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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술 Aug 11. 2017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동의보감과 천기누설에 없는 위대한 생태음식 이야기

내가 [동의보감]  꼭 같이 보는 책은 최철한 한의사님의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이다. 서문 어드메에 내 이름 이름 ' 이정희 ' 세 글자가 적힌 때문은 아니다.


나는 저자와 함께 꼬박 1년동안 [동의보감]을 읽었다. 저자의 본초학은 더할 나위 없이 진지했다. 본초의 총체적 모습을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따라 뿌리부터 줄기, 잎, 꽃과 열매까지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으로 생생하게 보았다. 필요에 따라서는 중국(동의보감은 중국 의학서 100여권을 편집 정리한  위학서) 산야의 본초를 살펴 보기도 했다. 물론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으로. 서문의 ' 이정희 선생님 ' 은 내가 맞다는 뜻이이기도 하다.




이 책 서브 타이틀이 '동의보감과 천기누설에 없는 위대한 생태음식 이야기' 이다. 허나 막상 책을 보면 [동의보감] 인용을 자주 접하게 된다.


저자의 이력은 나야 물론 잘 알고 있지만 책 날개를 통해 읽어두자.



서울대 화학과 청년이었던 저자는 건강으로 병원에서조차 그의 생명줄에 희망을 갖지 못한 어느 날, 정확히는 이리저리 치료법을 찾아헤메다가 한의학 치료가 미약한 효과를 보이는 것을 알게 된다. 이후 수 년을 산에서 지내면서 자가 치료를 한다. 기적처럼 학업이 가능할 정도가 되자 경희대학교 한의대를 다녔다. 산 속 생활과 자료를 한의학적 시각으로 정리해 본초학 박사가 된 경위이다,


이 책은 [동의보감]을 발췌했거나, 요약 정리한 책이 아니다. 서브 타이틀에서 밝힌 것처럼 ' 동의보감과 천기누설에 없는 위대한 생태음식 이야기 ' 에 관한 책이다.


서문을 읽어보자.



맞다. 인삼에는 산삼이 겪은 투쟁이 없다. 해서 인삼 천 뿌리가 산삼 한 뿌리를 대신하지 못한다는 것은 약성에 시각을 둔 한의학 본초학적 해석이다.


음식 식료 또는 약선 요리와 한의학 본초학은 그 시선이 많이 다르다.  이 책의 목차를 따라 읽어 보자. 음식 식료나 약선 요리 식료의 시선으로 또는 아무런 선입견 없는 시선으로.



물로 시작해서 술을 지나 쌀에 이른다. 다음의 33가지 물을 따라 읽은 후에 나에게 맞는 물을 찾아보자.



자연과 인공은 21세기 논쟁꺼리 중 한 가지다. 저자도 언급한다. 자연에는 있고 인공에는 없는 것을.



최근에 음식학을 공부하면서 돌발적으로 [동의보감]이 인용되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그 중 단군신화의 쑥에 관한  논의를 살피면서 [동의보감] 쑥을 살핀 적이 있다. 개똥쑥을 언급했고, 개똥쑥 정제유를 먹고 고생한 기억을 나누었다.


개똥쑥은 최근 말라리아 치료 물질을 추출한 약재로 유명해 진 본초이다. 저자는 개똥쑥을 성분을 추출한 말라리아 치료제가 부작용이 생기는 것에 물음을 한다. 그리고 덧붙여 추출 성분이 아니라 개똥쑥 전초를 복용하면 부작용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자체가 지닌 약성 물질의 부작용을 완화시키는 힘이 있다. 건강한 음식으로 통곡식, 통먹거리를 강조하는 음식 논의와 맥을 같이하는 한의학 본초학의 입장이다.


책은 마치 음식이 품고 있는 약성을 들여다 보는 돋보기 같다. 책을 따라 읽으면서 내 몸에 필요한 물, 술, 식료와 쌀을 찾아볼 수 있다. 찾는다면 오늘부터 당장 내 밥상 차림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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