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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베리 Apr 02. 2020

'나'라는 콘텐츠?

나는 어떤 모양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을까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살았는데 어느 날 돌아보니 남는게 없었다. 꾸준히 기록을 해왔지만 SNS나 일기로 나를 말하기에 너무 사적이거나 단순했다. 에이전시 회사에서 인턴을 했고 이후 다른 에이전시 회사에 들어가 1년, 영화홍보사에서 1년, 재단법인에 6개월 있었다. 정리가 필요했다. 그러면 그동안 어떻게 생각하며 일해왔고, 그 과정에서 판단하고 혹은 반성했던 것들을 나열해야 했다. 아주 늦었다고 느끼기 전에 글로 남기고 그걸 PPT로 만들어도 괜찮을만큼.


남들이 하는 것, 하고싶은 것들은 다 해보려고 했다. 공부하고 배우고 모임에 가입하면서 많은 돈과 시간을 들였다. 매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다가 그게 지겨워 내가 끝까지 해볼만한 것과 해야하는 것만 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돈을 벌기 시작하는 타이밍과 잘 맞아 들어간 덕분일까. 내 돈을 들여서 하니까 중간에 그만두고 싶어도 꼭 다 해내게 되었다. 다만, 장기 할인에 속지 않고 단타로만 등록한 모양이 한 몫 하기도 했고. 애초부터 많은 시간을 들인다고 생각하면 금새 지루해하는 내 성향을 내가 어르고 달래었다. 


영상 콘텐츠 소비는 다양하게 많이 해낸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유튜브 등 잠을 줄여서라도 틈틈히 보고싶은 콘텐츠와 인기있는 콘텐츠를 번갈아가며 엄청나게 본다. 반면, 독서량은 너무 적어서 고안해낸 방법은 독서를 하고나서는 꼭 감상문을 쓰고 또 여러 책을 동시에 섭렵하는 것. 출퇴근할때는 소설을, 잠들기 전에는 에세이 혹은 지적허영을 채울만한 것들로 보았다. 지루하지 않으니 한 권을 읽어내는 속도는 느리지만 독서습관을 만들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어떤 콘텐츠를 보든 글로 감상을 남겨야 기억에 오래 남았다. 여러 어플을 많이 써봤는데 가장 오래쓴 것은 왓챠, 최근에 쓰기 시작한 Pl@y 어플이다. 왓챠에는 총 1,127편의 영화와 309편의 TV 프로그램/드라마, 242권의 도서가 입력되어있다. 이 어플의 강점은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보여준다는 것. 입력한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정확도도 높아지고, 아무래도 좋아하는 장르만 읽는 나의 고집 덕분이겠지. 기록을 하다보니 다양한 메모와 함께 모아보고 싶어서 최근 노션을 만들어놓긴 했는데 시작이 어렵다. 이번달 안에는 나만의 아카이빙 스페이스를 오픈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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