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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Quinn Jul 19. 2022

뇌와 마기꾼

-게슈탈트 이론으로

마기꾼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마스크와 사기꾼의 합성어가 분명하다. 네이버 오픈사전에 "마스크를 벗었을 때의 모습이 착용했을 때와 (상상한 얼굴이나 상태와) 많이 다를 때 사용하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사진=일러스트 박상철 (출처: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4/14/2022041402128.html)


사기는 사람을 속이는 행위인데 마스크를 쓴 사람은 특정이든 불특정이든 어느 '누구'도 속이지 않았다. 마기꾼 현상은 사람을 바라보는 내가 일방적으로 내 '뇌'에게 속은 것이다. 뇌는 눈, 이마, 머리 스타일만 보고 마스크 안 가려진 부분을 친숙한 패턴, 즉 '이러한 모습이어야 한다'라는 식으로 그 빈틈을 메운다. TV프로그램이나 영화, SNS 등에서 보는 여러 이상적인 남녀를 떠올려 대입시키는 방식이다.


나는 마기꾼 현상을 게슈탈트 이론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미리 말하지만 나는 '뇌과학'도 모르고 '시각인지'도 모른다. 교육학에서 게슈탈트 이론만 얇게 공부했을 뿐이므로 반박을 받는다면 "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라고 할 수밖에 없다.)


게슈탈트 법칙(Gestalt Laws)은 "독일의 심리학자 막스베르트하이머가 1910년 여름 기차 여행을 하는 동안에 영감을 얻어 발견"했다. 그는 "기차의 불투명한 벽과 창문 프레임이 부분적으로 자신의 시야를 가리고 있는데도 바깥의 경치를 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그는 "눈이 단순하게 모든 영상 자극을 받아들이고 뇌는 이러한 감각을 일관된 이미지로 정리한 것으로 결론"을 이끌어 냈다. "게슈탈트 심리학자들은 베르트하이머에 의한 최초 연구를 더욱 심화시켜 영상 인식은 감각적 요소와 형태를 다양한 그룹으로 조직한 결과"(출처: https://story.pxd.co.kr/218) 라고 결론 지었다.

게슈탈트 이론 중 폐쇄(CLOSURE)


이 게슈탈트 이론 중 핵심은 폐쇄성의 법칙이다. 이는 시지각적 원리인데 "불완전한 형태를 무의식적으로 완전한 형태로 인지하려고 하는 심리, 즉 일관성이 없는 부분을 일관성이 있는 무언가로 만드는 것"이 폐쇄성 법칙이다. 우리가 마스크 쓴 사람(불완전한 형태, 일관성 없는 부분)을 보고 그 안에 가려진 부분을 보통은 잘생기고 예쁜 것들로 연상(완전한 형태, 일관성 있는 무언가)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시視지각은 자기 경험에 비추어 익숙한 것으로 연상 짓는다. 이 익숙함은 앞서 말했듯 미디어에서 영향 받는다.


그러니 마스크 벗은 상대방을 보고 사기꾼이라며 마음속으로라도 분노해서는 안 된다. 내 뇌가 착각을 불러일으켜 스스로를 속인 것이니 자기 뇌를 탓해야 한다. 자신을 향해 뇌기꾼이라 함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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