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얀술 May 10. 2021

막걸리 날벼락

문화재청, 국립민속박물관의 내부 총질



문화재청과  국립민속박물관의 수준이 같다고 생각했다. 혹시나 해서 찾아봤더니 내가 지적한 얼마 전 국립민속박물관의 막걸리에 대한 저급한 정의를 그대로 문화재청이 차용하고 있다.


“막걸리의 ‘막’은 ‘마구’와 ‘빨리’, ‘걸리’는 ‘거르다’라는 뜻으로 ‘거칠고 빨리 걸러진 술’을 말하며 ... 제조 과정이 간단한 만큼 그 값이 저렴하여” 라고 생각하는 양조인이 도대체 누구이길래(국립민속박물관은 이 정의를 양조 전문가들에게 자문받았다고 했다.누군가?) 이런 얼토당토 않은 막걸리 정의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 근거로 내세우나!


막걸리는 장날에 맞추어 담아놓은 술을 한나절 전에 독촉하는 부지런한 장돌뱅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급하게 희석해서 맛이 제대로 어우러지지 않은 것을 설명하는 ... (이제) 막 걸러서 아직 술과 물이 어우러지지 않은 맛에 대한 미안함을 언급한 ‘막’으로 ... 우리 일상문화 접두사이다.


단순한 일례로 여름에는 막걸리 항아리 온도를 내리기 위해 물(마음껏 사용할 일상이 아니었다)에 채워 온도를 내리지 않으면 효모가 열 손상을 입어 발효가 중지되거나 맛이 나빠졌고, 겨울에는 솜이불(난방 역시 마음껏 사용할 일상이 아니었다)로 항아리를 감싸 열을 보태지 않으면 효모가 얼어죽어 발효가 되지 않았다. 간단한 제조는 현대의 상업양조에서 간편해졌을 뿐 전세계 어느 발효도 간단한 발효는 없다. 일상 문화로 정착한 일상 민속의 가치를 자본주의적, 경제적 잣대로 폄하하는 문화재청과 근거를 제시한 국립민속박물관에 분노를 전한다. 누구를 위한 문화재청이고 국립민속박물관인가? 자본주의의 잣대로 영혼없이 일상 민속 문화를 재단하는 천박한 기관인가!


문화재청과 국립민속박물관의 정의대로라면 하몽, 치즈와 낫토, 와인, 맥주도 간단한 제조 과정이어서 값이 저렴해야 하는 데 ... 그들이 각각의 가치를 경제의 논리로 정의하고 있는가?


옛어른들의 귀한 경험을 문화의 귀함으로 존중해야할 문화재청과 국립민속박물관의 존재 가치가 막걸리 정의 수준이라면 폐쇄각이다.



나라가 나서서 일상 문화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지 않으니 김치, 기무치가 우리 것이라고 동동거리면 뭐하나. 우리 일상 문화를 천박한 것으로 앞서서 규정하면서. 니고리자케가 막걸리를 전수한 결과라고 우기는 우쓰꽝스러운 꼴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단말인가? 차라리 우리 일상 민속문화는 문화재청과 국립민속박물관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편이 낫다. 누군가의 표현대로 문화재청과 국립민속박물관은 내부 총질을 하고 있다.


https://www.cha.go.kr/newsBbz/selectNewsBbzView.do?newsItemId=155702643&sectionId=b_sec_1&pageIndex=1&pageUnit=10&strWhere=&strValue=&sdate=&edate=&category=&mn=NS_01_02


매거진의 이전글 막걸리, 거친 일상의 벗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