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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술 May 25. 2020

비소(Arsenic)

금속인가? 비금속인가? 약물인가? 독물인가?

비소(Arsenic)


금속인가? 비금속인가? 약물인가? 독물인가?

쌀의 비소 함량

식약처는 2017년 12월 28일 “쌀, 톳 또는 모자반이 함유된 영·유아 식품 등에 무기비소 규격”을 신설했다. 쌀, 톳 또는 모자반이 함유된 특수용도식품(이유식 등)과 영유아용 식품, 과자, 시리얼류, 면류에 대해서는 무기비소 기준을 0.1 mg/kg 이하로, 그 외 톳·모자반 함유 가공식품에 대해서는 1mg/kg 이하로 신설했다.

2012년 9월 미국 남부산 쌀에서 무기비소가 최대 8.7㎍(1회 섭취기준) 검출됐다는 미국 컨슈머리포트의 발표로 쌀을 주식(主食)으로 하는 소비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쌀과 비소 관련 부정적인 논문도 여럿 나왔는데, 2011년 “쌀을 주식으로 하는 임산부의 소변 중 비소 농도가 1.6배나 됐다” “현미 시럽을 사용한 이유식 2종에서 식수 기준의 6배를 초과한 비소가 검출됐다”는 내용이었다.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2014년에도 쌀에 포함된 무기비소의 위험성을 전하며 제한적으로 섭취할 것을 권고했는데, “어린이에게는 쌀로 만든 시리얼과 파스타를 한 달에 두 번 이상 섭취하지 말 것과 공복에 쌀로 만든 시리얼을 먹이지 말라”는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인도와 방글라데시와 같은 저개발국은 쌀뿐 아니라 지하수를 통한 오염에도 노출돼 있어 비소가 심각한 문제다. 물에서 자라는 벼는 다른 작물보다 비소를 10배나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쌀문화 저개발국가의 수질은 대부분 비소에 안전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비소 함유 농약 사용을 경계,  금지한 덕에 우리나라 쌀 비소 함량은 염려할 수치가 아니다. 아직은. 허나 수입쌀의 비소 함량을 검사하는 지는 알 수 없다. 하얀술이 국내산 쌀을 선택한 이유이다.


역사 속의 비소

기원전부터 비소는 의학적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서양에서 가장 유명한 비소약제는 삼산화 비소가 포함된 파울러물약(Fowler’s solution, 1% potassium arsenite, KAsO2)이었다. 간질, 요통부터 피부병, 매독까지 모든 병에 처방된 만병통치약으로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대부분 영국 가정에 상비 약으로 있었다.

기원전 4000년경에 만들어진 가장 오래된 청동은 구리와 비소의 합금이었다. 대장간에서 비소가 포함된 청동기를 만들면서 비소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비소가 위해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청동기를 비소 대신 주석으로 대체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고대로부터 독성이 알려진 비소화합물은 수세기 동안 살인자가 제일 먼저 선택한 독이 었다. 제조가 쉽고, 가격이 싸고, 쥐나 해충을 박멸하는 구충제로 구하기 쉽고, 치료약의 형태로 판매 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기 비소는 해조류, 어패류 등 해양 생물에 함유되어 있다. 순수한 금속 비소와 유기 비소는 독성 이 적으나 무기 비소 특히 삼산화비소(As303)는 독성이 매우 크다.

삼산화비소는 설탕과 비슷한 흰색 분말로 약간 단맛이 나지만 음료와 식품에 섞 어도 냄새가 나지 않고 변색이 되지 않는다. 비소로 인한 증상은 구토, 설사, 복통 등 다른 질병과 구 별하기 어려워 질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위장하기 쉬웠을 것이다. 이와 같이 비소는 구하기 쉽고, 투 여하기도 쉽고, 감추기도 편하고 사망 시 원인을 밝히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 결과 비소는 독 중의 왕으로 알려졌다. 자살자도 자살하기 가장 쉬운 독이었다. 수세 기 동안 비소는 유명인이나 일반인이 자살하거나 타살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비소는 상속에 안달난 사람들이 독살에 이용하여 ‘상속 분말’이라고도 불렸다.

나 폴 레 옹 은 죽 기 전 ‘ 내 가 죽 으 면 머 리 카 락 을 잘 라 내 서 가 족 들 과 친 구 들 에 게 나 눠 달 라 ’고 부 탁 하 였다. 나폴레옹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인은 위암이었다. 그 후 나폴레옹의 머리카락에서 정상의 13 배에 이르는 10.3 ppm(정상 0.8 ppm)의 비소가 검출되어 타살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로마 네로황제 어머니인 아그리피나가 아들을 황제로 만들기 위해 클라우디우스를 비소로 살해했다는 기록도 있다.

비소의 급성 중독은 보통 무기 비소화합물을 먹어 생기며, 장기간 구토와 설사, 머리, 손, 발의 통 증, 소화관 출혈 등이 일어나며, 심한 경우 현기증, 마비, 경련, 혼수상태로 사망하기도 한다. 급성 중 독에서 회복된 경우 수주일 후 말초신경염이 생길수 있으며, 간기능 이상, 골수기능 저하로 인한 빈혈 이 생길 수 있다. 만성 중독이 되면 피부장애(색소침착 과다/과소, 각화증 등), 말초혈관 및 말초신경 장애, 암 등이 생길 수 있다. 무기 비소는 인간에게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이다. 장기간 흡입하면 폐암,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장기간 섭취하면 피부암, 방광암 등이 생길 수 있다.



환경 오염과 하얀술


환경 오염은 이렇게 우리의 식탁으로 돌아온다. 아직은 위험 수치가 아니지만 비소 흡수력이 강한 벼의 특성과 이를 주식으로 하는 우리들은 비소를 경계하기 전에 환경 오염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하얀술이 산업폐기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지관통은 코팅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같은 이유로 국내산 쌀을 사용했다.

日本炊飯協 ごはんソムリエ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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