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갱년기

by 시크매력젤리

코 끝마저 시린 겨울이다. 손 선풍기를 얼굴에 가져다 대고 있다. 얼굴에 열이 오른다. 얼굴은 울그락불그락 화끈 거린다. 등에서부터 뻗쳐 오른다. 간밤에도 여러 번 잠에서 깨기를 반복했다. 열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회사에서 일하다가도 열이 오르고 자면서도 열이 오른다.

수월하게 지나가길 바람처럼 스쳐가길 바랐는데 내가 이 정도로 갱년기를 겪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여성호르몬제를 다른 걸로 바꿨다. 갱년기라는 게 여자의 기능을 상실한다는 좌절보다는 몸에서 반응을 보내는 심리적인 게 한수 위인 것 같다. 자면서도 짜증이 났다. 열이 나니 깨서 이불을 걷어 치우고 자다가 추우면 이불 덮으려고 깬다. 자꾸 잠에서 깨니 미칠 노릇이다. 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다. 수면의 질이 계속 떨어진다고 생각하니 못 견디겠다. 호르몬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는 듯하다. 이래서 갱년기가 되면 우울하다고 하는 것 같다. 내 몸이 내 맘대로 되지 않으니 말이다.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될지 갈피를 못 잡겠다.


누구라도 붙잡고 살려달라 하고 싶은 심정이랄까. 당해보지 않으면 모를 고통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기도 하다. 갱년기는 이제 시작인데 커다란 인생 과제가 앞에 다가와 있는 듯한 압박에 어떻게 해치울지 고민이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해야 할 갱년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최선의 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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