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진상
벼 연구 분야의 대가로 불리는 한 일본 학자는 밥맛에 있어서 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품종에 따라 40% 정도라고 한다. 환경이나 시비량, 재배기술로도 밥맛의 절반밖에 바꾸지 못한다는 뜻이다. 종자 개발을 하는 이유이다.
위의 표현은 일본의 벼 품질관리를 전제로한 구분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환경이나 시비량, 재배기술이 수준도 그 차가 일본에 비해 표준적이지 않아서 같은 품종이어도 일본에 비해 월등히 품질이 좋은 벼가 많기도 하다.
헌데 왜? 우리나라 밥은 일본밥에 비해 덜 맛있을까?
가장 큰 원인은 벼의 품질관리에 있다.(이 부분은 할말이 너무 많다) 해서 적어도 변성, 산패된 겉이라도 밥하기 전에 재도정해야 하고, 적은 양을 사되 1주일 이내 도정한 쌀을 사서 한 회 밥하기 분량만큼 소분해서 냉장 보관이라도 하는 것은 임시 방편일 뿐이다.
우리나라 벼 품질관리는 언제쯤 … 하게 될까?
20여년간 개인육종 포장을 운영하면서 700여 계통의 육종자원으로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는 조유현 박사. 1996년 일본 규슈농과대학 유학시절부터 벼 육종 연구를 시작해 국내에 들어온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대한민국 벼 종자 개발을 해왔다. 조유현 박사의 벼 육종 목표는 맛 좋은 품종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생산-소비되는 〈추청〉(고시히카리) 품종과 2000년대 중반 일본에서 도입된 〈밀카퀸〉 품종을 경쟁상대로 삼고. 수년간의 배양과 특성 검정, 재배 시험을 거친 끝에 우리나라의 기후환경에 알맞고, 밥맛이 한국인의 맞는 중간찰벼인 〈진상〉 품종을 육성하여 특허청에 품종보호 출원했다.
〈진상〉은 그동안 우리나라 대부분의 농가에 생산하였던 일본 품종을 대체할 품종으로 개발한 품종으로 2016년 대한민국 우수품종상 수상하기도 했다. 수년간 각고의 벼 육종 연구개발에 몰두하여 생산하게 된 〈진상〉 품종은 경기도에서 시식평가회를 열었는데, 평가에 참여한 315명중 236명이 이 품종을 최고로 꼽았다고 한다. 현재 경기도에서는 여주를 중심으로 〈진상〉품종을 경기미의 주력 벼 품종으로 관리, 육성하고 있다.
〈진상〉 품종은 2013년에 농림수산기술기획평가원(농기평)의 연구개발 지원(원자력발전소와의 품종 변형처리 연구개발 프로젝트 협동과제 315025-03-1-HD030, 전체과제 315025-3)을 받아 ㈜경성미에서 충남 당진군 면천농협 미곡종합처리장, 경기 수원시 연합 미곡종합처리장과 MOU를 체결해 계약 재배되고 있다. 서울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등이 주 출하처이고, ㈜경성미의 ‘싱싱미’,‘진상미’, 면천농협 ‘해나루 진상미’. 수원시 ‘수라청 진상미’ 등으로 생산-판매되고 있다.
헌데 중간칠벼라는 여주 <진상>은 씹는 맛, 찰기, 탄력이 적다. 부드러운 쌀이라기 보다는 처지는 느낌의 쌀이다. 맥이 없다고나할까?
빕맛의 40%를 담당한다는 종자는 그렇다쳐도, 환경이나 시비량, 재배기술은 안정적인지 의문이다. 종자와 환경이나 시비량, 재배기술이 적정하다면 품질관리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 싶다.
해서 진상은 발뮤다 더고항에서는 맥이 없어서 당황스럽고, 버미큘라 라이스팟에서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낫다. 육안으로 봐도 힘이 없어 보인다. 전체적으로.
발뮤다 더고항에서의 진상 밥을 푸면서 밥이 무르고, 힘이 없어서 놀랐다. 씹느맛, 찰기, 탄력도 없어서 밥의 식감으로는 부적당한 편이다. 씹기에 어려움이 있는 유아, 노약자 밥용쌀로 쓰임이 있겠다. 역시 더고항의 특징인 마찰없는 밥이라 형태의 손상도 없이, 내솥 면으로 올라오는 완성 밥의 단면은 볼수록 신박하다.
버미큘라 라이스팟에서의 진상은 발뮤다에 비해서는 조금 더 힘이 있지만 고시히카리에 비하면 힘이 없다. 치아가 성치않은 유아, 노약자용 밥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