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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술 Mar 31. 2019

치즈, 이제 집에서 만들어 볼까?

11. 왜 치즈인가?

치즈?
치즈라고?

서양 음식이라고 샹각되는 치즈는 유목문화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음식이다. 농경문화에 익숙한 우리에게 치즈는 낮설다. 아니 집에서 만들어 먹기에 어려울 것이라는 막연한 벽이 있다. 해서 시도해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우유만 마시면 탈이 나는 나에게 치즈는 늘 경계하는 음식이었다.경계의 세월중에 발견한 것이 있다. 우유는 마시면 탈이 나는데 요플레는 탈이 나지 않았다. 요플레가 괜찮으니 치즈는? ... 괜찮다!  맛있다. 발효의 힘이구나! 소화가 되지 않는 우유를 발효하니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되는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초, 김치, 술에 편중된 음식문화 환경에서 치즈 발효를 주방으로 가져오기란 이벤트에 불과했다. 기껏해야 우유팩에 요플레를 부어 발효시켜보거나 유행에 따라 콤부차를 만들어 보거나 캐피어를 만들어 보는 것은 그저 레시피 습득에 불과했다. 일상의 음식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미카엘과 요셉은 밥을 일상 음식으로 즐기지 않는다. 밥보다는 고기를 좋아하고, 청국장이나 된장국보다는 샤브샤브나 미소국을 즐겨 먹는다. 어느새 시간이 없거나 여행이 길어지면 김밥이나 주먹밥보다  샌드위치나 치즈를 챙기게 되었다.

해서 자연스럽게 치즈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헌데 자연치즈는 뭐고 가공치즈는 뭐지? ... 막걸리와 막걸리 맛 음료수와 유사한  차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미카엘과 요셉이 즐기는 가공치즈로 덮은 피자가 늘 찜찜해졌다.

4년을 미루다가  지난 해에 日本炊飯協会 ごはんソムリエ 시험을 신청했다. 12월에 받은 교재 도입부에  눈에 띄는 단락이 있었다. ... 쌀은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조합이 영양학적으로 뛰어난 식품으로 서양인들에게 다이어트 식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탄수화물 편향을 해소하는 효과적인 식품으로는 낫토와 우유다. 이 연구 결과로 일본 학교 급식에 200ml 우유를 시행하게 되었다. ... 는 내용에 무릎을 쳤다. 이 단락만으로도 日本炊飯協会 ごはんソムリエ 과정은 충분했다. 당장 우유와 유가공 책을 진지하게 읽기 시작했다.

치즈 선생님을 찾았다. 오래걸리지 않아 임실을 임실치즈마을로 바꾼 선생님을 만났다. 치즈 수업은 진지했고 실습은 원칙적이었다. 그간 개량된 치즈 십습을 몇 차례 겪은 경험이 있어 해당 실습의 원칙이 더 귀했다. 당장 치즈학교를 만들었다.

요플레와 치즈를 만드는 일은 영양 공급원 중의 하나인 우유의 영양분을 조금 더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수단이며 소화 흡수에 효과적인 발효식품이라는 것, 쌀 문화 식탁인 우리 식탁의 편향적 영양 섭취에 균형을 잡아주는 식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치즈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미 수천 년 동안 인류는 몰드나 프레스같은 복잡한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도 간단히 집에서 치즈를 만들어 먹었다. 많은 전통 치즈를 쉽고 빠르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려야겠다.


목표는 선생님의 원칙을 적용해서 집집마다 치즈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모두 함께 하길 바라면서 이 글을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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