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딸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으니 참 평화로운(?) 아침을 보내는 요즘이다. 딸아이가 학교에 간다면 야행성인 나는 뜻밖의 미라클 모닝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 겪어본 분들은 다들 아는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등교 시간. 특히나 딸은 근거리 배정에 위배될 듯 말듯한 거리의 학교로 배정이 되는 바람에(전문용어로 튕김) 아침 등교 시간이 꽤 빠른 편이다. 남편의 특별 배송 서비스가 없다면 늦어도 6시 50분에는 집을 나서야 7시 반 등교 시간에 늦지 않을 수 있다. 한겨울 춥고 어두컴컴한 길을 보면 집 옆 도보로 15분 거리의 학교가 두 군데나 있는데 왜?라는 억울한 생각이 이직도 든다는 딸. 심지어 딸의 학교는 자차로는 15분 ,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40분이 걸린다.(교육감님 저 좀 봅시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 이런 시간차는 모두 6호선의 버뮤다 삼각지대 때문이다. 왜 지하철이 빙글 도냐고!!!
개학이 연기된 덕분에 당분간 나의 기상 시간은 7시 반이다. 지난주부터 다시 회사에 출근하기 시작한 남편은 택시로 출퇴근하기 때문에 나는 아침 7시 반에 일어나면 된다. 아침 한 시간의 꿀잠. 누구는 자기 계발을 위해 이 한 시간을 투자하는데 나는 잔다. 성공하긴 글렀네. ^^
그런데 요즘 알람보다 나를 먼저 깨우는 것이 있다. 머리맡에 올려놓고 자는 핸드폰 진동이 그것이다. 징징징징~~ 참 징허 개도 울린다. 잠결에 손을 뻗어 핸드폰을 켜니 재난 문자다. 진동을 멈추고 싶은데 알람보다 재난 문자 진동이 더 끄기 어렵다. 끄려고 버둥거리는 사이 조용해지는 진동. 알람이 울리기까지 시간이 쪼~~ 끔 남았다. 다시 머리맡에 핸드폰을 올리고 눈을 감는다. 조금 뒤 다시 징징징징~~~ 또 재난 문자다. 도대체 아침부터 누가 확진이 되었나 싶어 눈을 비비며 재난 문자를 읽어 내려갔다. 1분 간격으로 온 재난 문자 2개의 내용은 이러했다.
뭐 이런 과한 친절을.. ^^
코로나 이후 하루에 몇 번씩 재난 문자가 울린다. 재난 문자 알람을 꺼 두기엔 왠지 불안하고 켜 두자니.. 재난 문자가 아니라 문자가 재난인 수준.
코로나 사태 초반 재난 문자를 받았을 때는 문자가 울릴 때마다 긴장을 했었다. 집 근처에 몇 번째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문자를 볼 때면 내가 그곳에 간 적이 있나 기억을 더듬으며 불안해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하루에 몇 번씩 울리는 재난 문자에 많이 무뎌졌다. 재난에는 무뎌지면 안 되는데 하루에서 몇 번씩 울려대는 재난 문자와 하루 종일 코로나 이야기만 나오는 뉴스 특보에 피로도가 쌓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재난 문자를 통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투명한 정보 공개도 좋지만 가끔 지나친 재난 문자가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에 둔해져 버린 마을 사람들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쯤 코로나가 사라지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