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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베리 Mar 04. 2020

재택근무란 무엇인가

재택근무 입문자의 어느 날

재택근무라니! 내게 재택근무는 그런 것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피로한 날, 어쩌다 정말로 불가피하게 연차를 썼다. 하지만 잠시 대기를 했다가 처리해야하는 일이 있거나 한 두시간 정도 어쩔 수 없이 노트북 앞에 앉아 일을 쳐내야 하는 상태. 말 그대로 쉬는 날 집에서 일을 쳐내야 하는 상태인 것이다.


하지만 바야흐로 코로나-19의 도래로 인해 집이 아닌 곳은 모두 위험하다는 생각이 만연해졌다. 필수 인원만 제외하고는 안전과 불안감 잠식을 위해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고 있는 요즘. 모두 어렵고 힘든 와중에 이로 인해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다.


재택근무 (在宅勤務)

[명사] 집에 회사와 통신 회선으로 연결된 정보 통신 기기를 설치하여 놓고 집에서 회사의 업무를 보는 일.


재택근무의 정의는 이런 것이다. 회사가 아닌 집에서 업무를 보는 일. 업무를 집에서 처리하면 그게 재택근무인가? 대체 재택근무를 어떻게 해야 잘했다고 소문이 날까? (소문이 나야 하는 걸까?)


뜻밖의 재택근무라는 신세계를 맞이한 내게 규칙이 필요하다.


01.  재택근무하는 상태가 쉬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

집에서 일하는 것이지 쉬는 것이 아니다. 이런 인식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회사에서 일할 때보다 일이 안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02.  근무시간, 쉬는 시간의 구분

회사에서는 함께 일하는 팀원이나 불규칙적으로 맞이하는 상황에 의해 종종 환기가 된다. 커피를 마시거나 잠시 창밖을 보기도 하고, 운이 좋으면 회사 밖의 공기를 쐐기도 한다. 재택근무의 경우, 내가 틈을 만들어야 한다. 업무를 1시간 정도 했을 때, 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는 등 온전히 나로 시작하는 환기점이 있어야 한다.


03.  분위기에 속아 과식 금물

어떤 모습으로 일하든 상관없는 집에서 느끼는 편안함과 여유로움. 바삐 업무를 처리하다가 숨을 돌리며 생각한다. ‘오늘 점심은 뭐 먹지? 오랜만에 맛있는 거 먹을까?’ 분명히 배달 내역에 얼마 전에 시킨 내역에 있는데 가볍게 무시한다. 신나게 먹고 나면 이후 업무는 어떻게 했는지 모를 정도로 배부름과 식곤증에 취해 있다.



위 세가지만 잘 지키면 재택근무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아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회사에서든 집에서든 잘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애초부터 일을 잘하던 사람은 아니었으니 노력이 필요하다. 원거리 소통에 필요한 도구(슬랙, 행아웃, 줌, 노션 등)를 잘 다루어야 한다. 소통의 언어도 잘 이해하고, 내가 당장 일을 하고 있는지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지 상태 공유를 숨 쉬듯 해야 한다. 일을 하고 있다는 건 갑자기 발생한 상황에 대해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상태임을 나도 상대도 알아야 하니까.


재택근무라는 새로운 개념을 공부해야 하는 때가 오고야 말았다. 아니, 이미 뛰어들었다.


재택근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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