가?
여기서 나의 좁은 시야로 인한 사고를 소개하려 한다.
나의 삶 가운데 처음 오토바이를 탄 때가 있었다. 시골 오지로 다니며 그곳 주민들께 생활 계몽, 의료 진료를 시행하기 위한 기초 조사 차원의 탐방을 하게 되다.
육지에서 차로 1시간 거리, 다음 배로 1시간 거리, 그다음 섬에서 차로 2시간 거리를 1박 하고서 돌아오는 여정이다.
그러기 위해 도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곳이기에 오토바이를 구해 가기로 하다.
30여 년 전 당시에 나는 오토바이를 몰아 본 적도 없는 터라 한편으로 겁이 나다. 하루 이틀 시골 시내에서 시험 운전을 하고서 팀 동료와 같이 두 대로 나눠 정탐을 드디어 시작하다.
운전대를 꽉 잡은 두 손, 앞바퀴 근처만 내려보는 두 눈, 겨우 앞서가는 오토바이 뒤끝만 보고 따라가기도 벅차다. 진한 안개가 자욱한 도로를 따라 오토바이 엔진 소리만 울려 퍼진다. 달려오는 찬 바람이 내 뺨을 때리며 멀어지는 시간, 곧 겨울 아침이다.
일찍부터 나다니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아 안심이 되다.
근데 갑자기 내 눈에 사람들이 보이는 게 아닌가. 시골 두 할머니들이다. 당황하여 어떻게 할 바를 모르고 그들을 친 것이다. "어, 어, 이게 뭐야. 내가 사고를 쳐."
앞서간 동료가 뒤쪽에서 나는 우당탕한 소리를 듣고서 사고를 감지하고서 내게로 오다. 두 할머니들이 도로 곁에 쓰러져 있다. 함께 주변의 동네로 들어가 병원을 찾았지만 발견치 못하고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약을 사서 드리는 것으로 조치하고서 탐방을 계속한 적이 있다.
이런 사고를 치고서 느낀 점을 점검하게 되다. 급하게 배워 낯선 시골길에서 오토바이를 몰다니! 이건 금물이다. 알겠는가 그대여?
내가 사는 동네에서라도 자신 있게 탈 정도로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지 않았나?
그러고 나서 여행 지경을 넓혀야 하지 않았나?
막무가내로, 불도저로, 빨리빨리로 시도하여 적절한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단 말인가!
준비되지 않는 자는 바로 발 앞만 보게 되다. 예상치 않은 사건사고가 터지면 감당하기 어렵다. 여유가 없다. 자신감도 없다.
바로 눈앞 영역을 자연스레 처리할 줄 알면 멀리 보고자 하며, 멀리 보는 시야도 확보한다. 그때부터 운전이 수월하다. 그리고 탑승한 이가 더 잘 안다. 물 흐르듯이 굴러가는 차는 승차감과 안전감을 승객에게 전한다.
멀리 보는 이는 미리 최대한 예상하여 대처한다. 순조롭게 속도도 방향도 미리 정하여 서두름 없이 차가 나아간다. 그렇지 않은가! 운전도 축구도 우리 인생도 유사한 점이 있다 하겠다.
멀리 봐야 할 축구나 운전
길게 봐야 할 인생의 자취
오늘도 멀리 그리고 길게 보고 함께 가지 않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