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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본 Dec 27. 2020

2. 美, 미학 그리고 미술사

-  미술사는 뭐다? 

미(美)라는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과 관심은 고대부터 꾸준했다. 석기 시대 목걸이와 같은 조개 장식도구가 발견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미술의 시작이 사냥을 기원하는 등의 '생존'과 관련있었다 하더라도 그 표현법이 낙서와 달리 '보기 좋게 그려진 것'도 그러하다.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미(美) 대한 구체적이거나 체계적인 개념이 없었던 시절에도 미(美)는 예술 활동의 요소 중 하나였음에 틀림없다.  


사실, 미(美)라는 것은 한 마디로 정의내리기 어려운 형이상학적 가치다. 시대마다, 지역마다 또 문화나 세대, 이제는 개인마다 미(美)를 보는 가치가 다를 수 있다. 또한, 그 미적 가치의 대상도 다양하다. 누구는 광활한 자연을 아름다움으로 느낄 수 있고, 또 누구는 독특한 창작물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중국의 당나라때는 풍만한 여성을 아름답게 여겼고, 청나라때는 아기 발처럼 작은 발을 가진 여성을 아름다움의 대상으로 여기기도 했다. 미(美)는 또한 반드시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사랑이나 평화, 안락함이나 행복 등 추상적인 개념도 아름다움의 대상이 될 수 있고, 평등 사상이나 인류애와 같은 형이상적 가치와 진리 등에서도 미(美)를 인지할 수 있다. 미(美)의 개념을 이렇게 넓게 보자면, 인류는 시작부터 미(美)와 함께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아름다움'을 다루는 가장 유명한 학문이라 한다면, 미학이 있다. 미학(aesthetics) 이란 '미(美)' 즉, 아름다움을 대상으로 한 - 아름다움의 본질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는 철학의 한 분야로, 미술사보다 더욱 포괄적이다. 그도 그럴것이 미술사란 미(美) - 즉,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창작 또는 제작 행위 중 하나인 '미술'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술사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미술이 흘러왔고 발전해왔는지는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전통적으로 회화와 조각, 건축, 장식 등이 연구 대상이지만, 근현대 매체와 재료 등의 발전으로 스크린 프린트, 콜라쥬, 키네틱 아트 등 2D를 넘어 3D로 그 범주가 무한대로 발전 중이다. 


고대부터 미(美)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미술 활동이 지속되어 왔다고 해서 애초부터 미(美)에 대한 개념이 통일된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미술에 대한 인식조차 현재 우리가 알고있는 것과는 달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미술은 고등 학문의 하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미술가에 대해서도 '기술자'가 아니라 '재능인'으로 봐주기 시작하 것도 이 때이다. 때문에, 미학이나 미술사도 이 후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었고, 학문으로 정립되는 것은 - 그로부터 더 시간이 지난 - 18세기 이후다. 꽤 오랜 역사를 지닌 미(美)의 가치와 존재과 달리 미(美)를 연구하는 학문은 비교적 근대 학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미술사의 첫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르네상스 시대 미술사학부터 다루자고 하면 너무 서론없이 시작되는 기분이 든다. 뜬금없이 어떤 실패와 고통, 노력없이 '완성품'이 짠! 하고 나타난 것 같은 느낌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내돈내공 - 히스토리 미술사는 - 석사과정 중 진행된 강의 순서에 따라 고대 그리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시작한다. 미술이라는 개념이 확립되지 않았던 시절부터, 미(美)와 미술이 어떻게 인식되었고, 어떠한 이유로 발전하여 근대 학문으로까지 정립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미술사학의 학문적 성장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등을 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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