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얀술 Jan 10. 2021

하얀술이 알파미를 사용하는 이유?

쓰레기 ZERO, 화석연료 소비 ZERO, 하얀술 막걸리 파우더


하얀술이 알파미를 사용하는 이유?

화석연료 소비 ZERO 막걸리, 느린마을 막걸리

나는 환경론자는 아니다. 다만 두 자녀의 어머니로서 후손에게 쓰레기 지구, 쓰레기 우주를 넘겨주지 않아야겠다는 소박한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한 사람이다.

내가 존경하는 고 배상면 선생님께서는 늘 최소의 에너지로 술을 만들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해서 생쌀 발효 느린마을 막걸리를 출시하셨다. 막걸리를 만들기위해서는 쌀 씻기, 쌀 불리기, 쌀 찌기 등의 전처리에 동원되는 물량이 막걸리 담금수 보다 많다. 측정 자료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가정에서 밥용 쌀 씻기, 쌀 불리기, 밥하기에 소용되는 물량을 가늠하면 얼추 짐작이 갈 것이다. 배상면 선생님의 생쌀 막걸리는  물량을 줄이는 것은 그다지 파격적인 감량은 아니다. 다만 쌀 찌기에 동원되는 화석연료 소비를 ZERO화한 획기적인 일이었다.

세상에 느린마을 막걸리를 출시하면서 해당 기업은 화석연료 소비 ZERO 라는 엄청난 일을 전혀 홍보하지 않았다. 나만 놀랐나보다. 내가 배상면 선생님을 존경하는 이유중에 하나이다. 생쌀 발효 느린마을 막걸리의 낮선 맛은 해를 거듭하면서 익숙한 맛이 되었다.

쓰레기 ZERO, 화석연료 소비 ZERO, 하얀술 막걸리 파우더 

내가 출시한 하얀술 포장 패키지가 코팅 안한 종이이고, 친환경 잉크 사용, 접착 풀이 녹말풀인 것은 쓰레기, 재활용과 관계가 있다. 반 산업적인 내 선택을 아직도 비판하는 몇 몇, 수용하지 않는 생협 등은 우리시대의 민낯이다.

이제 왜 내가 알파미를 주재료로 선택했는지 이야기하려 한다. 내 스승인 배상면 선생님의 막걸리 공정에 화석연료 ZERO를 실현하신 것은 내게 큰 자극이었다. 이후 나는 씻어나온 쌀로 술 빚기에 집중했다. 허나 씻는 것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쌀의 산패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있다. 해서 찾은 것이 호화 쌀=알파미이다.

하얀술 막걸리 파우더는 알파미를 사용한다. 술을 만들때 씻거나, 찌거나, 불을 동원할 필요가 없다. 그저 물만 부어 실온에서 적당한 시간동안 발효하면 된다. 배상면 선생님 살아생전 하얀술 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아마도 잘했다고 하셨을 선생님의 환한 얼굴이 그립다.

탄소 발자국

탄소 발자국은 내가 걸어온 길에 남은 발자국처럼, 개인이나 기업, 국가 등의 집단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내가 걸어온 길이 길수록 발자국이 많이 찍히는 것처럼, 탄소 발자국 역시 배출하는 탄소의 양이 많을수록 더 크고 진하게 남는다. 탄소 발자국이 짙다는 건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온실가스가 더 많이 배출돼 지구를 더 뜨겁게 만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는 국제사회와 과학계가 재앙적인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 제시한 목표이다.


내가 먹는 음식이 탄소를 배출한다?

탄소 배출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화력발전이나 자동차 매연 등,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허나 탄소 배출량이 의외로 큰 분야가 있는데 바로 우리가 먹는 음식이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탄소발자국의 크기가 많이 달라진다. 산지에서 생산되는 과정은 물론, 이후 비행기나 트럭 같은 운송 수단을 타고 마트나 시장에 진열된 다음 우리의 장바구니를 따라 식탁에 놓이는 모든 과정이 식품의 탄소발자국에 영향을 주기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소고기, 양고기, 치즈처럼 육류 또는 그 부산물에서 비롯되는 음식이다. 축산과 낙농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은 압도적이다. 특히 소를 키울 장소를 확보하기 위해 숲을 태우고, 소에게 먹일 방대한 양의 곡식을 기르기 위해 땅을 개간하는 등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그런데 우리가 먹는 소가 해외에서 생산된 소고기라면? 생산 후 우리의 식탁에 도착하는 과정이 더욱 길어져 탄소 발자국은 짙어지게 된다.


음식물 쓰레기, 온실가스 배출의  다른 주범!

먹는 음식뿐만 아니라 버리는 음식 또한 주의해야 한다. 우리가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의 탄소발자국이 생각보다 높아서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세계 곳곳에서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음식물 쓰레기로 발생하는 세계의 온실가스의 규모를 국가로 환산하면 어느 정도일까? 우리나라는  매일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하루 1만 5,680 톤에 달하고,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5570만톤에 이른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음식물 쓰레기도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물에도 발자국이 있다?

우리가 신경 쓰고 관리해야 하는 발자국이 탄소 발자국만 있는 건 아니다. 탄소 발자국처럼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총량을 측정하는 지표인 물 발자국(Water Footprint)도 중요하다. 유한한 자원인 물을 무분별하게 뽑아내는 바람에 물이 고갈되는 지역이 발생하는 등 물 자원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음식이나 식재료 관련해 사용되는 물의 양도 생각보다 많다.

1kg을 기준으로 닭고기는 435, 돼지고기는 5,988, 양고기는 10,412를 소모한다. 치즈는 3,178이고 버터는 5,553 정도이다. 탄소 발자국이 큰 소고기는 물의 소모량도 무려 15,415나 된다. 육류나 낙농 관련 식재료나 음식은 대체로 탄소발자국과 물발자국 모두 큰 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커피의 물 발자국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생산 및 소비 과정에서 소모되는 물이 18,900l에 달한다고 한다. 사실 커피는 탄소 발자국도 닭고기보다 높다. 누구나 커피를 마실 정도로 일상적인 음료가 되었지만, 환경적으로 이로운 점이 없다는 건 무척 아쉽다. 요즘 카페를 중심으로 인기를 끄는 과일인 아보카도도 물 발자국과 탄소 발자국이 큰 대표적인 과일이다. 뿐만아니라 경작지 확보를 위한 산림 파괴 문제도 심각하고, 지하수 고갈 같은 문제도 일으키는 작물이다.

탄소발자국과  발자국, 어떻게 줄여야 할까?

탄소 발자국과 물 발자국, 이 두 가지 지표, 내가 먹는 음식을 통해 어떻게 하면 낮출 수 있을까?

첫 번째 해결책은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겠다. 방법은 간단하다. 장을 보기 전에 리스트를 만들어 과도한 음식물 구매를 피하는 것이다.

두 번째 해결책은 가능하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가급적 가까운 곳에서 재배된 식품을 사는 것이다.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일부 협동조합에서는 식재료를 어떤 환경에서 재배했는지 상세히 설명해 주고, 우리의 식탁에 오는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발자국도 계산해서 알려준다.

세 번째 해결책은 바로 육식을 채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아보카도처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채소나 과일에서 비롯되는 탄소 발자국과 물 발자국은 육류보다 현저히 낮다. 탄소발자국의 경우 평균적으로 10~50배 정도 차이가 날 정도이다. 사과, 감자 같은 채소나 과일은 물론, 두부, 오트밀, 두유처럼 식물을 기반으로 만든 음식도 탄소 배출량이 많지 않다. 해서 채식을 하면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것뿐 아니라 환경도 지킬 수 있다. 식물성 음식만 섭취하는 비건이 제일 좋지만, 베지테리언이나 하루 한두 끼 정도 채식을 하는 플렉시테리언이어도 환경적으로 적지 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

2021, 하얀술과 함께 발자국을 줄여봐요!

막걸리 애호가, 양조인 여러분. 2021년을 맞이해 내가 만드는 수많은 발자국을 줄여보기 위해 실천적 목표를 세워보시죠. 술은 쓰레기 ZERO, 화석연료 소비 ZERO인 하얀술 막걸리 파우더로 만들어 드세요.

그리고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쉽고도 효과적인 방법인 채식을 시작해보시죠. 채식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도, 매 순간 채식을 할 수 없어도 괜찮습니다. 하루 한 끼만이라도 실천할 수 있다면 좋은 시작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그린피스의 <채소 한 끼, 최소 한 끼> 캠페인에 서명하면 더 좋겠죠? 지금 바로 동참하세요.(이상 온 가족이 그린피스 회원인 우리 가족의 제안)

해서 이 글의 많은 부분은 그린피스 통계와 주장을 참고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막걸리, 거친일상의 벗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