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한약으로 변한 이야기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오늘 죽었다.
나도 이제 할머니가 없다.
숨만 쉬어도 눈물이 난다.
장례식장으로 가는 길에 세상이 흑백이다.
할머니가 정말로 죽어서 관 속에 누워있었다.
나는 할머니가 나 죽을 때까지 살아 있을 줄 알았다.
할머니 몸이 작았다. 저 몸으로 세 아들과 두 딸, 열 손자를 업어 키웠다.
그러니 저렇게 작아지셨지.
할머니 얼굴은 맑고 깨끗해서 ‘할머니’ 하고 부르면 눈을 뜰 것 같았다.
할머니 볼을 만지며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할머니, 잘 가세요.”
할머니는 눈을 뜨지 않았고, 대답도 없었다.
작아진 할머니가 뜨거운 불 속에 들어갔다.
불에서 꺼낸 할머니는 형태도 없는 뼛조각으로 변했다.
분골을 하고 두 겹 첩지에 부어 착착 얌전히 접으니,
그 모양과 크기가 딱 한약 한 첩이다.
나는 약 달이던 할머니 뒷모습 기억에 또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할머니가 한약 한 첩이 되었다.
할머니 등이 자꾸 생각난다.
나는 얼마나 많은 날과 밤을 할머니 등에 붙어 잠을 잤을까.
숙박비라도 내야 할 판이지만, 이 모든 것이 나에게 공짜였다.
왼쪽 볼이 할머니 옷의 보풀에 가렵다.
기억이 아닌 내 몸에 새겨진 감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