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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술 Apr 28. 2019

최강 고시히카리

농부도, 쌀가게도, 소비자도 좋아하는 쌀 - 고시히카리

우리나라에서 고시히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뿐만아니라 전세계가 고시히카리를 알고 있다.

일본에서 고시히카리는 품종별 쌀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한 쌀이며, 동시에 같은 고시히카리라도 생산 지역의 자연 환경에 따라 밥맛의 차이를 확연히 드러낸 쌀이기도 하다. 수 백종의 품종 중에서 고시히카리가 이렇게 인기있는 이유는 뭔가?

고시히카리는 전후 일본에서 쌀 생산량 증가를 목표로 종자 개발을 하면서 개발된 종자이다. 다양한 변종에 의해 종자가 개발되었다. 1960년대 생산량이 포화를 보일즈음 니가타현에서는 발빠르게 양보다 질을 선택했다. 고시히카리는 생산량이 많은 쌀에서 맛있는 쌀로  가치 평가를 달리하게 된 것이다.

맛있는 쌀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일본의 품종 교배의 경우 중 동과 서의 품종을 교배하는 경우는 드물다. 고시히카리는 동과 서의 품종을 교배한 경우이다. 동의 천하장사 개통의 품종과 서의 천하장사 계통의 품종을 교배해서 얻은 품종이다. 1956년 개발된 고시히카리는 증산에만 목표를 둔 종자 개발의 초창기에는 그리 활발히 재배되던 품종이 아니었다. 고시히카리는 일본 쌀 선호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지역적 쌀 선호가 분명한 일본인의 지역적 기호를 동이나 서 모두로 넓힌 쌀이 된 것이다. 동과 서에서 널리 재배되기 시작해서 일본에서 재배 면적 1위가 되는데 23년이 걸렸다.

고시히카리는 나나니시키와  지역적 평가를 달리하던 쌀이었다. 고시히카리는 간사이에서 평가가 좋았고 나나니시키는 간토우에서 평가가 좋았다.

니가타현 이 니가타-고시히카리의 홍보를 시작하면서  고시히카리의 인기가 오르기 시작했다. “깨끗한 물과 비옥한 대지에서 재배된 니가타-고시히카리”, “밤낮의 일교차가 커서 맛있게 자란 니가타-고시히카리 “ 라는 니가타현의 홍보에 간토우까지 고시히카리가  퍼져나갔다. 게다가 1993년 대냉해로 사사니시키는 치명적 손상을 입어 고시히카리가 우세하게 되었다. 이후 동과 서가 선호하는 고시히카리는 일본 쌀에 대한 미각을 통일시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동과 서, 전 일본이 선호하는 쌀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일본 소비자들이 쌀의 품종을 알게 된 것은 1995년 식량관리법이 폐지되고 식량법이 제정되어 자주유통미(정부를 통하지 않고 집하업자와 판매업자를 통해서 유통하는 쌀)가 출현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그동안 쌀은 등급에 따라 일등 쌀, 이등 쌀로 구분 되었거나, 산지에 따라 하리마 쌀, 오우미 쌀, 이세 쌀 등의 정보만 있었다. 이에 니가타현이 니가타- 고시히카리를 집중 홍보하기 시작하면서 품종의 정보가 제공되었다.

농부만 아는 품종에서 소비자도 아는 품종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자주유통미가 생산량=수입이라는 등식에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쌀을 20% 비싸게 팔면 수확량이 10% 줄어도 수입은 10% 늘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도열병에 걸리기 쉬운 고시히카리는 병을 줄이기 위해  질소 비료를 줄여야 했는데  질소 비료를 줄이자 쌀의 단백가가 현저히 낮아져서 더 맛있는 쌀이 되었다. 전국의 쌀 시험장이 고시히카리 재배 지도에 집중한 노력도 고시히카리 재배 영역을 전국으로 확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정미 수율이 좋아 쌀 가게가 선호한 것도 일조를 했다. 고도성장으로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시대적 소비 성향도 적절했다.

농부도, 쌀가게도, 소비자도 좋아하는 쌀의 시대를 연 고시히카리는 번창할 수 밖에 없는 쌀이다.

고시히카리 탄생이후 일본의 품종 개량은 고시히카리를 기반으로 한 변종이 대부분이 되었다. 일본에서 재배되는 80% 이상의 쌀이 고시히카리 변종이다. 명실공히 고시히카리 최강 시대가 된 것이다.


日本炊飯協会 ごはんソムリエ 이정희



사진 출처 https://www.kikusui-sake.com/home/kr/c/miryoku.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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