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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본 Nov 06. 2020

기록 일기 _ 5일차

부스터 온!

어제 미국 대선 뉴스도 눈에 안 들어올 만큼 자존심에 금이 갔다. 내 실력을, 내 재량을 탓하다니! 비록 엄청난 엄친아는 아니어도 배울만큼 많이 배우고, 배우며 깨닫는것이  즐거운 나이며, 내가 어렵사리 이해한 것을 최대한 쉽게 풀어 알려주는것에 가장 보람을 느끼는 나인데. 그동안 이렇게 주는것도 제대로 안 한 학생도 처음이거니와, 그것을 선생탓으로 돌리는 학생이 처음이다. 분하다.

 

다른 학생들을 더 잘 가르쳐서 콧대를 꺾어버려야지 하는 심정으로 꼼꼼한 정리본 만들기에 돌입했다. 설명해줘도 자주 잊고, 중요 구문 표시해줘도 프린트를 잃어버리는 일이 다반사라 같은 설명을 열번하는건 정말 진이 빠지는 일이다. 정리 잘하시는 다른 분들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내 스타일과 다르면 추가하거나 변경할 것이 많기에, 이번에 싹 다 직접 만들 기로!


오늘 종일 한 단원을 마무리했다. 고등과정은 참, 길어서 귀찮기는 하다. 그러나 다 끝내고 나니 뿌듯하다. 이번에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발판으로 삼아, 뭔가 목표를 갖고 열정적으로 돌입하고 있는 느낌이다. 다른 학생들이 잘 따라와줘야 하겠지만...


내 시험도 아닌데 이렇게 목표를 갖고 달려보기 처음이다. 매번 하던 시험기간과는 다른 느낌이다. "보여줄게, 내가 누구인지!"이런 느낌이다. 축구팀 감독이 이런 느낌이겠다. 선수들을 - 학생들을 통해 실력을 발휘해 보는 것이. 이번에는 기필코 내 실력을 보여주리. 그러니 얘들아 잘 좀 따라와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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