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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Quinn Nov 03. 2022

[서평] 화석맨


인류는 생명의 나무 어디에 위치할까?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루시를 포함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屬은 두 개 계열로 나뉜다. 하나는 지금은 멸종한 파란트로푸스, 다른 하나는 호모 속屬으로, 이 속은 전 세계로 퍼지며 여러 종을 만들어냈는데 그중에 최후 생존자 호모 사피엔스가 있다. 그럼 루시 '이전에 어떤 존재가 살았나?', '어떻게 직립보행이 탄생했나?', '인류 조상은 어떻게 아프리카 유인원으로부터 분기됐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유인원)와 호모 사피엔스 사이 50만 년이라는 공백기에 인류가 어떻게 진화했는가?'라는 질문들이 나오게 된다. 그 공백기를 전문용어로 미싱 링크missing link라 한다. 미싱 링크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인류가 아프리카 유인원들(침팬지, 고릴라)과 매우 가깝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 60년이 채 안 되었다. 그런데 만약 인류가 그렇게나 침팬지나 고릴라와 가깝다면, 왜 더 유인원과 비슷한 인류 조상종 화석이 발견되지 않을까, 하는 순간 루시(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발견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백기가 존재하는데, 유인원에서 이족보행으로 전이되는 중간 과정 또는 최소한 그에 아주 근접한 과정을 보이는 존재, 그 새로운 종이 필요한 터였다. 그 중간 과정이 앞서 말한 50만 년이고 그 존재가 바로 미싱 링크다.


 

그래서 이 책은 결국 "인류 진화에 대한 기존의 단순한 설명을 다시 쓰고 우리의 가계도를 뿌리부터 흔들어 놓을, 훨씬 큰 발견"-미싱 링크를 찾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 존재를 찾았다. 인류 조상 중 가장 오래된 종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 침팬지와 인류의 공통 조상 가운데 최초의 종. 더 이상 미싱 링크가 아니라 그 링크에 해당하는 종. 집요한 호기심과 추적으로 화석을 탐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화석맨>이다.


각 장은, 때론 소설처럼 때로는 학술서(재래드 다이아몬드가 쓴 <제3의 침팬지>)처럼, 기행문-에세이처럼, 회고록-일기처럼, 어느 때는 탐사 프로젝트(<원숭이 신의 잃어버린 도시>) 보고서처럼, 여러 형태의 이야기들로 전개되는 책이다. 



*책 제목인 '화석맨'은 오래된 뼈를 트럭 가득 수집하고, 일부 동료들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경멸하는, 고독한 과학 분야를 점령한 팀의 주요 연구자들을 가리킨다. 바로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를 찾은 이들을 가리키면서, 이 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화석맨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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