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얀술 Mar 08. 2021

식미 테스트

우리나라 쌀 식미 차트가 가능할까?

우리나라 쌀 식미 차트가 가능할까?

일본 스즈노부 쌀가게가 매년 결정하는 일본 쌀의 품평은 일본 쌀의 순위를 결정할 정도의 공신력을 갖고 있다. 스즈노부 쌀가게가 취급하는 쌀은 일본 전지역의 지역별 특산 품종 쌀을 취급한다. 예를들면 홋카이도의 대표 특산 품종인 유메삐리카는 단백질 함량에 따라 구분하거나, 이와테현의 은하의 눈물, 달빛, 첫눈, 금색의 바람 등의 다양한 품종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스즈노부의 품평은 좋다, 나쁘다의 구분이 아니다. X축은 딱딱하다, 부드럽다를 표시하고, Y축은 담백한 아침, 찰기있는 저녁을 표시한다.  

2020년 12월 3일 스즈노부 쌀가게가 품평한 일본 쌀은 부드럽고 담백한 아침 쌀로 사사니시키를 선정했다. 딱딱하고 담백한 아침 쌀로는 田含館村青天の露霊을 선정했다. 단백가 6.3 이하의 홋카이도의 유메삐리카는 부드럽고 찰기있는 저녁 쌀로 올 해 최고의 품평을 받았다. 나가노 밀키퀸은 조금 딱딱한 찰기의 저녁 쌀로 선정되었으나 이바라키 밀퀴퀸은 많이 부드첩과 찰기있는 저녁 쌀로 선정되었다.



일본의 쌀 경쟁력은 철저한 품질관리에 있다. 각 지역에 맞는 벼 품종 개발은 쌀의 브랜딩화를 정착시켰고, 보관, 유통과정의 철저한 품질관리는 높은 가격의 쌀을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바탕이 되었다.

일본은 농가에서 수확된 쌀은 건조, 저장, 도정 과정을 거치는데 이 모든 과정은 라이스센터(Rice Center)에서 이뤄진다. 우리나라도 수확된 벼는 콤바인 등 운반 차량으로 미곡종합처리장(RPC, 알피시)에 입고된 뒤 건조, 저장, 도정 등의 과정을 거친다.

이때 우리는 대부분 품질이나 품종 구별없이 섞는데 반해 일본은 벼 투입구부터 분리해 품종 간 혼입을 철저히 막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 생산된 같은 품종이라고 해도 매년 품질이 다르고 매년 판정 등급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기때문에 농가는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매년 고품질의 쌀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한다.

라이스센터(Rice Center)에 입고된 쌀은 가장 먼저 육안으로 품질확인 작업을 거친다. 싹이 나지 않았는지, 품종이 섞인 것은 아닌지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 특히 비가 와서 습도가 높은 날씨에는 젖어서 썩을 수 있기 때문에 육안 확인 작업을 거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육안 확인 작업에 통과한 쌀은 계량을 거쳐 10톤 규모의 건조기로 들어간다. 건조가 끝나면 잠시 열을 식혔다가 정제기를 통과하면서 현미가 되고, 석발기에서 이물질이나 돌을 걸러낸다. 도정된 쌀은 색채 선별기에서 검정색, 갈색 등 색깔별로 분류되며 마지막 자동포장 단계를 거쳐 보통 1톤 단위로 출하된다. 작은 봉투를 대고 쌀을 받으면 30㎏ 정도 소포장도 가능하다. 최종 단계의 쌀은 검사원에게 샘플을 보내 1~3등급으로 등급이 매겨진다.

등급을 나누는 기준은 모양, 맛, 성분이다. 도정돼 나온 쌀을 먼저 눈으로 봤을 때 깨끗한 지, 깨진 곳 없이 형태가 온전한 지가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일본쌀은 모양이 온전한 완전미 비율이 대부분 90% 이상이다.

깨지거나 흠이 있는 쌀은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단백질 함량이 많을수록 밥맛은 떨어진다. 포장지에 기재된 생산이력 및 제조과정은 판매 직전 판매업자의 의뢰를 받아 일본곡물검정협회에서 인증서를 발행한다. 그만큼 소비자의 인증마크에 대한 신뢰가 대단하다.

이렇게 나온 쌀은 일반미 중 70%가 식당, 공장 등 업무용으로 유통되고 30% 정도가 가정용으로 판매된다.

구구절절 일본 라이스센터(Rice Center) 과정을 열거한 이유는 우리나라 쌀 유통의 문제점 중 하나가 쌀값을 적게 받는 알피시에서 많이 받는 곳으로 불법유통시키는 것인데, 일본처럼 품종별, 지역별로 건조, 저장, 도정하고 유통하면 전라도 쌀이 경기미로 둔갑하는 경우가 없겠다는 상식적인 생각때문이다.

일본처럼 쌀의 품종별, 생산지별 구분이 분명하고, 건조, 저장, 도정의 품질관리가 적정 수준을 유지할때여야 우리 쌀도 스즈노부 쌀가게처럼 쌀 식미 차트를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언젠가 신뢰할만한 우리나라 쌀의 식미 차트를 만들어 보고 싶다.


스즈노부 쌀가게는 물론 일본의 모든 쌀가게는 현미를 유통한다. 사진의 백소미는 지역 쌀보다 농약을 50% 절감했고, 질소 비료를 50% 절감한 쌀이다. 가격은 현미 기준으로 표기해 놓았다. 백미  1kg를 얻으려면 도정으로 깎여나가는 10%를 감안해 현미 1.1kg를 구매해야 한다.


구매한 현미는 즉석에서 무료로 원하는 정도로 도정해 준다. 스즈노부 쌀가게에는 세 종류의 서로다른 정미기가 있다. 정미기 간의 차이는 특별하지 않다면서도 바쁘지 않으면 야마모토 정미기를 사용한다.(내가 있는 동안 몇 차례의 정미는 모두 야마모토 정미기를 사용했다.)  내 조사, 경험 기준 일본 가정용 정미기의 시작은 야마모토 정미기이고, 판매량도 매해 일등이다. (평균 연간 15만대)


日本炊飯協
ごはんソムリエ
이정희


#スズノブ   #スズノブ  # 스즈노부 #스즈노부쌀가게 #식미차트 #식미평가 #도정 #RPC #가장용정미기 #저온정미기 #야마모토 #하얀쌀 #하얀술

매거진의 이전글 버미큘라 밥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