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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P Sep 01. 2022

4. 패기 그득그득한 면접 멘트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 



자신이 있다면 그 어떤 것도 두려울 게 없다.


요즘 MBTI가 참 유행이다. 단순히 이 유형 하나만으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판단한다는 건 참 바보 같은 일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 개인적으로 내 MBTI는 INTJ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건 단연 J, 계획형 인간인 점이다. 면접을 볼 때도 그랬다. 어떤 질문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나는 그 모든 상황에 대비를 해야 했다.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하다고 할까? 그때도 그랬던 것 같다. 

모험적인 표 하나로 시작된 면접 


당시 나는 내 자소서가 모험에 가깝다고 생각을 했다. 시간이 너무 촉박했던지라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지만, 분명 이것은 '모 아니면 도'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행히 면접관들은 이 말도 안 되는 자소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실 그게 진짜 긍정의 의미가 맞는지는 모르겠다. 지금 돌이켜 보면 단순히 '궁금해서' 부른 게 더 맞다고 표현을 하겠다. 


스스로 자소서에 대해서 도전이자 모험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면접은 진짜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밤을 새워 면접 준비를 했다. 그냥 단순히 재미로, 한 번 경험을 삼는 것으로 보여지는 면접은 나에게 있어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렸지만 승부욕은 그 누구보다 불탔으니 말이다. 나에게 찾아온 기회를 그냥 '경험'이라는 단어로 끝내고 싶지만은 않았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다!


유명한 말 중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 있다. 면접도 마찬가지다. 그들에 대해서 모든 것을 다 알고 가면 어떤 질문을 마주해도 두렵지 않다. 그래서 나는 면접을 가기 전 내가 면접을 봐야 하는 프로그램 파악부터 시작해 동시간대의 프로그램도 모두 함께 분석을 했다. 동시간대의 프로그램과 비교를 했을 때 우리 프로그램의 장점과 단점, 단점이 있다면 어떤 방향으로 개선을 하면 좋을지에 대한 방안, 앞으로 섭외를 하고 싶은 인물, 왜 섭외를 하고 싶은지, 이들을 섭외해서 어떠한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등. 철저하게 계획을 해서 자료를 만들어 갔다. 지금 떠올려 보면 5~6장 정도는 되었던 것 같다.  


신은 언제나 나의 편.


그렇게 철저하게 준비해 간 자료는 실전에서도 통했다. 내가 섭외를 하고 싶어서 써 둔 연예인이 마침 이번 주에 촬영 예정이라는 사실과 함께 말이다. 알고 준비한 건 아니지만 준비한 자에게는 행운이 따른다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이 된 순간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이제 됐다'는 확신에 가득 찼다. 이제는 그 쐐기를 박을 마무리 멘트 하나면 끝! 마침 그때 면접관이었던 PD와 작가는 나에게 내가 준비한 자료를 두고 "이런 거 준비하는 걸 누구한테 배웠냐"라고 물었다. 그리고 이제 그 질문에 홈런을 날릴 타이밍. 나는 당당하게 그들의 질문에 대해 "다른 사람의 집에 갈 때 빈 손으로 가는 거 아니라고 배웠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게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그 한 마디로 면접은 내가 방송국에 도착을 한 지 10분이 채 되지 않아 마무리가 되었다. 1시간 30분을 달려와 도착한 곳에서 의자에 앉자마자 다시 일어난 셈이다. 길게 있어봐야 무슨 소용일까? 짧아도 확신을 줄 수 있는 임팩트만 있었다면 그걸로 된 거다. 물론 여기에 전제는 '긍정적인 확신'이다.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예상한 것보다는 생각보다 빠르게, 그리고 쉽게 나는 꿈을 현실로 맞이했다. 면접을 끝내고 집에 도착을 하는 순간 나에게는 최종 합격 연락이 왔고, 그렇게 나는 진짜 '방송국놈들'이 됐다. 


하지만 누가 그랬을까.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부푼 기대를 안고 시작을 하게 된 나의 첫 사회생활은 내가 꿈꿨던 것만큼 달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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