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참여하는 오픈 카톡방에 올라온 글입니다.
저는 SNS에 올라오는 글들은 거의 저 혼자 보고 공유하지 않는 편입니다. 사실처럼 포장된 거짓이 너무 많은데 그것을 구분할 능력이 제게는 부족하거든요. 좋은 의도로 한 일이 혹 누군가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기에..
하지만 이 글은 코로나 사태에 지쳐 일탈(?)을 꿈꾸는 우리가 꼭 읽어봤으면 해서 공유합니다.
글쓴분의 아이는 어린이집 교사로부터 감염되었다고 합니다. 아이를 간호하며 엄마가 의료진들을 보고 느낀 점입니다. 검사 거부하고 병원에서 도망치는 분들, 파업하시는 분들, 남의 생명을 담보로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려줄 재산이 없는 엄마는 아이에게 그래도 살만한 세상을 남겨주고 싶습니다.
다행히도 신랑과 저, 둘째는 음성결과가 나왔지만
첫째도 음성-> 양성으로 뒤바뀐 만큼
안심할 수는 없네요.
저도 병원에서 마스크는 잠잘 때와
밥 먹을 때만 벗고 있고요.
원래는 방호복을 계속 입어야 하는데...
솔직히 힘이 드네요. 땀이 많이 나고요.
바람은 전혀 안 통하고 땀이 흡수가 안되니
정말 목욕한 다음 물기 안 닦고
그냥 비닐을 뒤집어쓴 것처럼 땀이 나요.
잠깐만 입어도 그렇습니다..
입었다 벗었다 하며 케어합니다.
집에서 둘째를 보는 신랑도
둘째와 접촉할 때 계속 손을 닦고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삼시세끼 병원에서 챙겨주고
돌볼 아이가 둘에서 하나이고..
다행스럽게도 아이가 무증상이고...
격리 탓에 1인실이라 잠들기 나쁘지 않고...
지루해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단 나쁘지 않게.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작은 것에 감사함을 찾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시간들입니다.
다시 글을 쓰는 이유는
의료진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서
알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제가 엠뷸런스를 타고 병원에 도착하니
이 더운 여름에 방호복과 고글 방진마스크를
착용하고 마중을 나오셨어요.
아기가 자고 있어 저는 아이를 안고
간호 선생님이 짐을 들어주셨습니다.
격리병동은 출입 유리문이 세 개 있었고
각문을 출입할 때마다 소독을 해야 합니다.
걷는 것도 정해져 있는 방향으로,
벽 쪽으로 붙어 다녀야 합니다.
째는 다행스럽게도 무증상이라 치료는 없지만
코로나 자체가 전염성이 강하다 보니
의료진도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하루 세 번 셀프로 체온 맥박 산소포화도를 재고
카톡과 전화로 진료를 보고 소통합니다.
저녁에 담당의가 회진 오시곤 하네요.
무증상이 지속될 시 11일 기본 입원이고
중간에 증상이 나타나면 최소 13일
입원이라고 합니다. 더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가지고 온 짐은 다시 가지고 나갈 수 없으며
모두 폐기됩니다.
핸드폰이나 태블릿 이런 건
소독해서 돌려주신다고 해요.
집에 갈 때 입을 옷도 택배로 보내면
보관하셨다가 퇴원 시 주시고요.
무튼 웬만한 건 가지고 나갈 수 없습니다.
식사도 일회용 용기에 담아 가져다주십니다.
남은 음식. 그릇째 모두 폐기하다 보니
나오는 쓰레기도 어마어마하네요..
다 간호사님이 처리해주십니다..
병원에 계시는 의료진분들은
방호복, 고글, 방진마스크는 필수로
착용을 하고 들어오십니다.
방호복의 재질은 사진 속 공업용 방수비닐과
비슷한 재질이에요.
통풍이 안되고 뻣뻣하고..
옷처럼 딱 맞는 사이즈가 아니기에
착용감이 불편합니다.
방진마스크는 한 시간 정도 쓰고
있었는데 구역질이 나고 속이 메스꺼웠어요.
kf94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거기에 고글까지 착용하시고
종일 근무를 하시는 거죠.
필요한 물품이 있어(급하게 입원을 하게 되니
아무래도 못 챙겨 오는 게 생깁니다)
쿠팡이나 택배를 시키면 1층에서 받아다가
모두 뜯어 정리하셔서 가져다주십니다.
식사도, 청소도, 진료도, 필요한 물건들도
요청할 때마다 3 중문들을 지나
답답한 방호복을 입고 와서 친절히 봐주시고
회진을 도실 때는 매번 방호복 앞에
좀 얇은 비닐 방호복을 또 착용하시고,
방을 벗어나시면서 벗고,
또 다른 방을 들어가면서 또 새것을 입고
이걸 반복하시는 듯합니다.
그냥 너무 죄송해서 죄송하다는 말이
자꾸 나오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친절하세요..
저는 방호복 잠깐만 입었는데도 너무 힘들어요...
어떻게 이걸 매일 입고 견디시는지 솔직히 모르겠어요...
이분들은 얼마나 큰 사명감을 갖고 계신 걸까요?
여러분..
정말 집에 계시기 답답하신가요..?
이런 시간이 길어져서 너무 힘들고..
답답해서.. 나가고 싶어서..
아이들 데리고 나가시나요..
여기 와보시면 정말 사치스러운 고민을
하셨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정말 도망가고 싶고 밖으로 나가고 싶으신 분들은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이분 들일 겁니다.
저희 아이보다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이
더 걱정될 정도예요.
저 같으면 한 달에 천만 원을 줘도
사 표 내고 도망갈 것 같네요.
우린 정말 큰 빚을 지고 있어요.. 정말로요..
이 고생을 당장 끝내지는 못하겠지만
줄여나가게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타인을 위해서 너무나 고생 중이신 이분들도
누군가의 부모이고 자식이잖아요..
제발 불필요한 외출을 하지 말아 주세요..
꼭 나가야겠다 하더라도
실내에서 마스크 벗어야 하는 일은
하지 말아 주세요...
저희처럼 환자가 되지 말아 주세요..
나도 모르게 어딘가에서 옮아와
걸리면 치명적일 누군가에게 퍼트릴 수도 있음을
늘 기억해주세요..
지인들이 코로나에 있어 안전하다고 믿지 마세요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게 실례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하지 마세요..
마스크 답답하신가요?
방진마스크 하나 사서 쓰고 집까지 한번
계단으로 올라가 보세요...
그럼 그다음부터 kf마스크는 안 쓴 것처럼
느껴지실 거예요.
다들 주변분들을 지켜주세요.
또 글을 쓸 때는 문제없이
퇴원했다는 내용으로 쓰고 싶네요..
또 구시렁구시렁 길어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번 격 한글에 기분 나쁘셨던 분이 계신다면
사과드립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 부족한 글이지만
필요하시다면 어디든 퍼가셔도
괜찮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마음을 다잡으셨으면 합니다.
[출처] 어린이집 교사로부터 감염된 확진자 아이 엄마의 글 ([강동맘] 강동구 엄마들 모임) | 작성자 러브안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