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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베리 Jul 28. 2022

그때 갔던 싱가포르

기록하고 나면 에피소드 | 내 모든 이야기는 글감이 된다


여전히 속도가 맞지 않는 치앙마이를 견디지 못한 나는 제일 바빠 보이면서도 가까운 싱가포르로 향했다. 넷플릭스 채용공고에 지원하면 화상면접을 보는 , 싱가포르 지점. 이곳에 가면 넷플릭스 일터 근처를 가봐야지, 라는 생각뿐이었다. 정말 대표하는 음식이나 관광지 이런 거 하나도 알고 가지 않다니 지금 생각해도 내가 너무 재밌다. 흥미로운 지점이 생기면 그것만 상상하며 발걸음 옮기는  이 정도면 타고난 재능 같다. 


태국에 들어설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 탁 트인 공항, 조금 더 걸어가자 익숙한 폭포(?)가 보인다. 심카드나 환전 이런 걸 생각도 못한 채 한참 폭포 앞에 앉아있다가 돈을 조금 뽑고 교통카드만 구매했다. 공항 내 심카드는 모조리 한 달짜리로 무슨 용기가 생긴 건지 숙소에 가면 해결될 것 같았다. 택시에 올라탔고 기사 아저씨는 유쾌하셨다. 이것저것 설명해주셨는데 생각나는 건 싱가포르에 처음 왔다고 하니 혼자 돌아다녀도 안전할 거라는 얘기였다.


첫 번째 숙소는 호스텔이었다. 분명 맞게 왔는데 숙소가 보이지 않아 기사님도 건물이 빼곡히 들어찬 거리 한쪽을 뚫어져라 보셨다. 혼자 찾는 게 편할 거 같아 대충 저기 있는 거 같다고 말한 후 기사님을 보냈다. 두 식당 사이에 있던 호스텔 입구를 겨우 찾았고 반가운 마음에 문을 활짝 열었다. 나를 맞이한 건 계단이었다. 이 계단은 내 계산에 없었다. 폭이 좁은 계단에 끌고 가야 할 23킬로짜리 캐리어를 쓱 쳐다봤다. 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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