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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베리 Jul 29. 2022

무탈한, 무사히

쓰고 나면 에피소드 | 내 모든 이야기는 글감이 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밥을 먹는다.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기도 하고 아침 독서 모임에 참여해 독서한다. 시계를 한 번 확인하고 도시락과 책을 챙겨 들고 나간다. 버스가 바로 오면 가장 좋겠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5분도 되지 않아도 좋다. 버스에 타자마자 앉을 자리가 있으면 쾌적하겠지만 중간에 기회가 와도 괜찮다. 머릿속 대기 줄에 보고 읽을거리가 항상 채워져 있다. 오히려 새로 나온 음악을 찾아 듣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


환승할 정류장에 가자마자 버스가 오면 좋겠지만 요즘은 회사까지 걸어가고 있다. 덥긴 하지만 걸을 시간이 확연히 줄어들어 소화가 잘 안된다. 신경 쓸 거리가 하나 줄어든 셈이다. 도착한 후 사무실에 들어서면 에어컨 바람으로 땀을 잠시 식히고 친구가 추천한 호박 차 티백 넣은 물을 마신다. 루틴 업무를 처리하다 맞이한 점심시간. 이번 주는 줄곧 도시락을 챙겨 다녔다. 간단하게 샐러드나 빵 같이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털어 만든 것이다.


점심은 빠르게 먹고 유튜브를 보다가 즐겨찾기 해둔 기사를 잠시 읽는다. 인상 깊은 구절은 복사해서 ‘나에게’ 보내두고 조금 일찍 사무실로 향한다. 다시 땀을 식히고... (체감 36도는 되는 것 같다) 양치한 후 라운지에 가 투 샷 넣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텀블러에 담아 올라온다. 여섯 시! 정시퇴근 후 집에 가는 버스 안은 혼잡하지만, 종종 앉아서 가니까 가져온 책을 그제야 펴든다. 집에 도착하면 모든 짐을 정리하고 옷을 갈아입는다. 엄마 혹은 아빠가 차린 밥을 배불리 먹고 안마의자에 앉아 멍때린다. 한 20분 정도가 지나면 ‘아차차’ 하면서 일어나 책상 앞에 앉는다.


가끔 인스타그램 스토리 피드를 보다가 책상 앞에 앉아  쓰는 친구를 만나면 반갑다. 그렇게 말을 걸었다가 내가 제일 일찍 떨어져 나가고야 말지만. 아마 오늘은 기필코 영화  편을 보고 자야지, 라고 다짐하지만, 자정도   시간에 혹은  일찍 잠들  같다. 금요일은 항상 그런 식이다. 모든 것들이  곁에 무사히 머무르고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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