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휴일
08월 14일 월요일 오전 06시 28분
월요일 아침 지하철 안.
다른 여느 때와는 분위기가 다른 월요일 출근길이다.
서서 가는 사람도 없고 자리도 여유롭게 남아있다.
지난주 금요일 퇴근시간, 직장동료가 내게 물었다.
"월요일 연차 안 쓰세요?"
안 쓴다고 대답하자, 다른 동료가 말했다.
"월요일에 그럼 상무님, 이사님, 팀장님이랑 선임님만 사무실에 나오시겠어요. 하하"
나는 웃으며 답했다.
"원래 모두가 없을 때 회사 나와야, 일을 안 해요. 하하하"
낄낄 거리며 고개를 돌렸는데 팀장과 눈이 딱! 마주쳤다.
팀장은 황당함과 당황함이 섞인 표정으로 겸연쩍게 웃었다.
'웁스~'
"그럼 수요일에 뵙겠습니다~"
다들 입이 찢어져라 행복한 표정으로 퇴근길에 나섰다.
내일은 8월 15일 광복절 국가 휴일이다.
광복절이 화요일이다 보니 주말과 징검다리 휴일이 돼서 많은 직장인들이 월요일에 연차를 내고 주말부터 화요일까지 나흘간 내리 쉬는 것이다.
집을 나서는 출근길에 나는 예상을 했다.
'다른 직장인들도 월요일에 연차를 냈겠지? 그러면 지하철 안도 여유롭겠지? 자리싸움 같은 건 안 해도 되겠군. 훗'
내 예상은 적중했지만 늘 보이던 사람들도 있었다.
길가에 환경 미화원들도 같은 시간에 바닥을 쓸고 있었고, 지하철 안에서는 매일 아침 전단지 붙이는 사람들도 나왔다.
불행하게도 내 옆에는 30분 내내 쉬지 않고 목을 비틀며 스트레칭을 하면서 곱게 정중앙으로 가르마 탄 정수리를 나에게 들이대는 아줌마가 있었다. 종종 어깨와 팔도 스트레칭을 하면서 나를 툭툭 치기도 했다.
어릴 적 '개미의 법칙'에 대해 아빠한테 들은 적이 있다.
빌프레도 파레토가 개미를 관찰하여 발견한 규칙인데 20%의 개미가 80%의 개미 몫의 일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은 이후 세상 모든 게 2080법칙에 적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하철 안에서 벌어지는 일도.
지하철 안 승객 숫자가 아무리 줄어든다 해도, 그중 20%는 꼭 민폐 끼치는 행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