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기록

사람이 한약으로 변한 이야기

by 강신규

부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오늘 죽었다.

나도 이제 할머니가 없다.

숨만 쉬어도 눈물이 난다.

장례식장으로 가는 길에 세상이 흑백이다.


입관

할머니가 정말로 죽어서 관 속에 누워있었다.

나는 할머니가 나 죽을 때까지 살아 있을 줄 알았다.

할머니 몸이 작았다. 저 몸으로 세 아들과 두 딸, 열 손자를 업어 키웠다.

그러니 저렇게 작아지셨지.


할머니 얼굴은 맑고 깨끗해서 ‘할머니’ 하고 부르면 눈을 뜰 것 같았다.

할머니 볼을 만지며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할머니, 잘 가세요.”

할머니는 눈을 뜨지 않았고, 대답도 없었다.


화장

작아진 할머니가 뜨거운 불 속에 들어갔다.

불에서 꺼낸 할머니는 형태도 없는 뼛조각으로 변했다.

분골을 하고 두 겹 첩지에 부어 착착 얌전히 접으니,

그 모양과 크기가 딱 한약 한 첩이다.


나는 약 달이던 할머니 뒷모습 기억에 또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할머니가 한약 한 첩이 되었다.


추도 (Eulogy)

할머니 등이 자꾸 생각난다.

나는 얼마나 많은 날과 밤을 할머니 등에 붙어 잠을 잤을까.

숙박비라도 내야 할 판이지만, 이 모든 것이 나에게 공짜였다.


왼쪽 볼이 할머니 옷의 보풀에 가렵다.

기억이 아닌 내 몸에 새겨진 감각이다.


<Hibiki> by Hirokazu Sa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