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찜 요리들
스포츠에 수영 연맹, 빙상 연맹 같은 단체들이 있듯이 요리 쪽 에도 그런 단체가 있다. [세계 조리사 연맹] WACS라고 하는데 요리대회와 봉사활동, 젊은 요리사의 양성 프로그램 등 요리사들에 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활동을 할 수 있는 단체이다. 나 같은 경우는 요리대회에 관련된 정보와 경험을 얻기 위해 WACS 활동을 하는데 매 년 전 세계에서 요리사들이 모이는 요리대회에 출전을 하기도 한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요리대회가 유명하고, 독일에서는 요리 올림픽이, 룩셈부르크에서는 요리 월드컵이 4년 주기로 개최가 된다. 나는 2016년 IKA 독일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출전한 이력이 있다.
내 첫 WACS 요리대회는 2011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렸던 요리대회인데, 운이 좋게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과 일정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바로 옆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요리사들을 가깝게 볼 수 있었다. 기회가 있던 만큼 고생도 더불어 함께 왔는데, 경력이나 능력에 비해 총무라는 과중한 임무를 받은 것도 있었고 막내이기 때문에 요리사의 상하관계가 군대만큼 철저했던 그 시대에 육체적인 피로도 점차 누적이 되어 갔었다. 수상의 결과에 대한 불안감은 기대감보다 현저히 높았으며 대회 6일 동안 5kg 이 빠지고 자다가 가위에도 눌릴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호텔에서 나오는 밥은 입에 전혀 안 맞았다. 아침부터 훈제연어와 빵이 나오는데 스트레스로 뒤틀린 내 위장 속에 들어 갈리 없었다. 아직 타지에서의 식사가 낭만이라기 보단 모험이었을 나이였으니 말이다. 러시아 요리 대회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힘이 들었었다.
그렇게 짧지만 강렬한 요리 대회가 끝나고, 각자의 만족스러운 결과를 품고 마지막으로 러시아에서의 관광을 할 시간이 있었다. 크렘린 궁을 구경하고 러시아의 프리마켓을 돌며 관광을 하다, 가이드의 추천을 받은 식당으로 들어갔다. 하얀 벽에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춘 그리 크지 않은 레스토랑이었다. 그 전까지의 러시아 먹을 수 있던 음식은 빵과 연어, 약간의 계란 요리가 전부 이었는데, 다행히도 그 레스토랑은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었다. 테이블 별로 삼삼오오 모여 여러 요리들을 시켰다. 비트로 만드는 수프인 하얀 사워크림이 올라간 보르쉬, 야채들과 양꼬치를 푸짐하게 꽂아 넣은 꼬치구이 샤슬릭, 그리고 감자요리와 고기 스튜가 있었는데, 바로 비프 스트로가노프였다. 보르쉬는 무가 많이 들어간 맵지 않은 김칫국 느낌이 났다. 달큼한 맛에 어쩌면 이질적인 붉은 비트의 색과 그 안에 녹아들던 새하얀 사우어 크림은 강렬한 인상을 느끼게 해 주었지만 내 입맛엔 맞지 않았다.(당시 누구의 입맛에도 맞지 않았던 거 같다) 꼬치구이인 샤슬릭은 가장 인기 있는 메뉴였다. 야채들과 함께 적당한 양의 고기들이 노릇하게 구워 나왔는데 한국에서도 많이 접해본 맛이어서 메뉴를 추가해서 먹기도 했다. 가장 기억이 남는 건 바로 비프 스트로가노프이다. 걸쭉하게 끓인 소고기 스튜에 각종 야채가 들어가고, 우리가 아는 크림이 아닌 살짝 신맛의 크림으로 옅은 갈색의 스튜와 재스민 라이스가 함께 접시에 나왔다. 재미있던 건 재스민 라이스와 함께 큰 구운 감자가 함께 제공되었다는 점이다. 감자를 으깨서 밥과 버무리고 스트로가노프 소스와 버무리니 부드럽고 풍부한 맛이 입안에 맴돌았다. 마치 한국의 갈비찜처럼 따뜻했던 그 맛은 오랜 시간 브레이 징한 고기와 야채들은 한데 어우러지고 소스는 마치 독특한 하이라이스를 먹는 기분이었는데 길고도 짧았던 러시아 요리대회를 보상받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러시아의 비프 스트로가노프는 내가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처음 먹어 보게 된 소고기 찜 요리였는데 비프 스트로가노프처럼 각 나라마다 대표적인 찜 요리가 있다.
헝가리의 굴라쉬 , 프랑스의 뵈프 부르기뇽, 아일랜드의 아이리시스튜, 베트남의 보 코 , 이탈리아의 오소부코 , 한국의 갈비찜 같은 음식들이다.
그중 프랑스의 뵈프 부르기뇽과 이탈리아의 오소부코는 한국에도 많이 먹어볼 볼 수 있는 음식들이다. 프랑스의 뵈프 부르기뇽은 와인으로 유명한 부르고뉴 지방의 향토 요리이다. 와인에 소고기를 넣고 졸이는데 과거 대부분의 소 들이 그러듯이 농사를 짓기 위해 키우던 소들이 늙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그때에 마지막까지도 농가를 위해 그 고기를 헌신을 했고, 평생을 일했던 늙은 소의 고기는 질기고 누린내가 났을 터, 육질을 연하게 하고 잡 냄새를 없애고 풍미를 더하기 위해 와인을 넣고 조리하는 방법이 발전했을 거라 생각한다. 농민들이 먹던 그 향토 요리가 약 120년 전 요리의 제왕이라 불리는 [오귀스트 에스코피에]에 의해 책으로 정립되면서 대표적인 프랑스 요리로 자리잡기 시작을 했다. 요 근래에는 조리법들도 다양해져서 처음부터 와인에 넣고 졸이지 않고, 마지막에 풍미를 더하는 방식도 있고 우둔살이나, 등심살을 사용하던 부위에서 한정되지 않고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소고기 스튜 요리의 장점만은 아직까지도 잘 이어져 내려와 따뜻하고 푸짐한 프랑스 가정식으로서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오소부코는 이탈리아 밀라노 지방에서 유래된 요리로 송아지의 정강이 부위를 화이트 와인에 푹 고아 만든 요리이다. 오소부코는 그레 몰라 타라는 레몬과 파슬리를 이용한 토핑을 얹어 먹는 게 일반적이며 18세기 이후에는 토마토소스를 추가해서 먹는 레시피로 발전을 하기 시작했다. 서민들이 먹기 편한 음식이었는데 대량으로 푹 삶은 송아지 정강이 살에 감자나 폴렌타, 리소토들을 넣어 포만감을 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한겨울 이탈리아에서는 난로 위에 끓고 있는 오소부코 냄비가 흔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송아지 다리 고기를 구하기가 아직은 힘들다. 그래서 소꼬리처럼 흔한 재료로 오소부코를 만들어 비슷한 맛을 재현하기도 한다.
한국에 대표적인 찜 요리는 모두가 다 알듯이 소갈비찜이다. 잔칫상에서 빠지지 않는 소갈비찜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한식 중 하나인데, 갈비 자체의 부위도 이미 친숙하게 접하고 있는 식자재 이기도 하고, 다른 한식에 비해 향이나 풍미가 강하지 않고 달달한 그 맛이 외국인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음식이기도 하다.
오스트리아 주연 오너 셰프 김동기 paychey@naver.com
재료
부챗살 400g, 소금 1/2Ts, 로즈메리 조금, 간 마늘 1Ts, 밀가루 1Ts, 카놀라유, 50ml, 베이컨 2줄
양파 1/2ea, 당근 1/2ea, 샐러리 반 줄기, 마늘 3톨, 토마토 페이스트 2Ts, 닭 육수 500ml, 레드와인 1컵, 월계수 잎 1장, 통후추 some , 레드와인 2컵
부챗살 밑준비
-부챗살은 한입 크기로 썰어 준 후 소금 간을 해주고 간 마늘과 오일에 버무려 준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베이컨과 로즈메리를 넣어준 후 밀가루를 입힌 부챗살을 리솔 레
해준다.
부르기뇽 소스 재료
-야채들은 곱게 다져 준 후 기름을 두른 팬에 볶아 향이 올라오면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어준다.
-레드와인을 넣고 졸여주다 술향이 옅어지면 치킨 스탁을 넣고 허브들을 넣고 10분간 끓여준다.
마무리
-부챗살과 소스를 넣고 1시간가량 끓여준다.
-레드와인을 절반 정도 졸여 준 후 위 부르기뇽과 섞어 레드와인의 풍미를 더해준다.
-데친 가니 시용 야채들은 부르기뇽에 넣고 15분가량 더 익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