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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술 Aug 16. 2017

소금

제갈공명의 소금


간장소금=석장 石醬 을 알아차리기까지 간장소금을 씻어낸 세월이 어언 20여 년 전이다.


간장소금은  간장 항아리 밑에 깔려 굳은 소금 결정체이다. 석장 石醬 또는 암장 巖醬 이라고도 한다. 아이가 들어갈 만한 크기의 간장 항아리가 바닥을 보일 무렵 장 항아리 바닥에서 본 간장색 소금 덩어리들. 장 소금믈을  너무 많이 넣었나? 싶었다. 그땐 그 간장 덩어리가 장 맛을 짜게 할까봐 뜨거운 물에 녹혀 씻어내느라 고생 좀 했다.


내가 경험한 소금간장은 장 항아리  바닥에 깔려 있었다. 헌데 소금간장이 간장 위로 떠오른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프랑스 게랑드 소금중에  플뢰르 드 셀 fleur de sel 이라는 꽃소금이 게랑드 염전 위에 꽃처럼 뜬 소금을 말린 소금이라는 것만 알았지, 소금간장이 간장 위에 뜬다는 소리는 처음 들었다.


소금은 왜 뜰까?



소금(common salt)은 염화 나트륨(NaCl, Sodium chloride)을 주성분으로 하는 짠 맛의 조미료로 식염(食鹽, table salt)이라고도 한다. 체액에 존재하며, 삼투압 유지에 중요한 구실을 하므로 사람이나 짐승에게 공히 중요한 물질이고, 체액이 알카리성을 띠도록 유지하여 완충 물질로는 산과 알칼리 평행을 유지시켜 준다.


위키백과에서 소금의 영양 성분을 살펴보자.


영양성분
소금
1회 제공량당 함량 100g
열량(kcal) 0
지방 0 g
포화지방 0 g
다불포화지방 0 g
단일불포화지방 0 g
콜레스테롤 0 mg
나트륨 38,758 mg
칼륨 8 mg
탄수화물 0 g
식이 섬유 0 g
당류 0 g
단백질 0 g
비타민 A 0 IU

비타민 C 0 mg
칼슘 24 mg

철분 0.3 mg
비타민 D 0 IU

비타민 B6 0 mg
비타민 B12 0 µg

마그네슘.   1mg


소금의 영양성분은 나트륨이 주성분이고, 칼슘, 칼륨, 마그네슘, 철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소금이 다 같을까?  소금별 성분 비교 분석표를 보자.



대부분의 소금 성분을 분석할때는 주성분인 나트륨 외에 칼륨, 칼슘, 마그네슘, 철분 등의 네 가지 성분을 분석함을 알 수 있다.


분석표에서 비교 선택한 소금을 보니 국내소금(일반소금), 죽염, 프랑스 게랑드 소금, 히말라야 암염 등의 소금을  비교 선택한 것을 알 수 있다. 선택한 소금들은 성분의 차이가 뚜렸하다. 소금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염전에서 증발 채취한 소금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


도대체 인류가 사용하는 소금은 몇 종류나 될까?


소금 제조법에 따른 보편적인 소금은 다섯가지 정도이다.

1. 암염(천연으로 산출되는 염화나트륨의 결정)을 채굴하는 방법 (유럽, 북아메리카)



2. 염전에서 천일 제염법으로 만드는 방법 (서유럽, 멕시코, 오스트레일리아, 한국 등)



3. 해수를 농축하여 끓여 결정을 분별해 내는 방법



4. 식염천 등의 소금물을 가져와서 끓여 결정을 분별하는 방법



5. 공업적인 제조법으로는 암모니아-소다법(솔베이법)·르블랑소다법(르블랑법)·전해(電解)소다법(전해법)의 세 방법이 있는데, 현재는 암모니아-소다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암모니아소다법은 식염의 포화용액에 암모니아가스를 포화시키고, 여기에 이산화탄소를 통과시켜 탄산수소나트륨을 만들고, 이것을 가열하면 생긴다.

르블랑법은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식염과 황산을 반응시켜 얻는 황산나트륨을 탄소로 환원시켜서 이것과 탄산칼슘으로부터 얻는다. 또, 전해소다법은 식염수를 전기분해하여 수산화나트륨을 만들고, 이것에 탄산가스를 가해서 얻는다. 유리·비누·수산화나트륨·탄산수소나트륨 등의 제조원료로 사용되며, 알칼리로서 종이·펄프의 제조, 염료의 유기합성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된다.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소금 획득방법 중 하나가 암염이다.  먼 옛날 바다였다가 육지가 된 곳의 경우 지하에 소금이 굳어 돌이 된 소금광산이 있는데 이를 캐거나 광산 안에 물을 집어넣어 녹인 소금물을 채취하여 정제하는 방법으로 소금을 얻었다. 암염은 전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심지어 디트로이트처럼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암염광도 있다.


암염은 본래 바다였던 곳이 육지가 된 곳이니만큼 바다 생물들의 유기질이 많았고, 석유가 통과하지 못하는 지질이기 때문에 암염의 근처에는 언제나 석유나 천연가스가 있었고 이를 채취하다가 천연가스, 석유가 터지기도 하는데, 전자는 폭발사고를 일으켰고 후자는 소금을 못 쓰게 만드는데 지금은 천연가스, 석유를 찾기 위해 암염을 찾고 있기도 하다. 또 이런 곳에서 소금을 너무 많이 캐는 바람에 싱크홀이 발생한 도시도 있다. 천일염에 리튬, 요오드, 수은 등이 혼입되는 것과 같이 암염도 주변 지질에 따라 온갖 광물이 섞여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어서 암염에는 철이나 알루미늄 산화물 등이 함유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세계적인 소금 생산 비율을 따지면 바다에서 얻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고, 전세계 소금의 약 90% 정도가 암염(돌소금)일 정도로 대부분 호염이나 광산에서 캐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서해안에서 염전이 제법 있다보니 바다에서 소금을 얻기 쉽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바다에 접한다 해도 비가 많이 온다거나 바닷물을 온전히 가둘 수 있는 지형이 아니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염전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곳이 더 많으며, 실제로 과거 한국에서 소금이 귀한 지역중 하나가 바다 한가운데 있는 제주도였다. 옛날 기록에는 제주도에서는 해초에 달라붙은 소금을 모아쓰거나 바닷물에서 소금을 분리하지 않고 그냥 바닷물에서 수분을 어느 정도 제거한 고농도 소금물을 소금 대신으로 썼다는 기록이 있으며 갯바위를 이용해 소금을 얻은 유적도 남아 있다.


우리나라는 염전에서 소금을 얻는다.




일본은  1970년대에 일 본 전역의  염전을 없애고 나서 모든 소금을 천일염에서 기계염이나 수입산 재제염으로 대체하고 있다.


일본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아게하마식"이라는 제염법을 이용한 염전에서는 약 500 년 전과 거의 같은 방법으로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소금을 만든다. 염전이란 소금을 만드는 토지를 일컬으며, 암반 위에 흙을 깔고 다진 뒤 그 위에 모래를 덮는다.



프랑스는 매년 300만 톤 정도의 소금을 생산하는 소금강국이다. 주로 지중해 쪽에서 산업적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 지중해쪽 염전과 암염, 기계염 등이 주종을 이루며, 수작업 의한 천일염 생산은 대서양쪽 염전의 게랑드에서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의 서부 브르타뉴 지방에 위치한 게랑드 소금의 역사를 볼 때, 해염생산은 기원전 800년에서 50년 사이에 농축한 염수를 불로 증발시켜 소금을 채집하였다.


프랑스 게랑드 지역의 소금 채염지는 16세기에서 18세기에는 무려 3백50곳이나 되었다. 18세기 들어 고기를 소금에 절이는 제품이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유럽 각지에서 수요 급증에 따라 프랑스에서 소금은 철과 함께 주요 전략산업으로 세입의 태반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급속한 공업화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전통적 생산방식을 고수해온 게랑드 염전은 급속히 침체되었다. 프랑스 동부와 남프랑스 지역의 염전들이 가파르게 공업화되면서 서부지역의 소금 생산량은 크게 위축되어 급전직하하는 침체기도 있었다.


오늘날 명품 고가의 게랑드 소금의  시작은 50여년도 되지 않는다. 1972년 게랑드 염생산자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조합을 통해 소금가격의 상향조정 등 권익을 향상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면서, 전통적 소금생산방식을 선진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1979년부터 소금장인 양성센터를 만들어 후계자 양성에  집중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게랑드의 소금이 세계적 명품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치열한 프로정신의 발로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게랑드 지역의 소금생산이 무엇보다 안전성에서 대호평을 받고 있는 것은  이곳 염전지역이 생태 보호지역이어서 공업지역에서 충분히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주 도로(고속도로, 국도 등)로부터 500m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할뿐더러 농약이나 화학비료, 양계장, 양식장, 집중 생산시설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체 엄격하게 운용되고 있다.


생산 이후 세정은 허용하지 않고 화학처리를 하지 않는 목재도구만 사용하며, 태양이 아닌 열에 의한 직접건조는 엄금하며, 일체의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이런 치열한 노력에 대가로 게랑드는 프랑스농림수산청이 최우수 식품에 주어지는 빨강 라벨(Label Rouge)을 1991년에 획득하였다. 소금의 과학 성분검사, 박테리아 검사, 그리고 맛과 모양 및 색에 대해서는 1년에 4번, 기업의 일반검사(설비 위생검사)는 1년에 1번, 예고 없이 하는 검사 4번 등의 엄격한 검사과정을 필수 통과해야 한다.



게랑드는 람세스협약에  따라 친환경 지역으로 보호 받고 있다, 게랑드는 고도의 친환경 소금생산에 주력할 뿐 아니라 유통에도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었다. 게랑드는 소금의 가치증진 및 명품화를 위해 지역단위 공동조직을 구성해 철저한 품질관리 및 공동브랜드 개발과 공동판매에도 박차를 가해왔다.

게랑드 소금생산자 협동조합 성원들은 무엇보다 최상의 세계적 명품 소금생산에는 치열한 장인정신이 깃들여야 함을 절감한다. 이에 게랑드 염생산자 협동조합은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1979년 소금장인 양성센터를 설립하기 이른다. 경제학, 생물학, 지층학, 지리학, 농업경영학, 환경학, 생태학, 정보공학, 기상학 등을 포함하여 10개 과목의 이론과 실기해설을 8개월간 집중 조련하면서 최종시험에 합격하면 제4수준의 국가자격, 농업개발책임자 증명서를 부여하여 이들의 위상 제고에도 지대한 공을 들여왔다.


프랑스의 식음료 백화점에는 소금 제품만 수십 가지가 진열돼 있다. ‘게랑드의 최상의 천일염 명품 ‘플뢰르 드 셀’(Fleur de sel)은 여기에서 최고급 유기농 소금으로 대접받는다.

게랑드의 천일염 생산은 신이 내린 천혜의 자연조건에 감사해야 한다. 게랑드의 천일염 생성은 태양의 광선이 강하지 않아서 조금씩 결정(結晶)이 진행되는 단점에도 양질의 소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상의 요건이다.



최상의 플뢰르 드 셀은 게랑드 염전의 물위에 꽃처럼  떠 있는 소금을 걷어 만드는 소금이다. 주로 완성된 요리와 함께하는 최고의 테이블 소금으로 ‘루이 14세’가 즐겨했다 해서 황제의 소금이라고도 하며, 워낙 고가에 미식가들이 선호하는 소금이어서 ‘소금의 캐비어’라고도 불린다. 그 색이 연한 보라색이 비치는 회색이라  플뢰르 드 셀의  포장에는 보라색을 쓴다.


중국 최대의 염전은 창루염전이다, 해안선을 따라 끝없이 늘어선 염전은 비행기에서 내려다 봐도 끝이 없다. 30여km에 이르는 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창루염전에서는 연간 2000만여 톤을 생산하는데, 이는 중국 소금생산량의 4분의 1이나 된다.



사천성의 한 오지마을에 작은 규모의 염전이 있다. 이곳에선 여인들이 오로지 맨 몸으로 염전을 만들고,보수하면서 샘에서 염분의 물을 길어다가 염전에 붓고, 햇볕에 물을 말려서 소금을 만들고 있다. 차마고도에서 소금을 만드는 방법이다.



현대 중국의 소금 만드는 방법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제갈공명은 소금을 만들었다. 현대의 소금은 바다에서 얻어내는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아직 해염海鹽의 생산 기술이 발전되지 않았던 고대에는 다른 경로로 소금을 추출해 사용하곤 했다. 제갈공명이 주목한 것은 지하수에서 정제되는 소금인 정염井鹽으로, 촉한에서는 유비 생전에 이미 염부鹽府라는 전담 부서를 통해 소금의 전매정책을 실행했다. 제갈량은 이를 더욱 발전시켜 소금의 생산력 강화와 품질 향상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는데, 이 방면에서 그의 노력은 대단히 성공적이어서 파촉 지역의 소금은 제갈량 생전은 물론 촉한이라는 국가가 사라진 뒤에도 큰 명성을 떨쳤다.
 
 한편 제갈량은 소금이 백성들의 생활에 직결되는 상품인 만큼 세금을 어떻게 부과하느냐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접근했다. 소금의 가격을 높이면 그만큼 국가의 세입은 늘어나겠지만, 소금이란 게 누구든 먹지 않을 수가 없는 중요한 조미료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가격을 높였다간 국가가 백성들의 돈줄을 휘어잡고 좌지우지하는 모양새가 되기 쉽다. 때문에 제갈량은 소금의 가격은 그대로 둔 채 품질 향상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하여 세입과 민간 양쪽에 대한 이익을 보장하고자 했다. 재정은 재정대로 확충하고, 민생도 안정시키고자 한 현명한 구상은 곧 그에 걸맞는 소금 산업의 비약적인 향상이라는 결과로 되돌아왔다.
 

제갈공명의 소금은 화정과 염정鹽井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하에 매장된 천연가스를 제갈량이 소금 생산에 이용한 것이다. 양梁나라 사람 유소劉昭는 화정과 소금 생산의 관계에 관해 화정의 불을 통해 끓인 염정의 물에서는 1곡斛에 4~5두斗의 소금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일반적인 땔감으로 피운 불로는 불과 2~3두의 소금밖에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즉 제갈공명이 소금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 함은 곧 화정의 개발과 대중화에 힘을 쏟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제갈량은 화정이 사용되는 방식을 검토한 뒤 천연가스의 배출구를 좁게 하여 화력을 강하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실제 화정에 적용했다. 흩어지지 않고 집중된 가스는 당연히 지속적이고 강한 화력을 얻어내는 결과를 낳았다. 화정의 개발과 보수가 성공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촉한은 품질 좋은 소금을 대량으로 생산하여 유통할 수 있었다. 사실상 제갈량이 소금의 생산과 유통을 발전시키고 장려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 화정의 개발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훗날 융중을 방문하게 된 이흥李興은 명을 받아 제갈공명을 표창하는 글을 짓게 됐는데, 그 가운데 위의 네 가지 연구 업적을 칭송하는 대목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대의 팔진八陳을 미루어보면 손자와 오자 때에도 없던 것이고, 목우木牛의 기이함은 쉽게 본뜰 수 없도다. 신노神弩의 공은 또한 기묘하구나! 천정千井을 가지런히 쌓으니 또한 얼마나 훌륭한가!"
 
 중국 옌징 란찬강의 소금우물은 제갈공명이 소금을 만든 방식으로 소금을 만든다.



간장소금이 간장에 뜬다는 이야기를 듣고 살핀 소금에서 제갈공명의 소금을 만났다. 제강공명이 소금을 만든 진보적 방식보다 그가 소금을 왜 만들었는지를 알게 되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차마고도의 소금과 제갈공명의 소금의 울림을 안고 게랑드 꽃소금의 부유를 기억하며 간장 위에 뜨는 소금을 만들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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