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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술 May 12. 2019

coffee

한 잔의 커피가  되기까지


한 잔의 커피가 되기까지


1. 커피 열매를 딴다.



2. 과육을 벗겨내고 씨앗을 말린다.



3. 전 세계로 보낸다.



4. 용도에 맞게 로스팅 한다.



6. 용도에 맞게 그라인더로 간다.



7. 선호하는 방식으로 커피를 내린다.



8. 마음에 드는 잔에 따라 마신다.



한 잔의 커피가 되기까지 최소한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한 잔의 커피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적다 보니 오늘, 부처님 오신 날 불교 신자들의 공양게와 가톨릭 신자인 나의 식사 전 기도와 식사 후 기도와도 닮아 있음을 저절로 연관지어 생각한다.



공양게


공양게는 불교 신자들이 음식을 공양할 때 외우는 짧은 글이다.  원래 전통적인 불교의 공양은 식당작법이라고 하여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발우를 펴기 전에 몇 개의 글을 외우고, 발우를 펴면서, 음식을 나누면서, 공양을 하기 전에, 공양을 하고 나서, 발우를 씻고 나서, 공양을 마치면서 각각 외우는 짧은 글들이 무척 많다.

이 가운데 오관게라고 하는 게송(짧은 글)이 있다.

계공다소 양피래처(計功多小 量彼來處)

이 음식이 온 곳과 그 공덕의 많고 적음을 헤아려보니
촌기덕행 전결응공(忖己德行 全缺應供)

내 덕행으로는 떳떳하게 공양 받기가 부끄러워라
방심이과 탐등위종(防心離過 貪等爲宗)

마음을 다스려 허물을 벗어나는 것에는 탐욕 등이 으뜸이니
정사양약 위료형고(正思良藥 爲療形枯)

몸이 마르는 것을 막는 약으로 여겨
위성도업 응수차식(爲成道業 應受此食)

깨달음을 이루기 위하여 이 음식을 받습니다

공양할 때는 이 다섯 가지를 끊임없이 살피라는 뜻으로 오관(五觀)의 게송이라고 한다. 이 오관게가 공양게의 핵심 내용이다.

불교 신자들이 공양할 때 흔히 외우는 공양게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몸을 치료하는 약으로 알아
보리를 이루고자 공양을 받습니다

둘째는
이 음식에 깃든 은혜 두손모아 감사하며
상구보리 하화중생 명심발원 하옵니다

한 톨의 쌀알이 내 앞에 오기 위해서는 온 우주가 온 힘을 쏟아야만 한다. 태양은 빛을 비추고, 바람은 적당히 불어야 하고 흙은 벼를 지탱해야 하고, 사람들은 기르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다른 물건을 생산하고, 사회를 형성하고 유통하고, 또 음식을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깃든 솥, 땔감.... 한 톨의 쌀알에서조차 온 우주의 노력을 발견한다면 나의 작은 공덕으로 이 음식을 헛되이 먹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옛 스님들은 쌀 한톨의 무게가 일곱 근(一米七斤)이라고 했다. 쌀 한톨에 담긴 시주의 은혜가 무겁기 3.5킬로그램이라는 것으로, 한 그릇의 밥은 실로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이니 한 순간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열심히 수행 정진하여 시주의 은혜를 갚으라는 뜻이다. 공양게송의 내용은 그런 뜻을 담고 있다.


식사 기도


가톨릭에는 식사 전 기도와 식사 후 기도를 권장한다.


식사 전 기도


 주님, 은혜로이 내려 주신 이 음식과
 저희에게 강복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식사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에게 베풀어 주신
 모든 은혜에 감사하나이다.
 아멘.

 주님의 이름은 찬미를 받으소서.
 이제와 영원히 받으소서.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멘.


미카엘과 요셉은 이 식사 전 기도와 식사 후 기도에 ... 굶주리고 있는 북한 동포들도 기억하소서 ... 라는 문구를 5살 유치원 시절부터 보태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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