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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본 Nov 25. 2020

기록 일기 _ 24일차

회복 

거의 일주일을 그날 전후로 고생하며, 잠도 잘 못자고 피로하고 짜증나고, 집중도 안되어서 뭣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흘려보냈다. 매달 이런 시간이 너무도 아쉽고, 아깝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저 일주일 제대로 못한 것을 다시 이어가기 위해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수 밖에.


일단, 밀린 수업 준비부터 하기로 했다. 일 가기전 그리고 일 다녀온 후 약 2시간을 소비해 수업 준비 하나를 끝냈다. 다음주 수업 준비도 해 둬야하지만, 그것은 그리 급하지 않아서 주말 정도에 하기로 한다. 아직은 풀 컨디션을 회복한 게 아니기 때문에, 오늘은 급한 준비부터 끝내고 푹 잠을 자는 것이 목표다. 일주일 동안 제대로 편히 푹 숙면한 것이 하루도 안되는 듯 하다. 지금도 너무 졸리다. 이럴때 바로 잠들어야 꿀잠을 잘 수 있다.


몸의 회복은 내일이면 돌아올 듯 하고, 약 한달 가량 마음 못잡고 떠 있던 마음의 컨디션도 이제 슬슬 잡혀가는 중이다. 철학관 다녀온게 뭐라고 다시 뭐라도 해야겠다는 의지가 막 불끈 솟아오르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난 이런 기분이 너무 좋다. 당장 해야 할 시급한 일 그런 것 말고. 무언가 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거나, 질적으로 풍요롭게 하는 도전같은 것. 그런것이 생기고, 그것을 당장 하고싶다, 해내고 싶다 그런 두근거림이 생기면 너무 행복하다. 내가 비로소 사는 것 같고, 의미없이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구나 싶어서 기쁘다. 지금, 이 기분 사실 너무 오랜만이다. 언제 마지막으로 이런 기분을 느꼈지?라고 생각할 만큼 꽤 까막득히 잊고 살았다. 


어젯밤, 또 다시 잠못이루며 문득 떠오른 것이 있다.


" 나중에 후회를 하더라도, 미련 남기지는 말자"


어릴때부터 이 생각을 갖고 살아왔다. 하고 싶은 것은 최대한 해 보자고 생각했었는데. 해보고 나서 괜히했다고 후회를 하더라도, 못해보고 나중에 미련갖기 말자고 생각했었는데, 참으로 오랫동안 이 다짐을 잊고 살았다. 그도 그럴것이 나이를 먹으면 도전의식은 떨어지기 마련이고, 현실에 갇히면 이 현실이 삶의 전부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다시 이 생각을 해 보았다. 현실을 벗어날 수는 없어도 변화 줄 수 있는 정도의 도전까지는 괜찮지 않을까 하여. 그리하여 다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여. 


열이면 열 곳. 내 사주가 평생 배우면서 명예를 쫓고, 그래야 돈도 번다고 하니. 아무래도 내게 배움의 끝은 곧 죽음이 될 것 같다. 다른 도전은 못하더라도, 배우는 것 만큼은 그래. 뭐라도 떠오르면, 하고 싶으면, 궁금하면 다 해보자. 그렇게 적어도 내 인생에 미련은 남기지 말자. 그렇게 또 한번 생각해보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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