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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본 Dec 20. 2020

TMI 대방출 _9번째

뼛속까지 INFJ

MBTI 검사가 유행 한 후 대여섯번 검사를 해보았다. 100% 할 때마다 난 INFJ다. 전세계 1%만 있다는 초 레어 유형이라는건데, 그 특징을 읽어보면 해당안되는게 하나도 없을만큼 머리부터 발끝까지 찐 INFJ다, 나는.


 이상주의자로서 현실보다 이상에 집착하고, 겉으로는 잘 지내보여도 한번 싫으면 가차없이 연을 끓고, 인내심이 많고 통창력과 직관력이 뛰어나고, 창의력도 풍부하지만 내면의 갈등이 많아 (남이 보기에)쓸데없는 고민에 자주 사로잡힌다. 하나에 꽂히면 주변신경 안쓰고 돌진하고,  내향적이지만 머릿속에는 쉴새없는 아이디어와 상상으로 가득차있고,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여 다툼이나 분쟁보다 화합과 공존을 추구한다.


다른사람의 기분이나 문제점, 고민등을 빠르게 캐치하는 공감능력도 크다. 그러나 대놓고 아는척하기보다 츤데레적인 성격으로 몰래 쓱 챙겨주거나 하는걸 좋아하는데, 막상 이걸 몰라주면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다. 말도 많고, 말도 꽤 잘해서 인싸같지만, 사실 인싸인척하는 아싸다. 혼자있을때 그렇게 편하고 좋다. 남이 시켜서 하는 일보다 계획적으로 스스로 하는 것을 즐기고, 잘한다. 내 계획에 누가 숟가락 얹는 건 참아도, 계획을 흔드는건 못 참는다.


어렸을 때 부터, 내 삶의 목표를가"선한 영향력을 풍기는 사람이 되자"였는데, INFJ를 한마디로 "선의의 옹호자"라고 한다니 이것은 데스티니다. 요즘엔 현실적인 사람이 되고싶어서 이제 그만 착한척하고 나쁜년, 미친년이 되어야지!! 다짐하고있지만. 참, 본래 이런사람이라 바꾸기가 힘들다. 나도 스티브 잡스 이런 사람이 목표이고 싶은데, INFJ 대표인을 보면 넬슨 만델라, 마더 테레사... 제3세계 어디라도 가서 무슨 일이라도 해야하나? 생각도 잠시했지만, 내가 위대한 그들은 아니라서 패스.



다만, 어릴때부터 쓰잘데기 없는 고민 - 왜 살까? 죽음뒤엔 무엇이 있을까?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까? - 등을 하면 주위 사람 다들 그런 고민을 누가하냐. 돈이나 벌 궁리를 해라. 돈도 안되는 역사는 왜 전공하냐. 이런 소리만 들었고. 나는 중문과와 사학과에서 고민 1도 안하고 무조건 사학과를 갔을 뿐이고. 후회한적 한 번도 없지만 가끔 왜 난 돈 되는 경제학과나 전문 기술과가 아니라 역사에 꽂혔나 이정도 한탄만 할 뿐인데.

 

몇년, 현실감각없는 내가 너무 싫고 역사는 좋은 내가 어이가 없고, 돈 벌 궁리도 감각도 없이 그저 정직하게만 사는 내가 답답하고, 주식이라도 해볼까하는데 진짜 아는게 1도없고. 근데 또 날릴까 무섭고.. 해서 우울했는데. MBTI를 알고 내 성향을 알고나니 위안은 되더라. 내가 이런 성격인걸 어쩌하겠어?내가 이렇게 특별한 사람이다. 생각하니 그렇게 마음이 편해질 수가 없다.


INFJ 안나오게 해볼라고 했지만, 절대 안바뀌는 내 성향. 진짜 뼛속까지 INFJ라서 그냥 이렇게 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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