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칼날

단도직입

by Paxmn

"갈리아는 그 전체가 셋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벨가이(벨기에인), 두 번째는 아퀴타니(아키텐인), 세 번째는 그들 말로는 켈타이(켈트인), 우리 말로는 갈리(갈리아인)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 《갈리아 전기》 도입부 첫 문장


다짜고짜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은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이룰 수 없는 꿈이다.


우리는 보통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으로 짜임새를 이루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국어 작문 시간에 배운다.


그런 형식은 아니지만, 카이사르의 문장은 간결하고 명확하다.


그렇다고 신문 기자가 기사 작성하듯 무미건조한 것도 아니다.


그의 간결하고 명확한 성격이 글에서 잘 묻어난다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 이토록 정확한 현실 파악이 담긴 라틴 문학의 정수를 낳은 율리우스 카이사르. 그는 로마 역사에서 단연 압도적인 위상을 차지한다.


그의 얼굴은 각지고 굴곡이 깊으며 남성적인 카리스마가 짙게 풍긴다.


사실 그는 돈 꾸는 데도 천부적인 능력을 발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 7세의 두상


명문가였으나 오랫동안 걸출한 인물이 없었던 집안 사정 탓에 그는 검소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항상 낙천적이었던 것은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 덕분이었다.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아 형성된 균형감각,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바라보는 적극성이 저절로 몸에 배게 된 것이다.

"카이사르는 어떤 군대를 이끌어도 승리자가 되었을 테고, 어떤 나라에 태어났더라도 지도자가 되었을 것이다." — 몽테스키외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지성, 설득력, 지구력, 자제력, 지속적인 의지. 카이사르만이 이 모든 자질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 이탈리아 교과서


"인간의 약점에 대해 통찰한 셰익스피어였건만, 카이사르 같은 인물의 위대함은 이해하지 못했다. [줄리어스 씨저]는 실패작이다." — 버나드 쇼


버나드쇼와 몽테스키외


"문장은 거기에 쓰이는 언어의 선택으로 결정된다.


평소에 쓰이지 않는 말은 배가 암초를 피하는 것처럼 피해야 한다."


이 마지막 문장은 작가 카이사르의 글쓰기 철학을 엿보게 한다.


카이사르가 갈리아의 지도를 세 조각으로 나누어 설명하며 글을 시작했듯, 나 또한 내가 일궈온 주방의 새벽인문학의 문장을 단도직입적으로 펼쳐 보려 한다.


그것이 내가 평생 지켜온 삶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이다.


문득 카이사르 같은 간결 명확한 글과 삶이 닮아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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