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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본 Nov 13. 2020

기록 일기 _ 12일차

밤새도록 

무기력한 일상이 사라지고 조금씩 의욕이 살아 날 무렵,

어제 퇴근 후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친구와 통화를 했다. 

비슷한 성장 배경을 겪고, 비슷한 아픔을 겪고, 삶을 대하는 태도나 방식이 많이 닮은 친구다.

대부분 공감하지 못하는 내용도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사이.

영혼이 닮은 친구랄까?

비록 하는 일도, 성향도 다르지만 살아가는 태도와 목표, 혹은 방식이 닮았다는 점에서 소울메이트라 하겠다. 


또한, 나는 친구의 엄청난 팬이기도 하다.

미술사를 공부하고 미술을 본격적으로 감상하기 시작 한 후 친구의 작품은 항상 나의 베스트였다.

거칠지만 솔직하고, 꾸밈없이 진솔하며, 담백하게 직설적인 - 친구의 작품에는 거짓된 진심이나 장황한 미사여구가 없다. 자신 그대로를 투영하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그림. 그곳에는 아픔도 있고, 고통도 있고, 희망도 있고, 행복도 있다. 친구가 그림 자체다. 


마음 맞는 친구와 오래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기쁨이다. 에너지를 잃고,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해 진 내게 친구와의 통화를 항상 단비같다. 즐겁고 재밌는 일을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친구 또한 그렇다. 서로가 서로에게 그렇다. 


인생에서 많은 친구들이 내 옆에 있었다. 비록 대부분 진심을 통한 사이는 아니었다.진심으로 맺은 친구는 극히 적다. 그러나 진심으로 만난 친구가 적어도 이렇게 한 명은 존재한다는 것에 행복하다. 비록 거의 날밤을 새고 어제의 일기를 이제 일어나 쓰고 있다고 하나, 전혀 피곤하지 않은 이유는 마음맞는 친구와 어디에도 터놓을 수 없는 마음의 이야기를 풀며 홀가분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가막히게 재밌는 일을 해 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금 그것이 무엇인지 밝히기는 조금 창피하지만, 혹여나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면 자신있게 떠벌리고 싶은 기가막힌 일! 과연 결과가 어떠할지는 미래에 생각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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